[epl.told] 산체스와 외질을 통해 본 이적시장의 문제

기사작성 : 2019-03-08 17:41

- 프리미어리그 최고 주급 산체스와 외질
- 하지만 벤치만 달구고 있다

본문


[포포투=Richard Jolly]

알렉시스 산체스와 메수트 외질. 프리미어리그 최고 주급 1, 2위의 주인공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매주 산체스에게 50만 파운드(한화 약 7억 5천만원)를 지급하고, 외질은 아스널로부터 한 주에 35만 파운드(한화 약 5억 2천만원)를 받는다.

두 선수의 활약상은 어떨까. 급여에 걸맞는 활약은커녕 주전 경쟁조차 밀린 모양새다. 산체스는 이번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단 2골밖에 넣지 못했고, 외질은 지난달 27일 본머스와 홈 경기에서 2019년 들어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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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 없는 계약의 폐해
시계를 2~3년 전으로 돌려보면, 두 선수의 입지는 지금과 확연히 달랐다. 아르센 벵거 전 아스널 감독의 지도하에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 잡았다. 2015-16시즌 외질은 도움 19개로 유럽 3대 리그(프리미어리그, 라리가, 분데스리가) 도움왕에 오르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산체스는 2016-17시즌 24골을 넣어 해리 케인(29), 로멜루 루카쿠(25)와 득점왕을 다퉜다.

아스널의 상징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18년 1월,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계약이 6개월 남은 시점, 산체스와 외질은 선뜻 재계약에 서명하지 않았다. 비전이 없다는 게 결정적인 이유였다. 아스널은 급해졌다. 보스만 룰에 의해 이적료 한 푼 받지 못하고 스타 플레이어들을 보낼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후 두 선수의 행보가 갈렸다. 외질은 아스널 역사상 최고 주급으로 3년 계약을 마쳤고, 산체스는 프리미어리그 최고 주급을 받는 선수가 되어 올드 트래포드에 입성했다.

결과적으로 최악의 선택이었다. 아스널과 맨유는 명확한 계획조차 없는 듯했다. 산체스 대체자로 영입한 피에르 오바메양과 알렉상드르 라카제트는 적응 시간이 필요했고, 믿었던 외질마저 나태해졌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자연스럽게 아스널의 순위는 내리막을 걸었다. 맨유에서 산체스는 전술적으로 조제 모리뉴 전 감독과 어울리지 않았다.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다. 우나이 에메리 감독은 외질을 기용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산체스도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대행의 베스트XI 구상에 들지 못한 듯하다. 설 자리도 없는 선수들에게 가장 많은 급여를 주고 있으니 이보다 더한 낭비가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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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려갈 팀도 없는 현실
감독의 구상에 없으니 팀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엄청난 주급 탓에 이들에게 손을 뻗는 클럽이 없다. 그야말로 악순환이다. 생각해보자. 산체스와 외질의 주급을 감당할 수 있는 클럽이 몇이나 될까.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파리 생제르맹이 전부다. 유벤투스도 있지만, 현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주급 53만 파운드(한화 약 7억 9천만원)로 현재 산체스와 외질보다 많은 주급을 받는 유일한 선수다. 호날두와 비교해 실력, 영향력 등이 적은 둘에게 유벤투스가 큰돈을 쓸 가능성은 극히 낮다.

심지어 산체스의 연봉은 리버풀과 토트넘 최고로 꼽히는 선수의 연봉을 합친 것보다 많다. 예를 들어, 버질 반 다이크와 해리 케인을 합쳐도 산체스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2018-19시즌 리그 득점은 두 골씩 기록한 브라이턴 센터백 루이스 덩크, 울버햄튼의 수비수 로만 사이스보다 적다. 그렇다. 한 골만 넣었다는 뜻이다. 솔샤르 감독대행도 산체스의 부진을 확실히 체감한 것 같다. 낙관적인 성격으로 유명한 그가 “산체스에 관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할 정도다.

중국이나 중동 진출이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이다. 맨유와 아스널이 허락하면, 이적료 없이 팀을 옮길 수도 있다. 문제는 임금이다. 이적료는 몰라도 선수의 동의 없이 임금을 줄이거나 없애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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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시장에 주는 시사점
현재 이적시장의 인플레이션은 극에 달했다. 이대로 가면, 많은 클럽이 재정 위기를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시선을 경기장 밖으로 돌려보자. 남아메리카의 산유국 베네수엘라는 하이퍼 인플레이션(1년에 수백 퍼센트 이상 물가 상승)으로 국가 전체가 최악의 상황에 부닥쳐있다. 세계 최고의 야구선수가 모인 메이저리그는 어떨까. 알렉스 로드리게스, 알버트 푸홀스 등의 기량에 이견은 없지만 소속팀은 무작정 이들을 잡기 위해 천문학적 금액의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선수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 아닌 에이전트의 승리로 불린다. 건강한 지출이 아닌, 이적에 따른 수수료만 커지는 셈이다.

2014년 맨유는 웨인 루니와 4년 재계약하며 주급 30만 파운드(한화 약 4억 5천만원)를 약속했다. 기량 저하가 눈에 띄었음에도 프리미어리그 최고 임금을 받았으나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그러나 맨유는 산체스에게 실수를 반복했다. 선수에게 높은 급여를 주는 게 개인의 가치를 인정할지언정 활약까지 보장하지 않는다.

오래전부터 부각된 이적료 문제도 여전하다. 1979년 영국 최고 이적료(143만 파운드)로 맨체스터 시티 유니폼을 입은 미드필더 스티브 데일리는 불과 1년 뒤 30만 파운드에 시애틀 사운더스로 떠났고, 이후 맨시티는 침체에 빠졌다. 지난 여름 프레드 영입에 5400만 파운드를 쏟아부은 맨유는 이적료의 가치를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알리송의 골키퍼 최고 이적료를 경신한 케파 아리사발라가도 부진은 물론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의 교체 지시를 거부해 오히려 첼시에 악영향을 끼쳤다. 이적료는 점점 높아지는데, 그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인플레이션의 가장 큰 문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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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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