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부산] 시한부 실험과 벤투가 만났을 때

기사작성 : 2019-06-08 05:01

- 월드컵 예선 전 마지막 A매치 주간, 그 첫 경기!
- 한국 1-0 호주
- 실험을 드디어 했는데, 분위기 묘했다...

본문


[포포투=조형애(부산)]

참으로 묘한 앙상블이었다. 104, 107, 108. 관중들이 만드는 데시벨(dB)은 높아져만 가는데 그 사이 폭 안긴, 트랙 너머 유난히 멀찍이 보이는 경기는 어쩐지 시공간이 다르게 느껴졌다. 잔뜩 흥분된 관중석과 달리 루즈했고, 또 루즈했다. 물론 상대 대응 옵션을 늘리는 플랜B는 반가웠지만 경기력은 승리(1-0)에도 퍽 위안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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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명단과 벤치 명단, 그리고 제외 선수만 주르륵 나열된 리스트를 받아들고 잠시 취재진 사이 토론이 펼쳐졌다. 4-2-3-1파 3-5-2파. 플랜A를 확실히 다져나가는 도중이라는 전제 아래 권경원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릴 것이라는 데 한 표를 던지고 한숨을 돌릴 즈음. 대한축구협회의 정답 발표가 있었다. 3-5-2. (일반적이지 않아서였는지 협회의 공지도 무척 늦은 편이었다. fact: 지난 1월 사우디아라비아전 이후 첫 스리백)

실험할 수 있는 마지막 A매치 주간. 갑작스러운 스리백 실험은 눈을 반짝이게 했다. 그리고 으리으리한 아시아드 주 경기장에 5만여 관중이 들어찼다. 이렇게 분위기가 잡히면 대게 현장에서 보는 경기는 ‘재미’란 게 없기가 힘든 법. 보슬비에 괜히 처졌던 기분이 업 되는 것 같았다.

아니 그런데, 자꾸 눈이 시계로 향했다. 시간은 더디게 흘렀고 긴장감은 도통 느껴지질 않았다.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떨쳐지지 않았고, 공격수와 윙백들이 수비 뒷공간을 노리려 한다는 의도는 읽혔지만 무언가 확실한 게 없었다. 1.5군 혹은 1.8군이라고까지 불렸던 호주는 예상보다 상당히 강한 압박과 기대 이상의 볼 소유를 보였다. 그렇게 의미 없는 점유율만 가져가고 딱 45분이 지나자 칼처럼 전반 종료 휘슬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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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나아진 양상 속 벤투호는 후반에 결과를 챙겼다. 황의조, 홍철, 나상호로 이어지는 교체 카드가 보다 활력을 불어 넣었고 결과적으론 교체 선수 둘의 합작골이 터졌다. 하지만 그러는 도중 정작 실험이라는 의도는 흐릿해지는 것 같았다.

바꾼 포메이션을 유지하며 바꿔 넣기 식으로 교체 카드가 사용됐고, 순번이 짜인 듯한 기존 교체 멤버들이 들어갔다. 컨디션에 따른 교체나 중간중간 전술 수정도 읽기 힘들었다. 관중석에선 파도타기 응원이 시작됐는데, 역시 경기 내용과 매치가 묘했다. 좀처럼 볼 줄기가 전진하지 못하는 도중이었다.

벤투은 경기 후 감독 변화와 실험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오늘(7일)이 최적의 시기라 생각했다. 9월부터 월드컵 예선 시작한다. 앞으로 월드컵 예선 치르면서 전술적으로 다양성 가져가기 위해 썼다. 개선해야 할 부분 있겠지만, 전술적 옵션 가져가면서 좋은 경기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옵션 있어야지 상대 팀에 따라 대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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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의 시기’인지는 생각의 차이가 있겠지만 “평가해볼 수 있는 시간이 지금 밖에 없다”는 손흥민의 말엔 공감이 간다. “언제든 포백, 스리백 100퍼센트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코칭스태프가 분석을 할 것이다. 선수들도 조금 더 책임감 가지고, (상황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선수들끼리도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말도 마찬가지다. “1차 압박은 잘 풀어냈다”고 자체 평가한 벤투 감독이었지만 이후에 볼을 끊어내고서 어떻게 유기적으로 풀지에 대한 세부 구상이 보이지 않았으니 말이다.

실전에 가선 기존에 안 하던 걸 하면 대개 실험이 아니라 도박이라 부른다. 그전에 진짜 소중한 시간을 벤투 감독이 놓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이제 카타르 월드컵 예선 전 남은 경기는 딱 하나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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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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