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성남] 두 개의 한, 하나 된 준비, 깔끔한 승리

기사작성 : 2019-04-14 02:36

- 2019 K리그1 7라운드 성남 2:0 포항
- 남기일과 김민혁의 ‘한풀이’
- 준비의 중요성에 대하여

본문


[포포투=조형애(성남)]

생각보다 인터뷰실은 그리 재밌는 공간이 아니다. 불편할 수 있는 질문에 “날 ‘리스펙트’하라”며 삿대질하는 조제 모리뉴 같은 감독은 K리그에 물론 없고, 기대 이하의 경기력에도 선수들을 공개적으로 크게 나무라는 지도자도 많지 않다.

그렇게 점점 경기 후 인터뷰가 예상되기 시작하던 어느 날. 나름 충격적인 일이 있었다. 당시 광주FC를 이끌고 있던 남기일 감독이 주인공! 전반 32분 만에 쓴 교체 카드에 대한 설명이 이랬다. “잘 안되더라도 해보려고 했어야 했는데, 그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아 이른 교체를 했다.” 선수 컨디션이나 전술 변화로 에둘러 말하는 법이 없었다. 언짢다는 그 표정까지… 더 물을 것도 없었다. 그로부터 2년여 후, 그는 “깔끔한 승리”라 평가하는 경기를 했다. 따져보면 이 역시 인터뷰실에서 많이 들은 표현은 아니다. 하지만 역시 토 달 것 없었다. 13일 성남의 승리는 깔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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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한

유독 한 팀을 한 번도 이기지 못한 감독, 그 팀과 한때 인연을 맺었지만 소득 없이 헤어진 선수. 포항스틸러스와 남기일 감독, 김민혁의 이야기다.

2019 K리그1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경계 1호로 포항을 꼽았던 남기일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반드시 넘어야 할 팀”이라 다시 강조했다. 상위권과 하위권을 가를 잣대가 될 팀이라는 판단이 우선으로 보였지만, ‘포항 징크스’를 애써 부인하진 않았다. “(포항 의식이) 없지 않아 있다.”

김민혁은 “포항이라고 해서 다르게 준비한 건 없고 하던 대로 하자고 했다. 다르게 준비했다면 안 됐을 것 같다”고 담담하게 결승골 소감을 전했다. 남기일 감독도 “평상시와 똑같이 (훈련) 했다”고 했다. 하지만 김민혁의 포항 시절에 대해선 ‘노 필터’로 이야기했다. “암울한 시간”이라고 말이다.

포항 최순호 감독은 두 사람의 한을 알고 있었다. 특히 김민혁에 대해서는 “우리 팀 왔는데 활용이 안 됐다. (포항은) 조금 더 형태를 맞추는 플레이를 하는데 민혁이는 자유로운 스타일이었다”면서 “자극이 되겠지”라고 짐작했다. 하지만 그 자극이 비수를 꽂으리라곤 그땐 그도 미처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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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된 준비

상대가 잘하는 걸 못하게 하기, 우리가 잘하는 걸 완벽하게 하기. 성남과 포항의 전략은 확연히 다른 것이었다. 양 팀 모두 ‘예상대로 상대가 나왔다’고 했으니, 결과적으로 내릴 수 있는 평가는 하나다. ’준비성’에서 성남 완승.

그도 그럴 것이 성남은 동계 훈련 때부터 타깃이 포항이었단다. 승격을 꿈꾸던 지난해 부천을 지정해 놓고 상위권 꿈을 꾸었는데, 올 시즌엔 그게 포항이었던 것이다.

임채민, 에델이 빠졌지만 성남의 조직적인 준비는 공백을 크게 느끼게 할 틈이 없었다. 늘 압박에 고전해왔던 포항은 이번에도 풀어내지 못하면서 가히 FC서울과 개막전 그 암울했던 경기력을 답습하는 것처럼 보였다. 패스 전진성이 눈에 띄게 낮았고 옆으로, 그리고 뒤로 볼이 돌았다. 포항 특유의 활발한 측면도 성남전에선 조용했다. 오른쪽 측면은 볼이 언제 갔나 싶을 정도로 꽁꽁 묶였고.

먼저 변화를 준 건 포항 쪽이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데이비드를 빼고 이석현을 투입한 것은 물론, 대대적인 위치 이동을 가져갔다. 즉, 포항이 먼저 상대적 준비의 미흡함을 인정했다는 뜻이다. 전반 보다 다소간 혼란을 주는 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주도권은 성남에 있었다. 마치 지고 있는 팀처럼 뛰는 적극성, 하나 된 성남의 힘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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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승리

성남은 많은 것을 얻었다. 남기일 감독은 부임 후 K리그 통산 200번째에서 승리를, 김민혁은 입대 전 마지막 홈경기 좋은 추억을, 신예 김소웅은 선발 가능성을, 그리고 성남은 잔류를 넘어 중위권 발판을 마련했다.

“개인적으로도 팀 적으로도 중위권 올라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포항을 잡아야 해서 중요한 경기였다. 잘해줘서 선수들에게 굉장히 고맙다. 뜻깊은 200번째 경기였다. 한 번도 못 이겨 봤던 포항을 어느 정도 깔끔하게 이겨줘서, 기쁨도 두 배가 된 것 같다.”

포항은 여전히 ‘도깨비’다. 승리 뒤에 내용적으로 흥미진진한 경기를 하고서, 정작 잡아야 할 경기에 맥 없이 무너졌다. 확실한 컬러는 스스로 완벽해지기 전에, 상대에게 공략 포인트를 노출하고 있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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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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