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이상민, “U-20은 소름돋는 팀… 우승할 수 있어요”

기사작성 : 2019-06-11 15:09

- 2년 전 U-20 대표팀 주장 이상민을 만났다
- 지금 U-20 대표팀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 근황도 전해드림!

본문


[포포투=정재은]

2년 전, 전주에서 스무살 청년들이 아쉬운 눈물을 흘렸다. 2017 FIFA U-20 월드컵, 16강 탈락 이후였다. U-20 대표팀의 주장은 가장 마지막에 라커룸으로 향했다. 그는 수건에 얼굴을 파묻고 펑펑 울었다.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였다.

"저희도 역사를 쓰고싶었거든요." 이제야 웃으며 <포포투>에 말한다. 그때 그 주장 이상민이다. 그는 올시즌을 앞두고 울산현대에서 J2리그 나가사키로 임대를 떠났다. 휴가 차 한국에 들렀는데 U-20 대표팀을 응원하느라 신이 났다. 일본으로 돌아가기 전 <포포투>를 만나 폴란드로 응원 메시지를 던졌다. 이상민의 근황은 물론 2020 도쿄 올림픽을 향한 의지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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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우선 근황부터 묻죠. 어떻게 지냈어요?
"작년 울산에서 한 경기도 못 뛰고 임대를 J2리그로 왔어요. 경기를 꾸준히 뛸 수 있기 때문에 행복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최)규백이 형, (이)종호 형도 같이 있어서 먹는 부분도 힘든 게 없어요. 정말 잘 보내고 있어요. 스트레스도 많이 안 받고요."

FFT: 코뼈 골절 부상을 입었던데 이제 괜찮나요?
"대구FC에서 (정)태욱이가 다치자 마자 제가 다쳐서 그런 타이밍이 신기하더라고요.(웃음) 마스크를 차고 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새삼 태욱이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공이 시야에 막혀서 순간 안 보일 때가 있어요. 수비를 할 때 공이 여기에 있고 상대 공격수가 저기에 있으면 동시에 봐야하는데, 이 쪽을 보면 다른 쪽이 안 보여요. 그래서 좀 힘들었어요. 날씨도 되게 덥거든요."

FFT: 마스크를 착용한 지 얼마나 된 거예요?
열흘 정도 됐어요. 그런데 이 마스크 때문에 경기력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아서 거기에 스트레스를 좀 받았어요. 그래서 지금은 마스크를 빼고 뛰고 있어요. 이제 뼈가 거의 붙을 시기예요. 다음 경기 할 때는 다 붙을 쯤이라서 괜찮을 것 같아요.

FFT: 일본 축구는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막상 뛰었을 때 좀 새로웠던 점도 있었을 것 같아요.
"제가 제일 궁금했던 게 있어요. 작년에 프로에서 데뷔를 못 했거든요. 그래서 이런 무대에서 내가 얼만큼이나 될까? 기량을 얼마나 보일까? 그게 궁금했어요.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늦게 합류하는 바람에 동계훈련을 같이 못 했지만 초반에 빠르게 적응을 해서 경기에 자주 들어갈 수 있었어요. 한국 프로 무대를 경험하지 못했으니까 대표팀 경험을 두고 플레이 차이점을 보자면, 미드필드가 뒷공간을 더 많이 노려요. 그래도 J2리그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1부 리그 보다는 덜 힘든 점은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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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만족스러운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요.
"조금씩, 조금씩 좋아지고 있어요. 일본은 경기가 한국보다 많아요. 우리가 J2 팀인데 작년 J1에서 떨어진 팀이기 때문에 대회가 하나 더 있어요. 주중, 주말 계속 있죠. 또 저는 어리기 때문에 여기저기 다 다녀야 해요. 엔트리에라도 들어야 하니까. 그래서 체력 관리가 좀 힘들더라고요. 작년에는 경기를 아예 못 뛰었으니 그런 거 신경 쓸 겨를이 없었고, 대표팀은 토너먼트여서 달랐어요. 그래서 이런 상황이 새로워요. 체력을 어떻게 관리해야하는지 생각을 더 하게 되더라고요."

FFT: 나가사키 얘기 좀 해줘요. 어떤 도시예요?
"일단 진짜 더워요. 진짜. 그리고 할 것도 많이 없어요. 햇빛도 강해서 저는 반팔 입은지 얼마 안 됐는데 엄청 탔어요. 제 허벅지 보고 깜짝 놀랐어요. 어제 찢어진 청바지 입었는데 구멍 부분이 너무 까만 거예요. 선크림은 맨날 발라요. 제가 좀 하얀 이미지였는데 많이 변했어요. 그래도 아직 제 친구들보단 하얀 편이죠. 태욱이는 그냥 까맣잖아요, 하하하. 후쿠오카 이런 곳은 할 게 많은데 사람도 많이 없어요. 서울 오면 길만 걸어도 좋아요. 북적거리고, 생기있고. 나카사키는 시골이에요."

FFT: 그럼 뭐 하고 지내요?
"아침에 일어나서 훈련하러 가서 운동하고, 웨이트하고, 밥 먹고 씻고 퇴근해서 집에 오면 2시예요. 그때 낮잠을 좀 자요. 저녁에 형들이랑 만나서 요리해서 먹고, 게임하고 수다도 떨어요. 그렇게 시간 보내다보면 밤이 되고, 자요. 이 형들이 나중에 만약 없다고 생각하면… 어떡하죠?"

FFT: 일본어는 좀 해요?
"진짜 조금이요. 언어를 늘리려면 일본 애들이랑 대화를 많이 해야 해요. 그런데 형들이랑 시간을 많이 보내니까 아무래도 일본어를 쓸 시간이 많이 없죠. 형들을 탓하는 건 결코 아니에요! 그래도 일본 동료들이랑 장난도 많이 치고, 이것저것 알려줘요. 제가 이 팀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어려요. 근데 형들이 다 작고 귀여워서 제가 맨날 귀여워해요. 그럼 형들이 자기 '센빠이(선배)'라고 막 그래요. 그럼 제가 그런 게 어딨냐고, 우린 친구라고 막 그러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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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편안해보이네요. 정말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겠어요.
"이번에 너무 간절했어요. 이번에도 안 되면 내 축구 인생이 망한다고 생각했어요. 독기를 품었죠. 운도 좋았지만 감독님도 잘 만났고요. 힘든 건 중요하지 않았어요. 다 이겨낼 자신이 있었어요. 무조건 경기를 뛰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갔기 때문에 여건이 힘들고, 일본어를 못하고, 적응이 안 되서 경기를 못뛰고… 이런 건 제게 용납이 안 돼요. 다 결심하고 갔어요. 당연히 제가 이겨내야하는 부분이에요."

FFT: 일본으로 가기 전 누가 해준 말이 가장 기억에 남나요?
"임대 떠나기 전에 (이)근호 형이나 (박)주호 형이 조언을 해줬어요. '네가 어리지만, 가면 네가 용병이다. 그만큼 책임감 갖고 해야 한다. 거기 선수들과 똑같이 뛰면 안 된다' 라고 해주더라고요.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라고요. 제가 기로 다 눌러버려야 한다고 했어요. 그런 걸 계속 되새겨요. 나는 용병이다. 더 강하게 보여줘야 한다. 이런 생각을 계속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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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U-20 월드컵 얘기로 넘어가보죠. 4강에 진출했어요. 대회를 바라보는 감정이 남다를 것 같아요.
"감독님, 코치님, 선수들 모두 다 저와 인연이 있어요. 정정용 감독님은 저를 처음으로 대표팀에 뽑아주신 분이에요. 공오균 선생님도 저와 인연이 깊죠. 선수들도 다 제 후배들이라 정말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었어요. 대회 전부터 '쌤'들한테 좋은 성과 내라고, 응원하겠다고 했어요. 사실 경기는 잘 못 봤어요. 저도 훈련 일정이 있으니 새벽 경기를 보기 힘들었죠. 대신 아침에 눈 뜨자마자 결과를 보는데 너무 뿌듯해요. 소름이 돋을 정도예요. 아쉬운 생각도 들어요. 우리가 하고싶었던 것들을 후배들이 하고있어서 좋지만, 우리도 그런 걸 해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FFT: 이번 U-20 대표팀을 잘 알고 있잖아요. 뭐가 강점일까요?
"저도 궁금한 부분이에요. 도대체 어떤 분위기로 훈련을 하고 경기를 준비하는지 궁금해요. 지금 팀이 어떤 분위기고, (황)태현이가 주장으로서 팀을 어떻게 이끌고 있는지가 너무 궁금해요. 그런 걸 보며 '내가 뭐가 부족했을까?', '그때(2017년) 내가 뭘 못해서 팀을 잘 이끌지 못했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확실히 저희가 홈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는데… 포르투갈전에서 실점을 너무 빨리 했던 게 아쉬워요. 그래서 급해졌던 것 같아요. 이 팀은 결정적일 때 하나씩 하더라고요. 그건 운이라고 할 수 없어요. 그만큼 간절하다는 뜻이죠. 모든 순간이 그들에게 간절한 거죠. 그런 거 생각하면 정말 대단해요. 더 빛을 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승했으면 좋겠어요. 이제는 뭔가, 즐겼으면 좋겠어요. 즐기면 진짜 우승을 할 것 같아요. 그런 느낌이 들어요."

FFT: 2017년에 막내였던 조영욱 선수도 지금 뛰고 있는데, 응원 많이 해줬어요?
"영욱이가 포르투갈(조별리그 1차전)전에 골넣고 형들한테 연락한다더니…아무 것도 못했던데요? 그게 좀 아쉽더라고요! 아르헨티나는 우리도 이겼으니까 괜찮은데 포르투갈은 복수를 해줬으면 했거든요. 아, 그게 좀 아쉽네요. 근데 오히려 포르투갈전에서 진 게 이 팀에 더 잘 된것 같아요. 그런 시행착오가 예선에서 일어나는 게 정말 좋은거예요. 아시안 게임도 그래요. 태국전! 저는 그때 태국전 보고 우승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솔직히 아시안 게임 멤버가 너무 잘하는 형들로 구성됐잖아요. 누가봐도 절대 밀리지 않고 압도하는 멤버인데 그런 시행착오로 더 초심을 다지고 경기를 더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이번 대표팀도 마찬가지인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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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그래도 벌써 두 골을 넣었어요. '형님'이기도 하고!
"골 때문에 많이 힘들고 부담이 됐을 거예요. 포워드잖아요. 자기가 골을 못 넣으면 팀이 이기질 못하는 포지션이죠. 그래도 영욱이가 주장이 아니라 부담이 확실히 덜 한 것 같아요. 지금은 자신감이 더 올라온 게 보여요. 자기가 2년 전에 뛰었던 무대이니까. 경험치가 있잖아요. 그래서 골도 넣고 그런 게 아닐까요? U-20 최다 기록도 세웠잖아요. 저한테 자랑하더라고요. 하하."

FFT: U-20 대표팀과 연락도 자주 하나요?
"4강 진출하고 영욱이한테 축하한다고, 역사를 쓰고 있는 거라고, 더 잘해서 우승하라고 했어요. (이)재익이는 U-23 대표팀에서 같이 있었거든요. 재익이가 저한테 많이 물어보더라고요. '형,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러고요. U-20 월드컵 가기 전에도 제가 조언도 조금 해줬죠. 이번에 4강 진출 한 이후에 저한테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진짜 잃을 것 없이 자신감있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제가 못하면 큰일난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못해도 좀 부딪히고, 자신있게 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선수로서도 굉장히 좋은 무대잖아요. 내가 더 좋은 곳에 갈 수 있으니까. 그런 거 신경 쓰지 말고 정말 자신있게 하라고 했어요."

FFT: 애정이 각별한 것 같아요.
"감독님과 코치님까지 모두 제가 잘 아는 분들이라 저한테는 진짜 애착이 많이 가는 팀이에요. 저는 이 대표팀의 친선 대회도 다 관심있게 봤거든요. 코칭 스태프가 중간에 많이 바뀌었어요. 그래서 더 힘든 팀인데 너무 잘해주더라고요. 팀을 꾸리는 데 힘든 과정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꼭 우승하고 와야죠. 지금도 대단한데, 충분히 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얘기하면서도 소름 돋는데, 충분히 더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세진이가 많이 힘들어하는 것 같아요. 이런 것 또한 경험이겠죠? 세진이가 많이 아쉬울 거예요. 정말 간절하게 기다려온 대회일텐데. 그래도 앞으로 보여줄 기회가 많잖아요. 세진이는 잘 하니까. 이겨내고 즐기다 왔으면 좋겠어요 이제는. 아쉬운 마음을 좀 덜어내고. 쉽지는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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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현대고 후배들 최준, 오세훈, 김현우도 주전으로 뛰며 잘하고 있잖아요.
"너무 좋아요. 우리 현대고를 빛내고 있잖아요. 세훈이는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이제 빛을 발하고 있어요. 현우도 정말 좋은 선수거든요. 몰랐죠? 해외에 가면 아무래도 국가대표가 아니고서야 쉽게 잊혀지잖아요. 그런데 현우는 정말 해외에서 묵묵히 잘 준비했어요. 그러니까 이 무대에서 잘하고 있는 거고요. 준이도 얼른 프로에 가서 뛰었으면 좋겠어요. 후배들이 잘해주니 너무 좋아요."

FFT: 두 살 차이라 같이 뛰어본 적은 없죠?
"현우는 수비수잖아요. 수비수는 교체를 잘 안 해서 같이 뛴 적이 거의 없는데 세훈이는 같이 한 시간이 많아서 그런지 몰라도, 마음이 좀 많이 가요. 아픈 손가락이랄까요? 세훈이도 저랑 작년에 많이 힘들었어요. 그래도 제가 위로를 해줬죠. 너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프로에 온 거니까 2년이란 시간이 나보다 더 앞서간 게 아니냐고. 난 대체 뭘 하는 거냐고, 하하."

FFT: 정정용 감독과도 거의 6년이란 시간을 함께 했는데, 어떤 감독님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좋은 감독님이에요. 저를 처음 대표팀에 발탁해주신 감사한 분이죠. U-15 대표팀이었어요. 제가 정말 별볼일 없는 선수였는데, 지금의 저를 만들어주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때 저한테 리더십이 있다면서 주장 완장까지 채워주셨어요. 저는 제가 리더십이 있는 지도 몰랐는데.(웃음) 그때부터 성장했죠. 함께 해오면서 정신적으로 정말 단단하게 잘 잡아주신다는 걸 느꼈어요. 감독님이 이제야 인정을 받고 계신 것 같아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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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인터뷰를 굉장히 오랜만에 했어요. 꼭 하고싶었던 말이 있다면?
"타지에서 잘하고 있어도 잊혀지기 쉬워요. 국가대표에 가지 않는 이상, 국내 팬들의 기억에서 잊혀지는 게 보통이죠. 그런 선수들이 곳곳에 많아요. 그런 선수들이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관심 가져주면 너무 감사하죠. 물론 제가 저를 더 알리려면, 더 잘해야겠죠? 그렇게 해서 대표팀에 가야하니까요! (FFT: 2020 도쿄 올림픽 바라보고 있죠?) 그럼요. 꼭 가고 싶어요. 올림픽 팀도 관심 많이 가져주세요. 저도 관심 많이 받고 싶네요, 하하. 올림픽 꼭 갈게요!"

FFT: 마지막 질문입니다. 조영욱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걔 자꾸 이상한 안경 쓰고 인터뷰하던데 그거 좀 벗고 하면 안 되나? 원래 안경을 안 쓰는 애거든요. 어디서 이상한 안경을 구해와서 자꾸 써요. 자기가 주목받는 걸 안 건가? 그래서 자꾸 아이템을 착용하는 것 같은데.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하하하. 마지막까지 애들 잘 이끌어서 진짜, 꼭 우승했으면 좋겠어요. 진짜. 지금 대진도 나쁘지 않거든요. 제발 우승했으면 좋겠어요."

사진=FAphotos, 이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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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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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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