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전주] 예의, 존중, 인사, 응원…그들의 이별 공식

기사작성 : 2019-07-08 06:59

- 2019 K리그 19라운드 @전주월드컵경기장
- 전북현대 3-1 성남FC
- 어쩌면 마지막 김신욱의 전주성 퇴근길에서

본문


[포포투=조형애(전주)]

“이별 장면에선 항상 비가 오지, 열대 우림 기후 속에 살고 있나~”

옛날(?)엔 이런 노래도 있었다. 제목이 ‘이별 공식’이다. 적어도 제목은 맞는 것 같다. 세상사 이별엔 공식, 혹은 지키면 좋은 법칙이란 게 있다. 예의와 존중, 분명한 이유와 진심 어린 마지막 인사 같은 것 말이다. 7일 전북현대와 김신욱은 그런 면에서 하나의 좋은 예였다. 심지어 비까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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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무슨 공식인지, 내내 끄물끄물하던 하늘은 전북과 성남의 K리그 19라운드 경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비를 뿌렸다. 누군가에겐 마음의 결정 뒤 맞는 개운한 비였을 테고, 누군가에겐 시원섭섭 씁쓸한 비였다.

후자는 물론 조세 모라이스 전북 감독이다. “안넝하세요”. 어눌한 한국말로 인사를 하며 사전 인터뷰실에 나타난 모라이스 감독은 침착하게 이야기 하다 점점 손짓이 커졌다. “제스처가 컸죠? 화나신 거 아닙니다!”라고 통역이 웃으며 첨언을 한 뒤 감독 의사를 전할 정도였다.

“팬들은 아쉬울 수 있지만, 축하할 일이다. 김신욱은 잘 돼서 가는 거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 제안을 받았다. 그리고 전북은 김신욱 없이도 우승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우는 시늉을 하며) ‘으흐흐흐 신욱…’하고 울 수는 없다. 지나 간 일 계속 생각하고 연연하는 건 좋지 않다.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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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으론 ’김신욱의 결정만 남아 있다’고까지 듣고 킥오프를 맞았다. 그 결정이란 것에 대한 대답은 경기 종료 후 인터뷰까지 갈 것도 없었다. 김신욱은 그라운드 위에서 3단 행동 변화로 알려줬다.

16분, 득점을 하고 응원석을 향해 큰 절을 올렸다.
79분, 그라운드를 빠져나온 뒤 무릎을 꿇고 두 팔을 머리 위로 들었다.
90분 이후, 조세 모라이스 감독과 포옹을 했다.

전에 없던 행동에 김신욱의 결정은 쉽게 읽혔다. 16분 이후 행동들은 확신을 점점 심어주는 것이었다. 확신에 확신은 경기 종료 후 홀로 팬들에게 다시 돌아가 절을 올리고, 확성기를 통해 작별을 고했을 때 얻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전주성 퇴근길.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신욱은 “개인적으로 마음을 이적하기로 먹었다”고 말했다. 이별 n번째 법칙, ‘납득할 만한 분명한 이유’ 역시 밝혔다. 다롄 이팡은 물론 카타르, UAE 등에서 제안도 올 시즌 꽤 받았음에도 가지 않은 건 “갈 이유가 없어서”, 이번 이적을 결심하기까지 “제일 중요했던 건 (최강희) 감독님”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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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진심 어린 마지막 인사도 함께였다.

“부족한 선수가 전북 와서 성장 많이 했다. 더 좋은 모습 보여드렸어야 했는데 죄송스러운 부분도 많다. 성장시켜 주신 것이 팬들 사랑과 관심이라 생각한다. 감사하다.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아름다운 이별’이란 게 진부한 표현이지만 굳이 써야 한다면 이 헤어짐엔 쓰기 덜 오글거릴 것 같다. 팀 내 최다 득점자이자 확실한 득점 루트가 팀을 떠나는 데 팬들은 응원을 보냈고, 걸어가는 뒷모습에 “김.신.욱” 세 글자를 외쳤다. 선수는 성의 있는 마지막을 그렸으며 덤으로 막대한 금전적 이득을 팀에 안기게 됐다. 다 좋을 순 없다. 전북은 당장 대체 선수 영입이라는 숙제, 또는 난제가 남겨두고 있다. 새 선수의 적응 기간도 염두를 해야 할 테니… 당분간은 캡틴 어깨가 무거울 듯하다.

모라이스 감독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이동국이 올 시즌 (전북 소속) 220 골을 넣고 마쳐야 할 것 같다. … 성남전 골을 보고 기쁨도 있었지만, 머릿속으론 이제 18골 남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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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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