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성남] 인천의 뉴 히어로 이태희

기사작성 : 2019-10-20 02:09

- 성남FC 0-1 인천유나이티드 @탄천종합운동장
- 또 다른 영웅이 탄생했다
- '미친 선방' 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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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이승헌(성남)]

난세 속에 영웅이 태어난다는 말이 있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인천에 새로운 영웅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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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가을 날씨였던 19일 오후. 성남과 인천의 경기를 보러 탄천종합운동장으로 향했다. 언제나 그렇듯 인천은 쉽지 않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킥오프 직전 그들의 순위는 11위. 다이렉트 강등을 당하는 12위와 단 3점 차였다. 지난달 까지만 해도 최하위에 있었다.

최근 몇 년간 ‘잔류왕’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던 인천이지만 올해는 그 명성을 이어가기 버거워 보였다. 그렇게 운명을 결정 짓는 파이널 라운드가 시작했고 그들은 매 경기 전쟁 같은 순간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그들의 잔류 DNA는 조금씩 꿈틀댔다. 인천은 성남전을 앞두고 4경기(1승 3무) 무패 행진을 달렸다. 특히 지난 라운드에서 우승을 노리는 전북의 발목을 잡았다.

“선수들도 절실한 상황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경기를 앞둔 유상철 감독의 말이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유상철 감독은 경기에 대한 각오를 길게 밝히지 않았다. 선수들이 절실하니 경기장에서 보여주겠다는 의미가 담긴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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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감독의 말이 옳았다. 인천 선수들은 경기장 그 누구보다 승리에 간절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끝나자 그들이 쏟아낸 눈물에서 그들이 얼마나 절실했는지 알 수 있었다. 소중한 승리였다. 무패 기록을 5경기로 늘렸고 12위 제주와 승점 차이를 더 벌렸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앞선 경기에서 수원에 1-2로 패한 경남을 제치고 10위로 올라섰다는 사실이다.

이기긴 했지만 쉽지 않은 경기였다. 이번 경기 승리로 잔류를 확정 지으려던 성남은 경기를 주도했고 인천은 성남 공격을 막아내기 급급했다. 경기 내내 밀리던 인천은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무고사 자신이 얻어낸 프리킥을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이 골이 결승골이 되면서 무고사는 인천의 영웅이 되었다. 하지만 영웅은 무고사 뿐만이 아니었다.

이날 경기에서 성남이 날린 슈팅은 21개. 결정적인 실점 위기만 해도 수차례 있었다. 하지만 인천이 0의 균형을 지켰던 건 골키퍼 이태희였다. 이태희는 경기 내내 ‘선방 쇼’를 벌이며 인천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이태희의 선방이 없었다면 인천은 큰 점수 차 패배를 당할 수 있었다. 유상철 감독 역시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100점을 주고 싶다"라며 이태희를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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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선방을 수차례 보이며 경기를 빛낸 이태희를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그대로 보낼 수 없었다.

"선수들끼리 남은 다섯 경기를 잘 치르자고 했다. 첫 경기에서 이겨서 좋다"고 소감을 먼저 밝혔다.

사실 이태희는 인천의 No.1 골키퍼가 아니다. 정산이 올 시즌 27경기에 출전하며 인천의 골문을 지켰다. 반면 이태희는 8경기 출전에 그친 팀 내 두 번째 옵션이었다. 하지만 정산이 지난 33라운드 전북전 워밍업에서 부상을 당하며 이태희가 남은 파이널 라운드 경기를 책임지게 됐다. 자신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은 이태희였다.

이에 이태희는 "부담감은 조금 있다. 하지만 어차피 해야 되는 거니까 최대한 편하게 생각하려고 한다"라고 했고 "정산 형이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고 머쓱해 했다.

이번 경기 승리로 인천은 잔류 가능성을 조금 높였다. 한 가지 걸림돌이 되는 것은 바로 홈 경기 성적이다. 인천은 유상철 감독 부임 이후 홈에서 단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하고 있다. 남은 네 경기에서 홈 경기 승률을 높인다면 인천은 잔류에 한 발 더 다가가게 된다.

골문을 지켜야 하는 이태희 역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다음 홈 경기(수원전)는 꼭 이기겠다. 홈에서 이길 때 되지 않았나"며 의지를 불태웠다.

어느 때 보다 수비가 중요한 상황이다. 남은 다섯 경기에서 실점하지 않는 게 득점을 하는 것보다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인천은 정산이 다치며 큰 약점을 노출했다. 이태희가 인천의 '뉴 히어로'로 등장하며 유상철 감독은 걱정을 한 시름 덜게 되었다.

인천이 '잔류왕' 타이틀을 올해도 이어가려면 '뉴히어로'의 활약은 필수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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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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