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3.told] 김학범호가 감춘 '패'와 꺼낸 '패'

기사작성 : 2019-10-12 04:29

- 22세이하 대표팀 친선경기
- 대한민국 3-1 우즈베키스탄
- 김학범이 꺼낸 패와 감춘 패는?

본문


[포포투=이승헌(화성)]

"우리 패를 다 보여줄 수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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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호는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에서 얼마나 효율적인 실험을 진행하고 있을까. 일단 적절한 연막에는 성공한 분위기다.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은10일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끈 뒤 “완전한 베스트 팀을 보긴 어려울 것”이라며 선수 점검과 ‘전력 숨기기’를 병행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보였다. 이날 김학범호는 우즈베키스탄에 3-1로 역전승했다.

10월 예정된 두 차례 평가전은 내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을 대비한 장이었다.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권이 걸려있는 이 대회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3개월. 전 대회 챔피언 우즈베키스탄은 모의고사를 치르기에 적절한 상대였다. 그런데 평가전 셈법이 꼬였다. 우즈베키스탄과 AFC U-23챔피언십 같은 조에 편성됐기 때문이다. 주력 멤버들을 점검하고 최상의 조합을 찾으려던 당초 계획은 수정될 수밖에 없었다. 전력을 모두 노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겼기 때문이다.

김학범 감독은 경기 전 “얻어야 할 건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10일 평가전 첫 경기에서 ‘감춘 패’와 ‘꺼낸 패’가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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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백 대신 스리백, 수비 전술 바뀐 이유
김학범 감독은 선발라인업부터 실험의 성격이 짙은 패를 꺼냈다. 이날 김학범호는 3-4-1-2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김학범 감독은 포백 전술을 선호하는 지도자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포백을 활용한 4-2-3-1 포메이션을 주요 전술로 활용했다. 스리백 전술은 변칙 카드다. 이날 평가전 포메이션에 주요 전술을 숨기고 실험에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이 때문인지 초반 호흡이 아쉬웠다. 김재우(부천), 정태욱(대구), 장민규(한양대)로 구성된 스리백의 조직력은 완벽하지 않았다. 좌우 풀백 강윤성(제주)과 윤종규(서울)도 집중력이 아쉬웠다. 결국 측면에서부터 뒷공간을 파고든 우즈베키스탄의 개인 돌파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김학범 감독은 실점 장면에 대해 “호흡의 문제도 있고 개인적인 실수도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오늘 스리백은 처음 발을 맞췄다”고 변호했다. 갑작스러운 구성이어서 어느 정도 위험부담은 감수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양한 전술을 점검해보는 차원에서는 긍정적이었다. 김학범 감독은 "포백(전술) 하나로만 대회에 나설 수 없어 스리백으로 나섰다. 계속 스리백을 쓸 생각이었지만 상대가 퇴장 당하는 바람에 전술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변칙적인 선발라인업에 이어 경기 중 전술 교체에 대한 적응력까지 점검한 셈이다. 이날 경기서 주장 완장을 찬 수비수 정태욱은 "김학범 감독님 스리백은 공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술적인 부분에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선수들끼리 발을 맞추니까 잘 풀렸다”고 밝혔다.

선발 라인업에는 낯선 이름들도 등장했다. 맹성웅(안양), 한정우(카이라트), 장민규(한양대) 등이다. 대신 프로 무대에서 눈에 익은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조규성(안양), 한찬희(전남) 등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상대 입장에선 누가 주력 선수인지 파악하기 쉽지 않은 라인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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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 속 송곳, 존재감을 드러낸 선수들

김학범 감독이 꺼내든 ‘패’ 중 대표적인 선수는 공격수 오세훈(아산)이었다. 오세훈은 지난여름 폴란드 U-20 월드컵 맹활약하며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떠올랐다. 소속팀과 연령별 대표팀에서 꾸준히 성장한 오세훈은 김학범호에서도 입지를 다지고 있다. 장신의 피지컬을 활용한 볼 키핑과 연계, 마무리 움직임까지 고루 눈에 띄었다. 결국 후반 30분 김동현의 코너킥을 헤더로 마무리했다. 힘 있는 헤더는 전날 같은 장소에서 4골을 몰아친 선배 김신욱(상하이선화)과 겹쳐보였다.

오세훈은 역시 자신과 비슷한 스타일인 김신욱을 언급했다. 그는 "전날 김신욱 형 경기를 보면서 움직임이나 디테일한 플레이를 연구했다. 덕분에 골을 넣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김학범 감독이 꺼낸 '오세훈'이라는 새로운 패는 상대를 완벽히 무너트렸다.

또 다른 카드는 정우영이다. 정우영은 유럽챔피언스리그, 분데스리가에서 데뷔를 신고한 또 다른 기대주. 지난 여름 프라이부르크행을 택한 뒤 아직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지만 연령별 대회에서는 상대 팀의 경계 대상 1순위로 꼽히는 선수다. 김학범 감독은 “장시간 비행, 시차 등 (해외파) 고충을 이미 겪고 있다. 힘든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지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정우영은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출전했다. 초반에는 경기 속도에 다소 애를 먹은 듯 몸놀림이 다소 무거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컨디션이 올라왔고 후반 30분 김진규의 골까지 도왔다. 100%는 아니지만 충분히 미래를 기대할만한 활약이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정우영은 "아쉽다"라고 말한 뒤 "이제 좀 시차 적응이 됐다. 경기에 좋은 점도 있었고 아쉬운 점도 있었다"라며 자신의 김학범호 첫 경기를 평가했다.

김학범호는 14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친선 2차전을 치른다. 김학범 감독의 실험은 끝나지 않았다. 당초 소집 멤버를 모두 투입하겠다던 공언대로 큰 폭의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우리 패를 다 보여줄 수는 없지 않은가.” 연막 속에서도 “얻을 것은 얻어야 한다”고 했다. 2차전 실험이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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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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