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이재성, "밤 12시... 콜라 쏟았을 때 울컥했다"

기사작성 : 2019-05-23 13:04

- 이재성이 독일에서 첫 시즌을 마치고 한국에 왔다
- 달콤한 휴가의 시작은 <포포투> 인터뷰와 함께!
- 독일에서 혼자 서기, 쉽지 않아요

본문


[포포투=정재은]

"지금 기분을 독일어로요? 음… SUPER(최고야)!"

오전 9시경, 신논현역 4번 출구에서 이재성을 만났다. "Hallo!(안녕)"라 밝게 인사하는 그에게 지금 기분을 물었더니 "최고!"란다. 그는 어제(22)일 오후 한국에 도착했다. 날씨 탓에 비행기 연착이 길어져 약 40시간 만에 한국 땅을 밟았다. 그래선지 아직 피로가 가시지 않은 듯한 얼굴이었다. <포포투>가 건넨 망고 스무디를 마시더니 표정이 조금 풀린다. "아, 이건 독일에 없는 거잖아요!"

망고 스무디와 함께 이재성의 달콤한 휴가가 시작됐다. 첫 번째 스케줄은 병원 방문이다. <포포투>가 그에 동행했다. 꿈에 그리던 유럽에 진출해 첫 시즌을 방금 막 끝내고 돌아왔으니 궁금한 게 많았다. 늘 밝게 웃는 모습만 봐서 몰랐는데, 알고 보니 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 인터뷰하다가 '찡'해진 느낌은 처음이었다. 지금부터 그의 홀슈타인 킬, 첫 시즌 스토리를 공유한다. 국가대표 이야기도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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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오랜만입니다! 긴 시즌이 끝났는데, 지난 시즌을 한 단어로 표현해주세요

“꿈의 시작! 제가 그토록 하고 싶었던 유럽에서의 첫 시즌이었으니까요. 잘했고, 못했고를 떠나 제가 꿈을 펼칠 수 있는 첫 시작이었으니까. 꿈의 시작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FFT: 시즌 초, "즐길 준비가 됐다"고 말한 게 기억에 남아요. 얼마나 즐겼나요?

“말처럼 쉽진 않더라고요. 또 적응을 조금씩 하다 보니까 더 힘들었죠. 하면 할수록 더 어려운 게 축구인 것 같아요. 얼마 즐기지 못했고 좀… 부담이 더 컸어요. 첫 경기가 워낙 잘 풀렸던 게 있어서 힘든 게 더했죠.”

FFT: 말대로 첫 경기 상대가 지역 라이벌 함부르크였어요. 2개 어시스트를 터뜨리면서 인기와 기대감이 상승했고요!

“그때는 '아, 내가 유럽에서도 잘 할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더 좋은 일이 생기겠구나, 하고요. 근데 아시다시피 그 다음 경기에서 경기력이 좋지 않았고, 몸도 별로 안 좋았기 때문에 생각보다 계속 힘든 일정을 소화했던 것 같아요.”

FFT: 또 익숙지 않은 포지션에서 뛰었잖아요. 낯선 환경 적응도 힘든데 새로운 역할까지 적응해야 하니 더 힘들었을 것 같아요

“정말 그랬어요. 제 몸이 4년 반 동안 전북에 맞춰져 있었고 제 몸에 최적화된 것만 하다 모든 게 변해버린 거죠. 제가 선호하는 플레이는 선수들과의 호흡도 좀 중요한데, 그런 부분에서도 좀 아쉬웠어요. 제가 원했던 경기력도 안 나오고 맘에 드는 플레이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조금 많이 힘들었어요. 새로운 전술과 팀에 적응을 1년 동안 하면서 많이 배웠죠.”

FFT: 언제쯤 새 역할 적응 했나요?

“전반기 끝날 때쯤? 그런데 좀 왔다갔다했어요. 완벽한 적응을 했다고 말하기는 좀 힘들고, 몸이 일단 힘들었고 경기력도 들쑥날쑥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더 자신있게 못했어요. 한동안 플레이가 참… 저도 스스로 불안할 정도였기 때문에 좀 아쉬워요. 왜 그때 더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기죽어 있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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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그런 경험이 축구 인생에서 처음 아니에요?

“전북에서도 매 시즌 그런 게 있긴 했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부침을 겪은 건 처음이죠. 말도 안 통하고, 돌파구 찾는 게 힘들었어요. 운동장에 나가기도 쉽지 않았어요. 이래서 유럽 생활이 힘들구나, 하고 이해가 갔어요.”

FFT: 어떻게 극복했나요?

“우선 피할 수 없다는 걸 느꼈어요. 축구는 계속 해야하고 계속 감독님이 믿어주시고 경기 나서게 해주셔서 그에 대한 보답을 해야한다 생각했어요. 친형(이재혁)이 옆에 있는데 가장 냉정하게 판단해주고 말을 해줘서 그런 부분이 조금이나마 저를 잡아줬어요. 시즌 끝까지.”

FFT: 팀 발터 감독의 전술이 다양하다고 했는데, 어떻던가요?

“저도 축구를 하면서 이런 건 처음 봤어요. 빌드업하면 그냥 기본적으로 똑같은 팀들이 하는 빌드업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거예요. 최근 과르디올라가 구사하는 양 풀백이 안으로 들어와서 하는 플레이도 있고 그런 류의 빌드업은 조금씩 봤는데 우리 감독님은 처음 본 빌드업을 하시더라고요. 움직임이 달랐어요. 우리 팀이지만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니까요. 경기를 풀어나갈 때 수비수들이 저보다 활동량이 많았어요. 그때 조금 신기하고 놀랐어요. 충격이었어요. '아니, 이런 전술이?' 정말 이렇게도 전술을 꾸릴 수도 있구나, 빌드업을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축구를 좀 더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FFT: 국가대표 경기 뛸 때 영향을 미친 게 있나요?

“A매치에서 빌드업할 때 안 풀릴 때 독일에서 했던 플레이를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한 번씩 하게 되더라고요. 우리가 뭐 지금 발터 감독님 전술처럼 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그렇게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혼자 그런 생각을 하는 거죠.”

FFT: 그렇게 사고가 확장되는 부분이 선수 개인에게 중요하죠?

“선수 개인에게 큰 부분이죠. 훗날 지도자 되는 과정도 있기 때문에 좀 더 축구에 대해 폭넓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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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올 시즌, 부상이 참 많았어요. 시즌 중 부상을 제대로 회복한 기억은 있어요?

“그런 기억이 없어요. 계속 달고 살았어요. 지금 병원에 가는 이유가 이걸로(부상으로)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에요. 구단에서 잘 치료해줬지만 제 몸이 유별나서인지 몰라도 함부르크전 이후 발목으로 고생 많이 했고 그러다 보니 무릎 부상까지 오고… 아시안컵에서 발가락까지 그렇게 됐다. 진짜 올 시즌은 부상과의 싸움이었어요.”

FFT: 회복할 시간은 커녕 제대로 된 휴식 시간도 없었죠?

“맞아요. 계속 대표팀도 왔다갔다 했으니까요. 사실 구단도 저한테 대표팀 가는 걸 좀 말렸어요. 그렇지만 제게 그런 건 협상 차원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그런 건 나에게 말하지 말라고 했어요. 이번에도 휴식기인데 대표팀 일정 있어요. 선발될지 안 될지 모르겠지만, 구단에선 제가 대표팀에 선발되더라도 쉬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물론 저도 쉬면 좋죠. 하지만 쉬는 건 나중 일이에요. 제게 이번 여름 시즌이 정말 중요해요. 다음 시즌에는 건강한 몸으로, 이제 유럽 2년 차기 때문에 진짜 제 실력을 보여줘야 해서 참 중요한 시즌이 될 것 같아요.”

FFT: 대표팀 일정으로 구단에서 2주 휴식 기간을 더 줬다고요?

“네. 제가 대표팀에 가면 나는 다른 선수들보다 못 쉬니까 2주 더 쉬고 가겠다고 발터 감독님께 말씀드렸어요. 흔쾌히 알겠다고 하셨어요. 근데 그러고 (슈투트가르트로)떠나버리셔서.(웃음) 그래서 단장님께 다시 말씀드렸어요.”

FFT: 맞아요. 이제 다음 시즌이면 슈투트가르트를 지도하시죠. 감독님이 뭐라고 해주시던가요?

“미팅할 때 너희들이 잘 따라와줘서 고맙고 너희들이 있어서 좋은 곳으로 가게 됐다고 고맙다고 해줬어요. 저한테는 '코리안 슈퍼스타' 하시면서 말씀하시더라고요. 저는 나 슈퍼스타 아니라고, '손(SON)' 이라고. 하하하. 그렇게 대답했어요. 감독님껜 늘 고마운 마음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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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발터 감독이 특별히 아끼던 선수였는데, 개인적으로는 뭐라고 해주셨나요?

“뭐, 넌 충분히 할 수 있는 선수이니 잘 믿고 있다고 하셨어요. 나중에 또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나중에 또 만날 것 같아요. (FFT: 1부에서?) 네!”

FFT: 발터 감독이 데려가줬으면 좋겠는데…

“그럼 좋죠.(웃음) 그래도 또 다른 감독 만나서 다른 경험 할 수 있으면 그것도 좋은 것 같아요. 사실 조금 힘들었어요. 감독님 전술이 제가 감당하기엔 너무 힘들었어요. 너무 공격수처럼, 너무 원톱 느낌으로 움직이길 원하셨어요. 이게 진짜 내가 좋아하는 플레이인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저는 제가 공을 많이 받고 가지고 하는 플레이를 좋아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조금 많이 힘들었어요. (FFT: 힘들었다는 말을 많이 하네요) 하하, 저 진짜 많이 힘들었거든요.”

FFT: 몸도 안 좋고, 잘 쉬지도 못하고 바빴어요.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나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란 뜻인데, 그런 측면에선 어때요?

“선수로서는 그렇게도 찾아주고 선발 기회를 주는 것은 정말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에요. 축구선수는 경기장 나가서 뛰는 것만으로도 축구 선수의 삶을 살고 있다고 느끼니까요. 참 감사한데, 선수 입장에서는 경기력이 마음에 들어야 경기에 뛰어도 신나게 뛸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해서 조금 아쉽죠. 둘 다 잡았으면 좋았을텐데. (FFT: 다음 시즌 기대해도 되나요?) 그렇죠! 그걸 준비하기 위한 휴가 기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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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챔피언 경쟁이 익숙한 선수예요. 이렇게 승격 싸움 해본 건 처음이잖아요. 어땠어요?

“저희 형(이재권)도 축구를 하잖아요. 부산에서든 대구에서든 항상 승격 싸움을 했는데 저는 늘 지켜보는 입장이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하는 입장 되어보니 진짜 어렵네요. 처음에는 말로만 '목표는 승격이다' 라고 했는데 3월 A매치 지나고 후반기 8경기 남았을 땐… 와, 상당한 압박감이 오더라고요. 한 경기 질 때마다 너무 진짜… 이렇게 승격과 멀어지는구나. 계속 승점 생각하게 되고. 경기 할 때도 소극적으로 팀이 변하니까 어떻게 해야하지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8경기가 너무 아쉬워요. 2승 1무 5패를 했어요. 우리가 일정이 괜찮았거든요? 다른 승격 다투는 다른 팀들 보다. 근데 밑에 있는 팀들도 강등 면하려고 더 열심히 하더라고요. 결국 우리보다 밑에 있는 팀에 4패를 당했어요.”

FFT: 그 4패는 상대를 만만하게 봤다기 보다 부담이 더 컸던거죠?

“네. 우리는 그 팀들을 꼭 잡아야 했어요. 근데 그 팀들도 지면 안 되니까 죽기 살기로 뛰더라고요. 저희가 좀 위험을 감수하는 빌드업 전술을 펼치다보니 거기서 실수가 나오면 바로 실점으로 연결되고 그랬어요.”

FFT: 형 이재혁 씨는 옆에서 뭐라고 해주던가요?

“이번주엔 꼭 이겨야 한다고요, 하하. 형은 달콤한 말은 절대 안 해줘요. 항상 하프타임에도 들어오면 슈팅 더 때려라 더 해야 된다, 그런 말을 해줘요. 집에 와서도 왜 더 자신 있게 뛰지 못 했냐고 말해주고요. 그렇게 잘 챙겨줘요. 형의 평가를 듣는 게 제일 무서워요.(웃음)”

FFT: 그중 제일 무서웠던 말은 뭐예요?

“그렇게 하면 안 된다. 그렇게 플레이하면 안 된다. 왜 자신있게 너 하고 싶은대로 못하냐. 제가 경기장에서 그렇게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나 봐요. 안 풀리니까 쉬운 패스나 백패스만 하고. 형이 왜 제가 자신 있어하는 기술을 안 보여주냐고 하더라고요. 형이 제 경기를 눈으로 직접 제일 많이 보기 때문에 그 조언이 가장 정확하지 않을까요?”

FFT: 한국에서 승격 싸움을 해왔던 형 이재권 선수는 어떤 말을 해주나요?

“승격에 대한 말은 안 하고 형도 축구선수이기 때문에 제 성향을 잘 알아요. 왜 그런 포지션에서 뛰는지 형도 의아해하더라고요. 좀 더 좋은 포지션에서 뛰면 더 좋은 플레이가 나올 것 같은데 감독님은 왜 널 그렇게 사용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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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그런 점에서 5골 9도움 공격 포인트는 생각보다 높은 거라고 볼 수 있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정확한 기록은 5골 7도움이에요. 포칼에서 하나 했고. 그런데 왜 9도움으로 기록이 되어있는 지 모르겠어요. 아무튼, 생각해보면 더 할 수 있었어요. 그렇지만 첫 시즌은 제 생각보다 많은 걸 했다고 생각해요. 항상 말하는 거지만 공격 포인트보다는 저는 경기력이 더 중요해요. 이기고 지고를 떠나 경기를 즐겁게 했는지, 내가 충분히 즐겼는지, 그게 더 중요해요. 그런 면에서 더 많이 아쉬웠어요. 즐긴 건 30퍼센트? 반도 즐기지 못했어요.”

FFT: 너무 화가 나서 울었던 적도 있어요?

“울었던 적은 없어요. 근데 아, 막, 제 자신이… 왜 축구가 안 되는지 그런 고민이 정말 많이 들었어요. '축구가 왜 안 되지? 왜 자신있게 플레이를 못 하지?' 그런 고민이 항상 제 머릿속에 쌓여있었어요. '아, 내가 뭐하러 여기까지 왔나?'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혼자 있을 때 원정 경기에 다녀오면 밤 12시가 돼요. 밥을 제대로 못 챙겨 먹어요. 휴게소에서 먹거나 하는데 그냥 집에 오면 저도 요리하기 귀찮으니까 햄버거 사 와서 라면 끓여서 먹고 그랬어요. 그럴 때 진짜, 아… 조금 많이 허전하고 허탈하고 그랬어요. 혼자 있으면 이런 느낌이구나. 너무 힘들더라고요.”

FFT: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고생을 한 것 같아요.

“진짜... 진짜 속상했던 적이 뭐냐면 혼자 무거운 짐 어깨에 메고 그런 와중에도 햄버거 먹겠다고 사서 차 타러 주차장에 가고 있는데 콜라를 쏟은 거예요. 그때 정말… 아,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나… 나는 축구를 하러 왔을 뿐인데. 그런 생각이 막 들더라고요. 그 순간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진짜 힘들었어요. 그래도 한 번쯤 겪어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저보다 더 힘들었을 선수들도 있을 거예요. 그래도 경기장에 나갈 수 있고, 좋은 감독님을 만나서 다행이에요. 그랬는데 경기까지 못 뛰었으면 정말 울었을 지도 몰라요. 돌아가고 싶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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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이쯤에서 분위기 전환! 한 시즌 소화하고 나니 분데스리가가 한국 선수를 좋아하는 이유를 알았을 것 같은데?

“우선 우리 한국 선수들이 워낙 성실해요. 감독님한테 대드는 것도 없어요. 유럽 선수들은 트러블도 많고 감독님에게 의사 전달할 때 더 강해요. 한국 선수들은 감독님 말을 예의 있게 받아들이고 경기장이나 훈련장에서 특출난 행동 안 하고 열심히 하니까 좋아하는 것 같아요. 또 생활할 때 착하고 모든 사람에게 인사도 예의 바르게 잘하고. 근데 친해지기 위해 노력하면 친해질 거 같은데 그런 부분이 아쉬워요. 언어요. 소통이 좀 더 잘되면 좋을 것 같아요.”

FFT: 언어 정말 중요하죠?

“엄청 중요해요! 한국에서는 선수들이랑 많은 얘기는 안 해도 장난은 많이 치는 편이었는데 이제 말이 안 통하니까 장난도 못 쳐요. 생활할 때 다 같이 다닐 때도 어색하다니까요. 쉽지 않아요. 언어는 진짜 노력하는 만큼 발전한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어요. 그런 부분은 제가 시간 투자하고 신경 써야 해요.”

FFT: 개인적으로 독일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지 않나요?

“과외를 주 2회 하는데 부족해요. 과외에선 완전 기초를 배우는데 저는 회화를 좀 더 하고 싶어요. 그런 게 아쉬워서 다음 시즌에는 다른 방법으로 공부를 해야 할 것 같아요. 과외 선생님은 독일 사람인데 늘 잘하고 있다고 해주셔요. 이해를 100% 하진 못했지만 제 수준에 맞게 잘 해주셨어요.”

FFT: 독일어 공부하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단어는?

“Zum Beispiel(예를 들어). 예를 들면, 예를 들면, 하면 귀에 더 잘 들어왔어요. 제일 싫어하는 건 관사요. Der(남성), Die(여성), Das(중성) 이 세 개가 전치사나 3격, 4격에 따라 계속 바뀌잖아요. 반복적으로 공부를 해도 잘 안 들어오더라고요. 수업할 때는 잘 하다가도 며칠 안 갔다가 하면 다 까먹어요. (FFT: 가끔 독일인들도 많이 틀려요) 아, 그럼 저도 틀려도 그냥 말하면 되는거죠? 동료들한테 너네는 왜 이런 게 있냐고 물었더니 자기들도 모른다고 하더라고요, 하하.”

FFT: 독일행을 꿈꾸는 어린 선수들에게 꼭 조언해주고 싶은 게 아무래도 언어일까요?

“정말, 독일어는 꼭! 그 나라 언어는 꼭 배워야 해요. 이런 부분을 더 준비하고 나왔으면 좋겠어요. 저처럼 막연히 유럽 진출만 꿈꾸고 그냥 나가면 될 거라고 생각하면 더 힘들어져요. 할 수 있을 때 준비를 잘하면 처음에 유럽에 가서 편하니까 그런 부분을 어린 선수들이 깨달았음 좋겠어요. 제가 너무 힘든 걸 알잖아요. 저는 독일에 가고 싶다는 생각만 했지, 독일어를 배울 생각은 못 했어요. 영어만 재미 삼아 하는 정도였죠. 지금에서야 후회가 돼요. 왜 준비를 못 했는지. 왜 아무도 말을 안 해줬지? 그래도 이제는 숫자 같은 건 영어보단 독일어가 편해요. 점점 적응하는 것 같아 기분 좋아요.”

FFT: 독일 생활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뭐예요?

“생활적인 부분이요. 자율적인 시간이 많아졌고 의사소통을 좀 더 편하게, 눈치 보지 않고 할 수 있다는 것? 편안한 마음으로 대화를 할 수 있고 생활할 수 있어요. 가족과 시간도 많이 보낼 수 있고요. 한국에서 킬까지 오는 팬들이 있으면 시간이 되는 한 만나서 얘기하는 시간이 저는 진짜 좋았어요. 이런 팬들이 나한테 있었구나, 하고 느꼈던 순간이 많았어요. 진짜 좋았어요. 제 지인들도 한국에 있으면 너무 바빠서 밥 먹을 시간도 없었는데 독일에 놀러오면 같이 식사도 하고, 대화도 많이 나누고. 축구를 벗어나 삶에 있어서는 더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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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한국에서 대표팀 선발되어 다녀오는 것과 유럽에서 다녀오는 것, 체력적인 부분과 심리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얼만큼 나나요?

“정말... 엄청 나게 크죠. 비행기 거리 이동 거리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너무나 확실히 커요. 시차적응이나 이런 것들이 너무 힘들어요. 저도 처음 이런 걸 겪었는데 확실히 한국에 있을 때보다 피로도나 정신적으로도 힘들고 그랬어요. 심리적으로는 한국에 온다는 마음 때문에 편했어요. 그리고 좀 한국 선수들과 만나고 축구도 편하게 하니까 그런 건 좋아요. 항상 외국 선수들과 하다 한국 선수들이랑 하니까 잘맞고. 체력적으론 아무래도 힘든데 또 유럽파에 걸린 기대가 있으니까… 그런 부분이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한식 먹고 이런 건 너무 좋아요.”

FFT: 요즘 한국 축구 분위기가 좋아요. 안 좋은 분위기에서 뛰는 것과 확실히 다르죠?

“훨씬 달라요. 요즘 분위기 관련한 스트레스를 갖고 뛴 적이 없어요. 벤투 감독님 오시고, 유럽 진출한 이후 한국 축구도 인기가 올라가서 편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뛰어요. 정신적 대미지도 없고요. 여기서 한번 잘못되고 틀어지면 더 힘들겠죠. 그런 부분도 늘 생각하고 있어야 해요.”

FFT: 마지막 질문입니다. 오늘 울산에 내려가서 제일 먼저 뭐 하고 싶어요?

“가족을 얼른 보고 싶어요. 조카도 보고 싶고, 부모님도 얼른 뵙고 싶어요. 아버지가 아직 유럽에 오신 적 없어서 빨리 뵙고 싶고요. 사실 사소한 거잖아요. 같이 밥 먹고 산책하고. 그런 일상을 즐기고 싶어요. 아, 오늘 저녁에는 가족들이랑 오리불고기 먹으러 가려고 해요. 독일에는 없잖아요. 그래서 오늘 먹으려고요!”

사진=이연수,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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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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