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인천] 김진혁에게서 대구를 읽다

기사작성 : 2019-04-04 03:46

- 인천유나이티드 0:3 대구FC
- 주인공은 콩푸엉이 아니었다
- 알아두면 대구 이해에 도움 되는 김진혁 이야기

본문


[포포투=조형애(인천)]

하나원큐 K리그 2019 등록 선수는 832명. 그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는 얼마나 될까? 확실한 건 모든 선수가 똑같은 관심을 받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양 팀이 교체 카드를 다 쓴다는 가정 아래 한 경기에 28명이 뛰는데 최우수 선수는 딱 한 명이요,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도 취재원은 몇몇으로 좁혀진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3일 <포포투>는 대구FC보다 인천유나이티드를 주목했고, 그 중심엔 첫 선발 출전 기회를 잡은 콩푸엉이 있었다.

스포트라이트 방향을 틀기로 한 건 전반 45분. 김진혁의 멀티 골로 대구가 2-0으로 앞선 채 하프타임을 맞은 시점이다. 대중의 관심도도 고려해야 하기에 내적 갈등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지만, 솔직한 게 병이라 어쩔 수 없었다. 콩푸엉도 콩푸엉인데… 김진혁이 훨씬 돋보였고, 또 그에게서 대구가 잘 되는 이유도 슬쩍 엿봤으니까 말이다. 이만하면 괜찮은 명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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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색조 김진혁의 존재감

경기전 김진혁은 크게 주목을 받는 선수가 아니었다. 라인업과 포메이션을 받아들고 감독과 만나는 사전 인터뷰 시간에 김진혁에 대한 언급은 단 한마디도 없었다. 그만큼 관심도가 기본적으로 높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욘 안데르센 인천 감독이 대구의 스쿼드를 높게 평가하며 콕 짚어 언급한 게 “조현우, 세징야, 김대원, 에드가, 홍정운” 5명. 어디에도 김진혁 이름은 없었다.

취재 수첩에도 적힌 정보가 많지 않았다. 등록은 수비수. 그동안 센터백 겸 풀백을 봐왔는데 원래 포지션은 공격수라는 정도뿐이었다. 그리고 곧 돌아온다는 에드가 공백을 메우기 위해 출전했고, 지난 경기엔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 최근 추가 기재된 상태였다.

이따금 기록은 별 쓸모 없어질 때가 있다. 이날이 딱 그랬다. 슈팅 타이밍 한 번 기가 막혔고, 코스도 좋았다. 오프사이드로 취소된 득점도 김진혁이 “아쉽다”고 말한 게 너무나 이해될 정도였다. 바이시클 킥으로 넣은 두 번째 득점은 더 말할 것도 없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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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에 어시스트까지 하나 더한 뒤 만난 김진혁은 그라운드 위와 또 달랐다. “부노자가 옐로카드가 있어 강하게 신경전을 했다. 같이 옐로카드를 받아도 상대가 페널티 있으니까”라고 거칠었던 순간을 이야기하는데 그 태도라는 것이 ’순둥’ 그 자체였다.

“팀을 위해선 에드가가 빨리 돌아와야 한다”는 코칭스태프 빙의한 시선. 수비수로 전환한 사정에 대해서도 “경쟁해야 할 선수들이 외국인 선수들이라 (프로 와서) 수비도 해보라고 하셨다. 저도 어느 정도 인정을 하는 부분이었다”고 남 이야기하듯 냉정하게 말했다. 목표는 인천전 활약만 비춰 보면 소박하다. 그저 “많이 뛰고 싶다”고 했다. 도대체 정체가 뭐냐고? 김진혁에게 물었다. 그는 “팔색조 같은 선수”를 자처했다. “공격이든 수비든 잘 해야 한다. 잘 하는 선수로 불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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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에게서 대구를 읽다

이날 의외의 수확은 김진혁 인터뷰로 대구 상승세 정체가 감이 좀 잡혔다는 거다. 선수단 구성에 있어서는 크게 달라진 게 없는 상황. 그런 팀이 안데르센 감독에게 “현재 리그에서 가장 강한 팀”이라는 말을 듣고, 실제로 상당히 거물들로 보일 정도가 됐다. 그 이유를 고민해봤다. 그런데 잡힌다는 것이 (직전 경기 끊기긴 했지만) 긴 무패행진을 이어오며 생긴 자신감, 명물이 된 새 구장의 소위 ‘개업 빨’ 같은 짐작 뿐이었다.

이때 김진혁이 구체적인 힌트를 줬다. 대구의 상생 분위기다. 안드레 감독도 “인생 경기”라 칭한 경기. 뭔가 특별한 비결에 있었을까 하여 물은 질문에 그는 “선수들이 다 제가 잘 뛰기를 한마음으로 바라 주었다. 준비하면서부터 많이 도와줬다. 그래서 좋은 결과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으레 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김진혁은 한껏 쑥스러운 표정으로 마음고생을 동료들 힘으로 이겨낸 사연을 전했다. “제가 지난 경기 끝나고 좀 힘들어했었거든요. 아무래도 힘들어하니까 ‘같이 이겨내자’고 다독여 주고 ‘패스도 더 많이 주겠다’고 하더라고요.”

대구를 보는 시선은 현재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3개 대회를 병행하면서 무더운 여름을 나기가 쉽지 않으리라는 게 중론이다. <포포투>도 이견이 없다. 하지만 단언하진 않으려 한다. 대구의 상당한 내공을 인천에서 느껴버렸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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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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