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wiki] 수면 과학: 축구와 숙면의 상관성

기사작성 : 2019-04-10 13:12

- 잠을 잘 자면 미인이 되고, 공부도 잘하고.... 축구도 잘한다!
- 2018월드컵에서 멕시코가 한국을 이긴 이유도 잠을 잘 잤기 때문이라는 사실?!
- 숙면이 축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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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Alec Fenn]

오늘날 축구를 지원하는 과학의 비밀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수면도 그 중 하나. 완벽한 숙면이 축구 스타의 컨디션을 완성한다. 매트리스와 수면 의자를 비롯해 숙면을 돕는 각종 기술이 등장하는 것도 더 이상 놀랍지 않다. 예전 선수들은 꿈도 꾸지 못한 일들이다. 월드 No.1 풋볼매거진 <포포투>가 수면의 과학을 소개한다.

# 퍼거슨: 축구계 최초 ‘수면 코치’ 도입

한때 축구선수에게 수면은 그리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다. 펍에서 술에 흠뻑 젖었다가 다음 날 아침 훈련장으로 향하기 전 취하는 휴식 정도였다. 조지 베스트는 “나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 내가 자는 동안에만”라고 말하기도 했다.

1990년 중반 이런 분위기에 변화가 찾아왔다. 침구 회사 ‘슬럼버랜드(Slumberland)’ 세일즈맨과 알렉스 퍼거슨이 만난 후부터다. 닉 리틀헤일즈는 퍼거슨에게 숙면이 선수들의 경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퍼거슨은 리틀헤일즈를 더 클리프(전 맨유 훈련장)로 초빙해 선수단 강의를 주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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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리 팔리스터가 흥미를 보였다. 원정 경기를 갈 때 의자에 앉는 대신 매트리스에 누워야 할 정도로 척추 상태가 나빴다. 리틀헤일즈는 팔리스터의 자택을 방문해 통증의 원인을 찾았다. 침실에 놓인 매트리스가 돌처럼 딱딱했다. 193cm 장신의 팔리스터에 딱 맞는 부드러운 매트리스로 교체했고, 수면 자세를 고정시켜주는 베개도 선물했다.

리틀헤일즈는 새로운 고객들을 맞이했다. 몇 주 사이에 퍼거슨과 라이언 긱스의 집에 잠깐 눈을 붙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줬다. 축구계에서 소문이 퍼졌다. 리틀헤일즈는 편안한 이불과 베개를 실은 승합차를 프랑스에 있는 한 호텔로 보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 출전한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캠프가 목적지였다. 언론이 리틀헤일즈의 이야기를 다루기 시작했다. 그는 축구계 최초의 수면 코치가 되었다. 리틀헤일즈의 매트리스는 지금도 올덤에 팔리고 있다.

가구 사업을 꿈꿨던 리틀헤일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스포츠 구단을 돌며 수면이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력을 교육하는 사람으로 변신했다. 아스널에서 티에리 앙리와 물리치료사 개리 르윈이 큰 감명을 받기도 했다.

오래전, 리틀헤일즈는 유로2004에서 리스본에 차려진 잉글랜드 훈련장 숙박시설을 담당했다. 선수별 생활 습관과 식습관, 수면 주기 등을 분석해 프로필을 작성했고, 맞춤형 가이드도 잊지 않았다. 리틀헤일즈의 명성은 날로 높아졌고, 잉글랜드 사이클 대표팀도 고객이 되었다.

오늘날 수면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토트넘 모두 리틀헤일즈의 조언을 받았다. 수면 과학 전문가가 급증했다. 사우샘프턴, 본머스, 브렌트퍼드는 최신식 수면 장치를 사용 중이다. 선수들 휴식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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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면량이 경기력을 좌우한다, 진짜!
다양한 시차를 감수하며 장거리 원정을 다니는 미국 스포츠에서 수면은 특히 중요하다. 2016년 < ESPN>은 NBA, NFL, MLB 스타들의 경기력과 수면을 책임지는 체리 마를 섭외했다. 스케줄 알림 프로젝트를 위해서였다. 그녀는 NBA 팀들이 장거리 원정 패전을 바탕으로 수면 공식을 세웠다. 그녀는 피로로 인해 패할 것 같은 42경기를 예측했다. 결과는 29경기였다. 다음 시즌 그녀는 적중률은 54경기 중 42경기로 뛰었다.

5년 전 체리는 스탠퍼드대학교 농구 선수단 전원을 대상으로 획기적인 연구를 실시했다. 하루 수면 시간을 평균 110분씩 늘려 선수들은 매일 8~10시간 자도록 했다. 그러자 슈팅 정확도가 9% 향상되었다. 스프린트 속도도 0.7초 빨라졌다. 약물이 아니라 충분히 잠을 자는 것만으로 경기력을 향상시킨 것이다.

소문은 대서양을 건넜다. 사우샘프턴의 명성 높은 ‘블랙박스’가 분주해졌다. 스태프들이 구단 경영부터 선수 영입까지 클럽의 전반적 데이터를 쌓아놓고 분석하는 곳이다. 스포츠의학 최고 담당자인 알렉 그로스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지시에 따라 그로스 박사는 더 많은 연구를 진행했다. 한 번만 잠을 설쳐도 선수들의 면역 기능이 약해져 부상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불면이 64시간을 넘기면 근력과 힘이 약해지고 신체균형도 무너져 인대를 다칠 확률도 높아진다. 수면이 부족하면 급성 스트레스 호르몬이 상승해 근육 손상으로 이어진다. 인대가 파열되거나 찢어질 위험이 커진다.

이런 놀라운 연구 결과 덕분에 선수들은 경기력 향상 기회를 찾았다. 매일 아침 사우샘프턴 선수들은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본인의 수면량을 점검했다. 수면량이 평균 이하로 떨어진 선수에게는 코칭 스태프가 수면 보조 장치를 전달한다. 선수들은 저녁에 먹으면 안 되는 식음료 목록(카페인, 당분 함유가 높은)도 갖고 있다. 지방 성분이 많은 음식도 섭취 금지다. 소화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체온을 높여 쉽게 잠에 들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모든 선수는 회복과 졸림 방지용 우유 성분의 프로틴 음료수를 마신다. 그로스 박사는 “선수 몇 명은 개별적으로 수면용 잠옷을 갖고 있다. 두꺼운 이불과 베개도 마찬가지다. 암막 커튼도 필요하면 챙긴다”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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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시코: 2018월드컵 성공 비결은 숙면?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했던 멕시코 대표팀의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은 피로도를 크게 걱정했다. 선수들은 멕시코부터 러시아 베이스캠프까지 9,978km를 날아갔다. 본선 조별리그에서 비행한 거리만 총 4,110km였다. 오소리오 감독은 퍼거슨 전 감독에게 조언을 구했다. 퍼거슨 전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스포츠의학 로빈 트롭 박사를 소개해줬다. 그리고 함께 수면 요법을 연구했다.

선수들에게 맞춤형 매트리스가 지급되었다. 침실 온도는 수면 최적 온도인 18도로 맞췄다. 선수단의 훈련 스케줄은 이상적 수면 시간으로 이어졌다. 선수들은 잠들기 한 시간 전에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말라는 조언을 받았다. 핸드폰에서 발생하는 푸른 빛이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맬라토닌은 깊은 잠에 들고 회복하도록 돕는 호르몬이다. 경기 후엔 체리가 함유된 음료를 마셨다. 역시 수면을 위해서였다.

선수들 스스로 노력도 있었다. 조별리그 대한민국전 전날이었다. 멕시코 선수단이 머무는 호텔 앞에서 팬 100명이 노래를 부르고 박수를 치며 응원을 펼쳤다. 마리아치 밴드가 멕시코 전통곡을 연주하기도 했다. 밤 10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었다. 38세 주장 라파엘 마르케스는 팬들에게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했다. 덕분에 선수들은 잠에 들 수 있었다. 조기 수면은 다음 날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한국을 2-1로 격파했고, 결과적으로 F조에서 독일보다 앞선 채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스위스와 아스널의 미드필더 그라니트 샤카는 그의 스폰서 언더아머의 수면 보조기기 실험 대상을 자처했다. 자택에 숙면 유도 전등과 최신 매트리스가 설치되었다. 숙면 안경도 있다. 기기에서 나오는 푸른 빛이 눈을 직접 자극하지 못하도록 돕는다.

잠자는 시간이 되면 샤카는 편안한 복장을 갖췄다. 20만 원 상당의 잠옷을 입었다. 세라믹 소재가 함유된 잠옷은 체온을 적절히 유지시켜준다. 도중에 깨지 않기 위해서 소음 차단 장치도 사용했다. 수면 모니터가 그의 수면의 질을 기록했다. 러시아월드컵 기간 중에 스위스 대표팀 룸메이트 히카르두 로드리게스도 샤카의 기기를 체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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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구에로: 몰아서 자기 어렵다면 나눠서라도 자라

특대형 사주식 침대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는 것도 축구선수에겐 충분한 수면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세르히오 아구에로의 다부진 체격과 두꺼운 허벅지는 늘 그를 깨어 있게 했다. 2014년 맨체스터 시티가 리틀헤일즈를 섭외했고 팔리스터 치료법을 요청했다.

리틀헤일즈는 “아구에로는 한쪽으로 잘 때 늘 허벅지 때문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매일 잘못된 자세로 잠을 자는 탓에 숙면을 방해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구에로는 멋진 가죽 침대를 갖고 있었다. 그런데 매트리스가 형편없었다”라고 두 번째 문제를 지적했다. 리틀헤일즈는 선수의 키와 몸무게를 고려해 얇은 침대를 권유했다. 목부터 척추까지 무리가 가지 않도록 베개 높이도 낮췄다.

리틀헤일즈는 아구에로가 밤중에 자주 깨는 원인을 발견했다. 남미에서 자란 사람이 맨체스터에서 생활을 하기 때문이었다. “늘 16도에서 18도 사이를 오가는 온도에서 생활했다. 잠들기에 최적화된 온도다. 그러나 밤 11시가 될 때까지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와 스페인에선 흔한 생활 습관이지만, 오전 훈련을 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부적절하다.”

유전학적인 부분도 영향을 미쳤다. “인간은 아침형과 저녁형으로 나뉜다. 아구에로는 이른 아침을 증오했다. 선택할 수만 있다면 그는 오후에 훈련하고 싶어 했다.” 오후 중 90분 낮잠으로 아구에로는 부족한 수면을 채웠다. 한번에 몰아서 자야 한다는 부담감을 그렇게 덜었다. 리틀헤일즈와 일주일을 보낸 뒤 아구에로는 토트넘을 상대로 네 골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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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규칙한 수면습관, 기상 루틴을 회복하는 법
또다른 맨체스터 시티 고객은 제임스 밀너(현 리버풀)였다. UEFA챔피언스리그가 끝난 후 일상 패턴 복귀에 어려움을 겪었다. “제임스는 저녁 7시 45분에 경기를 치르고 새벽 1시가 될 때까지 집에 들어오지 못했다. 이런 패턴에서 좀처럼 돌아오지 못했다. 결국 새벽까지 게임을 했다. 게임에 질릴 때쯤 그대로 소파에서 잠이 들어 침대로 향했다. 다음날 훈련이 없으면 해가 중천에 뜨고 나서야 잠에서 깼다. 완전히 엉망이 된 것이다.”

새벽 2시에 자서 아침 6시 30분에 기상하는 것이 해결책이었다. “인간의 수면 사이클은 90분이다. 제임스는 일어나기 전에 최소 210분 동안 숙면해야 한다. 내가 여전히 피곤하다면 낮잠을 청할 수 있다. 오후 1시와 3시 사이, 혹은 5시와 7시 사이에 말이다. 신체 에너지가 떨어지는 순간들이다. 이렇게 지낸다면 제임스는 피로감을 줄이고 기상 루틴도 되찾을 수 있다.”

소형 구단도 역시 리틀헤일즈의 도움을 받았다. 지난 시즌 본머스 에디 하우 감독은 롭 대니얼 박사의 도움을 받았다. 하우 감독은 “수면은 저평가된 회복 방법이다. 우리는 모두 수면용 잠옷을 갖고 있다. 그걸 입으면 잠을 더 잘 잔다”라고 말한다.

챔피언십(2부)의 브렌트퍼드는 미국 회사 <후프>와 계약을 맺었다. <후프>는 선수들에게 수면 패턴을 측정하는 손목 시계를 제공했다. 브렌트퍼드의 크리스 하슬램 경기력 코치는 “우리가 갖고 있는 선에서 최대의 효과를 낸다. 그게 우리의 철학이다. 수면도 그중 하나다”라고 말한다. “선수들은 훈련, 체력 단련, 분석에 더 집중했다. 그들은 기민해지고 더 밝아졌다. 일정 기간 지속하면 휴식과 회복이 충분치 않았던 선수들이 나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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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련만큼 회복이 중요하다
체육계에선 수면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바뀌었다. 언더아머의 폴 윈스퍼 부회장은 샤카와 함께 일하며 타당한 이유를 발견했다. “우리는 선수들을 환자처럼 대한다. 규칙적 수면 시간의 중요성을 교육한다. 선수들은 회복이 훈련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리틀헤일즈는 라힘 스털링이 3년 전 국가대표 타이틀을 잠시 내려놓은 게 그의 수면 패턴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스털링은 로이 호지슨 감독에게 자기는 너무 지쳤고, 사람들은 그런 자신을 비난한다고 말했다. 이제 사람들도 수면이 경기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기 시작했다. 하루에 겨우 여섯 시간 자는 습관은 물론 대단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수면 부족의 위험성을 발견했다. 선수들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 얼마든지 피곤해질 수 있다. 문제는 그걸 고치느냐다.”

개리 몽크 체제에서 스완지 시티는 오전과 오후 훈련 사이에 낮잠을 잘 수 있게 특수한 침대를 마련했다. 공기로 가득 찬 고무 침대였다. 맨체스터 시티의 최신식 훈련 시설도 낮잠을 위해 연두색 벽지의 침실 32개가 설치되어있다. 눈의 피로함을 줄이고 선수들이 쉽게 잠이 들 수 있게 돕는다. 매트리스 회사 <심바>는 기내 좌석과 침대를 최신식으로 만들었다. 연평균 35회 이상 비행기를 타는 가레스 베일이 푹 쉴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다양한 기술로 선수가 척추의 긴장감을 풀고 편안한 자세를 취할 수 있게끔 했다. 모니터 소리, 기내 온도, 빛, 습도 등 모든 요소를 고려했다.

효과가 나타났다. 샤카는 “나는 더 깊이 잠들 수 있었다. 요샌 편안한 상태에서 일어난다. 아침에 집을 나서기 전까진 핸드폰을 보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월드컵 기간에 샤카는 세르비아를 상대로 어마어마한 골로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스위스는 16강에 진출했다. 멕시코도 브라질을 만나기 전까지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다. 본머스는 4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잔류에 성공했고 2017-18시즌에는 1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브렌트퍼드도 재정난에도 불구하고 9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베일은 UEFA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두 골을 넣으며 레알의 대회 3연패에 기여했다.

다시 팔리스터를 얘기해보자. 그의 새로운 <슬럼버랜드> 매트리스는 부실한 척추를 낫게 해주진 않았다. 대신 그가 곤히 잘 수 있도록 도왔다.

사진=포포투DB,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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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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