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수원] 데얀의 불만 사이, 수원 민낯이 드러났다

기사작성 : 2019-05-06 05:02

- 수원삼성 1-1 FC서울
- 슈퍼매치, 슈퍼한 비하인드스토리
- "벤치 이해 안 된다"는 데얀 이야기를 듣다

본문


[포포투=조형애(수원)]

경기만 딱 두고 보면 재밌었다. ‘베이비’ 오현규의 깜짝 선발 활약부터 박동진의 남모를 아픔, FC서울과 인연 깊은 ‘푸른’ 데얀의 골, 신세계 유혈 사태(?), 그리고 막판 페널티킥 2개까지. ‘슈퍼매치’ 90분에 담긴 스토리와 결과는 1-1 그 이상으로 재미졌다.

빅버드에서 ‘아, 경기 재밌었다!’하고 기자회견실로 내려간 건 실로 오랜만이었다. 하지만 살얼음판이 되는 데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페시치와 알리바예프가 빠진 라이벌을 압도하지 못했다는 팩트는 살짝 덮어두더라도 데얀의 믹스트존 인터뷰는 짐짓 못 들은 척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선발 제외를)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가 감독이다. 그의 결정이고 책임도 있다. … 2017년과 2019년 상황이 같다고 본다. 누가 맞는지는 두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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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히 이해해보기 위해 시간을 돌리려 한다. 시점은 킥오프 한 시간 전여. 경기전 라인업을 만난 자리에서 이임생 감독은 대기 명단에 포함된 데얀과 관련해 어렵게 한마디를 했다. “끝나고 말씀드리겠다.”

올 시즌 이임생 감독에게 받은 인상은 친절하고, 젠틀하고, 없는 말은 못 한다는 것이다. 직접적으로 물어보지 않아도 교체 카드 3장 중 두어 장은 쉽게 알 수 있을 정도로 구상을 친절히 이야기해주는 편. 물론 경기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지만, 애써 숨기려 한다는 인상을 받은 적이 없다. 수원삼성 관계자들이 경기전 상대 감독에게 혹여나 전달될까 걱정할 정도로 ‘뻥카’를 모르는 지도자랄까.

그런 그가 데얀 질문은 애써 피했다. 킥오프 39분 뒤 “일을 내줬으면 한다”면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던 오현규를 빼고 데얀을 투입할 때 느껴졌다. ‘아, 이거였구나. 이것까지 경기 전 언질을 주긴 어려웠겠구나.’ 실제 이임생 감독은 경기 후 “오현규 선수는 18세다. 40분 가까이 갈 수 있었던 걸 대견스럽게 생각한다. 오현규 선수가 못 했으면 (데얀 교체가) 더 빨리, 못하면 더 늦게 가는 거였다”고 설명했다. 오현규도 “20~30분 (뛰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40분까지 시간을 주신 것에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면서 전반 교체는 논의가 된 부분이라는 걸 짐작게 했다.

당찬 오현규의 활약과 더불어 데얀의 골까지 터졌으니, 결과적으로 교체 카드는 성공이었고 이 부분만큼은 더할 나위 없어 보였다. 하지만 데얀의 말이 잔잔한 호수에 돌멩이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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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다시 돌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흔쾌히 인터뷰에 응한 데얀은 곧 취재진도 놀랄 수위의 기용 불만을 나타냈다. 첫 질문이 ‘득점도 했다. 경기 어땠나’라는 일반적일 질문이었는데 “좋았다. 또다시 이기진 못했다. 10라운드까지 승점 10점이다. 그렇지만 득점을 해서 기쁘고, 오늘은 좋았다”란 말 뒤에 “벤치에서 시작했다. 내겐 정말 이상한 상황”이라고 시동을 걸었다.

교체 투입과 관련된 질문엔 보다 의사가 분명했다. 그는 ‘이임생 감독과 사전에 나눈 이야기가 있는가’라고 묻자 “아무것도 없었다”고 했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가 감독이다. 그의 결정이고 책임도 있다. 그것에 대해 언급하진 않을 것이다. 많은 것들이 데자뷔 같다. 무슨 뜻인지 알겠나. 2017년(데얀의 서울 마지막 시즌)과 2019년 같은 상황”이라고 했다.

만약 실언이었다면 몇 번이고 반복할 이유는 없는 법. 이미 충분히 의사가 전달된 상황에서도 데얀은 다시 한 번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오현규와 관련된 질문이었는데, 앞선 발언을 거의 똑같이 되풀이하다 한마디를 더 보탰다. “누가 옳는지 두고 보자(we gonna see who is right)”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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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데얀 기용 시간은 늘 수원의 화두였다. 사실 지난 9라운드에서도 포항에서 데얀 이야기를 꽤 했다. 분명한 건 이임생 감독이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있다”고 한 점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이름 보다 ‘퍼포먼스’이고, 그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으면 언제까지고 기회를 온전히 보장해 줄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퍼포먼스가 안 나오면, 뒤에 대기 선수들이 있다. 그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옳지 않을까.”)

온전히 뛰고 싶은 데얀과 보다 평등한 기회를 주고 싶은 이임생 감독 사이 틀어진 생각 차이가 만천하에 알려지기에 충분한 상황. 이임생 감독이 경기 전 데얀을 향해 했다던 말이 다시 보니 퍽 쓸쓸하게 남았다.

“나오기 전에, 그런 이야길 했다. ‘수원은 데얀 혼자의 팀이 아니다. 감독 혼자의 팀도 아니다. ‘우리의 팀’이기 때문에 함께 경기하고, 좋은 결과 낼 수 있게 함께 가자.’”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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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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