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전주] 리그가 남아서, 리그만 남아서, 전북은 아프다

기사작성 : 2019-06-27 06:14

- 2019 AFC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전주월드컵경기장

- 전북현대 1-1 상하이상강 (PSO 3-5)

- 트레블 외쳤는데…도전 둘이 끝났다

본문


[포포투=조형애(전주)]

7월 호 ‘불꽃 마감’을 하느라 제정신 찾을 길 없었다. 잠은 늘 들었다, 깼다… 수면유도제를 먹어 더욱 몽롱하다. 그래서 이것도 꿈인가 싶었다. “뭔가에 홀린 것 같아”. 급히 상경하며 <포포투>가 한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변한 것이 없다. 정신을 차려보니 전북현대의 도전은 끝나 있었다. 그것도 셋 중에 둘이나 끝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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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전주의 공기는 유난히 무겁게 느껴졌다. 수분 가득 머금은 꿉꿉함이 피로와 함께 어깨를 짓눌렀다. ‘사전 인터뷰에 가야 해!’ 머릿속으로 외치며 발걸음을 빨리 움직이다 깨달았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라는 걸, 사전 기자회견이 하루 전 이미 열렸고, 당일엔 경기전 감독과 만남이 없다는 것을…

서면으로 받아 본 전북의 사전 기자회견 전문을 꼼꼼히 읽어보는 것으로 ‘정신줄 잡기’에 나섰다. 효과는 있었다. 조세 모라이스 감독과 이용의 비장한 말들을 보면서, 얼마나 전북에 중요한 경기인가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ACL) 경기에 관한 것만 생각하고 있다. …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분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선택(수원전 로테이션)을 한 것이고 내일 경기 또한 중요한 경기이고, 승리를 하기 위해 필요한 선택이었다.”

전반전까지 그 ‘선택’에 끄덕끄덕하며 지켜봤다. 헐크… 그리고 헐크. 아무리 봐도 상하이상강에선 헐크만 위협적이었다. 팀 적으로는 전북이 훨씬 나았고 1-0이라는 스코어도 경기력을 따져봤을 때 합당한 결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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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까진 몰랐다. 전반 막판부터 기미가 슬슬 보이던 불안 요소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뚜렸해지고, 악재까지 겹칠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올 시즌 전반과 후반 경기력 차이가 나는 전북이었지만 ACL에서는 더욱 확연했다. 집중력이 떨어졌고, 그럴수록 상대는 열을 올렸다. 석연치 않은 판정에 흔들려 페이스를 잃은 것도 전북이었다.

결국 1-1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향한 연장전. 눈에 독기가 오른 전북 선수들은 벤치 앞에서 한 번 스크럼을 짜고 한동안 파이팅을 하더니, 그라운드 안에서 또 한 번 스크럼을 짰다. 그라운드 밖도 다르지 않았다. 들것을 담당한 앳돼 보이는 스태프들은 아예 서로의 어깨를 감싸고 ‘응원 모드’에 들어갔다.

무심한 하늘은 비만 내릴 뿐 도와주지 않았다. 감독이 퇴장당한 마당에, 연장전 막판 문선민마저 레드카드를 받았다. 좀처럼 흥분해 판정 불안을 제기하지 않는 선수로 봤던지라, 또 그 상황에 누구보다 격분했던 게 늘 침착한 이용이었던 지라 상황이 더욱 심각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 그렇게 승부차기에서 졌다.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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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 온 중국 취재진들과 헐크가 너무 티는 못 내고 테이블 밑으로 하이파이브를 하는 걸 지켜보는 것으로 기자회견은 시작됐다. 전북에선 김상식 코치가 나왔다. AFC에서 경기 도중 퇴장당한 모라이스 감독의 공식 기자회견 참석을 불허했기 때문이라 한다.

부상 선수 문제와 경기에서 나온 변수는 뒤로 하더라도 소극적인 운영과 끝까지 아낀 교체 카드에 대해선 묻고싶은 것이 있었는데 아쉬웠다. 대신 취임 첫 날 손가락 세개를 펴며 ‘트레블’을 외친 걸 코칭스태프도 모를리 없기에, 그에 대한 답은 들을 수 있었다.

“질 수 없는 경기 진 것 같다. 최선 다 한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 FA컵 (탈락에) 아쉬움이 많다. ACL도 16강에서 떨어졌다. 처음 목표한 트레블 안 되게 됐지만, 리그 3연패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공교롭게도 리그만 ‘박 터지게’ 됐다. 리그에 ‘올인’ 해야 될 팀이 울산문수구장에서 한 팀 더 생겼다. 전북이 제대로 집중할 수 있을 지는 봐야 알 것 같다.

<포포투> 7월호 인터뷰에서 조던 머치는 이런 말을 했다. 경남을 선택한 “주된 이유”가 “ACL에 나가기 때문”이라고. 4월호엔 홍정호가 “우선순위는 ACL이다. 전북이 FA컵 징크스도 있어서, FA컵 우승도 하고 싶다. 그다음이 리그 우승”이라 했다. ACL의 의미가 이럴진대, 리그 우승 경쟁이 남아있다는 게 얼마나 위로가 될지 모르겠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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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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