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인천] 인천의 드라마, 이제는 시작해야한다

기사작성 : 2019-09-23 02:09

- 2019 K리그1 30라운드 @인천축구전용구장
- 인천유나이티드 1-1 대구FC
- 인천의 드라마를 기다린다

본문


[포포투=이승헌(인천)]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있다. 찰나의 순간이 결과를 바꾼다는 뜻이다. 올 시즌 인천엔 지금이 그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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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저녁.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인천축구전용구장에 비바람이 불었다. 경기 내내 날카로운 바람이 얼굴을 때리고 추위에 몸이 덜덜 떨렸지만 차마 불평할 수 없었다. 태풍의 경로에 있던 울산과 경남의 홈 경기는 열리지 못할 정도였다. 바람이 아무리 차도 비바람만 내리는 거에 감사해야 했다.

공기는 차가웠지만 경기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인천의 홈 팬들은 언제나 그렇듯 목이 터져라 선수들을 응원했고 선수들도 그에 보답하며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해 뛰었다. 그리고 끝내 인천은 승점을 만들어냈다.

#인천의 강력한 무기 '집념'

비겨도 진 듯한 경기가 있고 비겨도 이긴 듯한 경기가 있다. 이날 경기에서 대구는 전자였고 인천은 후자였다. 경기를 주도한 팀은 대구였다. 선제골이 후반에 나온 게 이상할 만큼 대구는 경기 내내 날카로운 장면들을 만들었다. 최전방 공격수 에드가의 컨디션이 조금만 좋았더라면 점수 차를 더 벌릴 수 있었다.

반면 인천은 전반 초반 무고사의 골이 비디오판독으로 취소가 된 이후로 이렇다 할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인천의 공격 전개는 대구의 압박에 큰 효과를 보이지 못했고 공격수 무고사는 전방에 고립됐다.

후반 31분에드가의 페널티킥으로 대구의 선제골이 터졌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대구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다. 하지만 인천에게 포기란 없었다. 유상철 감독은 나이지리아 장신 공격수 케힌데를 교체 투입하며 동점골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인천은 케힌데의 장신을 활용한 공격을 펼쳤고 효과는 유효했다. 경기 종료 2분 전 공중볼 다툼에서 케힌데가 조현우의 실수를 끌어냈고 교체 투입된 명준재가 득점에 성공했다.

선수들의 집념으로 만들어낸 골이었다. 경기는 슈팅 숫자 6-13에서 알 수 있듯 대구가 압도했다. 하지만 안드레 감독은 "인천의 절실함을 이기지 못했다"며 대구보다 더 절박했던 인천을 인정했다. 인천의 절박함은 이번 경기뿐만 아니다. 지난 28라운드 울산전에서도 추가시간 끝에 동점을 만들어 냈다. 이처럼 상대 팀 감독마저 인정하는 선수들의 투지는 인천의 가장 강력한 무기일 수도 있다.

"매 경기를 결승같이 해야 한다"라는 유상철 감독의 인터뷰처럼 인천은 이제 꾸물거릴 시간이 없다. 남은 정규리그 세 경기에도, 스플릿 라운드가 시작해도 매 경기 이런 집념은 필수적이다. 한순간의 방심이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만든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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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밍은 지금이다

지난 몇 년간 인천은 K리그의 스토리를 만드는 작가였다. 시즌 내내 최하위에 머무르다 찬 바람만 불면 귀신같이 순위를 올렸다. 올해도 ‘잔류왕’이라는 타이틀을 이어가려면 지금부터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이번 경기에서 간신히 동점을 만들었지만 얻은 승점은 1점에 불과하다. 물론 최하위 인천에는 천금과도 같은 승점이지만 잔류를 위해서는 더 많은 승점이 필요하다. 인천은 지난 25라운드 수원과 경기 이후로 5경기 동안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남은 경기가 8경기 밖에 없다는 점에서 볼 때 이제는 무승 행진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왔다. 강등 경쟁 팀인 제주와 경남의 성적과는 상관없이 무조건적인 승리를 바라봐야 한다.

특히 스플릿 라운드에서 홈 경기에 집중을 해야 한다. 인천은 지난 2라운드 경남을 2-1로 이긴 후에 단 한 번도 홈에서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날짜로 따지면 인천 팬들은 199일 동안 승리를 보지 못한 것이다. 정규리그에서 홈 경기가 한 번 남았지만 상대가 전북인 만큼 승리를 가져오기는 쉽지 않다. 스플릿 라운드에서 만나는 상대들을 홈으로 불러들여 승률을 높여야 한다.

지난 시즌에 인천이 반등을 시작한 시점은 스플릿 라운드가 시작하는 10월 초였다. 그 말인즉슨, 올해도 인천의 드라마가 시작할 때가 머지않았다는 것이다. 라운드 마다 최하위 주인공이 바뀌는 만큼 강등권 경쟁 팀은 피가 말리는 싸움 중이다. 인천의 드라마가 '해피엔딩'으로 끝나려면 지금부터 안정적인 승리가 필요하다.

유상철 감독 개인에게도 인천의 잔류는 커다란 도전이다. 지난 인천 잔류 신화 중심에는 '감독 교체'가 있었다. 김봉길, 이기형, 안데르센 감독이 시즌 중 부임해 기적 같은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남은 경기들은 유상철 감독의 능력을 시험할 수 있는 무대라고도 볼 수 있다.

이날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가장 많이 들린 말은 “할 수 있어, 인천” 이었다. 지난 몇 시즌 간 ‘할 수 있다’는 걸 몸소 보인 인천이기에 올해도 기대를 할 수밖에 없다. 믿고 보는 인천의 시즌 막바지 아니겠는가.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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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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