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전주] 전북의 파이널라운드 진입 전 vs 후

기사작성 : 2019-10-21 04:27

- 파이널라운드 대망의 첫 경기 시작!
- 전북 3-0 포항 @전주W
- 2경기 연속 무승부 거뒀던 그 팀은 없었다

본문


[포포투=조형애(전주)]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전설의 복서 마이크 타이슨이 말했다. 7경기 무패 행진, 종료 1분여 남기고 파이널A 진입. 상승세 제대로 탄 포항스틸러스의 행복 회로는 제법 그럴듯하게 들렸다. 하지만 경기는 생각, 혹은 예상 보다 싱겁게 끝났다. 시즌 막판 전북현대의 펀치는 매서웠다. 파이널라운드 진입 전 두 경기(2무)는 생각도 나지 않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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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파이널라운드 첫 경기를 1시간여 남겨 둔 일요일 오후 3시. 전주월드컵경기장 원정팀 라커룸 앞은 흥겨운 멜로디로 가득했다. 곡이나 장르는 기억이 안 나지만, 뭔가 리듬 타기 딱 좋은 바운스였다. 그 속에서 튀어나온 이가 트레이닝 차림의 김기동 감독이었다는 게 퍽 어울리진 않았지만, 표정만큼은 음악과 잘 맞았다. 그는 여유로운 미소를 흘리며 말했다. “재밌게, 포항 축구해보려 왔다.”

포항은 김광석이 경고 누적으로, 임대생 최영준이 원소속팀 상대 출전 불가 조항으로 결장해 라인업에 다소간 변화를 준 상태였다. 배슬기와 하창래가 중앙 수비에 나섰고, 중원 조합은 이수빈, 정재용으로 맞췄다. 포항은 멋지게 들릴 정도로 ‘정공법’을 준비하고 있었다. ‘라인 브레이커’ 김승대가 적으로 포항을 맞는 상황. 내려서서 경기를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고 싶진 않다. 공간을 내주더라도 앞에서 하겠다”고 했다.

믿는 구석은 배슬기의 경험과 이수빈의 성숙된 플레이였다. 이수빈의 경우 그동안 수비에 문제를 보였는데 최영준이 합류해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면서 “성숙되었다”는 게 김기동 감독 평가다. 또한 정재용이 수비 커버에 힘써 준다면 볼 배급과 감각이 좋은 이수빈이 팔로세비치에게 좋은 패스를 연결해 좋은 장면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팔로세비치는 볼을 지키는 데 일가견이 있기 때문이다.

끝이 아니었다. 전북 풀백이 많이 전진하는 성향을 보이니 “신형민을 끌어내어 사이드를 노리겠다”고도 했다. 그 사이드를 노리는 이는 물오른 감각을 자랑하는 완델손. 전북 2선에 공격 성향이 짙은 선수들이 많이 포진해 있어 신형민의 수비 부담이 충분히 가중될 수 있기에 이치에 맞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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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물론이고, 축구도 계획처럼 흘러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킥오프 이후 곧장 골키퍼 강현무의 ‘극한 직업’이 시작됐고, 결국 12분 로페즈가 포항 골문을 열었다. 전반이 0-1로 마친 건, 포항엔 다행이다 싶을 정도로 일방적인 경기 흐름이었다. 후반엔 압박에 당황하던 플레이가 조금 나아졌나 싶었지만 골은 되려 더 터졌다. ‘크랙’ 문선민에 이어 권경원까지 득점에 성공했다.

포항이 후반 10분도 안 돼 외국인 선수 둘을 뺀 건 공격 작업의 변화 또는 백기투항으로도 보였다. 하지만 전북은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끝까지 적극적이었다. 당장이라도 다득점으로 우승이 결정 나는 팀처럼 볼에 집중했다. 휴식기 전 33라운드, 두터운 수비 라인을 갖춘 인천을 상대로 이렇다 할 플레이를 보이지 못한 것과는 확실히 달랐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를 잡는 힘. 그래서 시즌 막판에 더욱 강한 팀이 바로 전북이다. 여기에 파이널라운드 시작 뒤엔 눈에 띄게 조직력까지 좋아졌다. 조세 모라이스 감독도 “중요한 건 팀 분위기”라면서 “워낙 스쿼드가 좋다. 그래서 엔트리에 들지 않았던 선수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기고자 하는 마음을 똑같이 심어줘야 했었는데, 잘 된 것 같다. 뒤에서 궂은일 하는 선수들이 뭉쳐야 한다. 그래야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위기를 감지한 전북이 똘똘 뭉치고 있다. 트로피 향방은 여전히 알 수 없지만, 하나는 확실해 보인다. 전북은 전보다 더 강해졌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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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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