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울산] 노력은 저기하지 않는다

기사작성 : 2019-11-24 04:01

- K리그1 37R 울산 1-1 전북 @울산종합
- ‘저기’를 완성하세요
- ‘배신’으로 채울 팀은 어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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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조형애(울산)]

2019시즌 우승 팀이 결정될 확률 33.3%. 울산으로 향한 이유다. 트로피는 먼저 출발한 뒤였다. 파란색으로 ‘깔’ 맞춘 꽃가루와 함께.

5시간을 넘게 달려 목격한 결과는 66.6%였다. 23일, 울산현대와 전북현대는 어느쪽도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상용구를 완성하지 못했다. 대신 ‘EBS가 낳은 대세 캐릭터’ 펭수 말처럼 남았다. 저기(?) 한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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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도 별 소용없었다. 울산종합운동장이 가까워질수록 차가 속도를 못 냈다. 만원 관중(19,011명)이 모여서다. 헐레벌떡 들어간 경기전 인터뷰실은 무슨 토너먼트 파이널이라도 앞둔 것 같았다. 정신이 없었다. 승점 3점 차 선두 싸움이라는 상황, 펄럭이는 수 천개 울산 깃발, 전북 서포터스 일당백 존재감, 상암과 춘천에서 들리는 무더기 골 소식까지 집중력을 흩트렸다.

#전북의 노력

용케 전북이 먼저 정신줄을 잡았다. 확실히 노련했다. “조직력 다음은 경험”이라는 이동국 말이 떠올랐다. 경험은 벼랑 끝 큰 경기에서도 발을 본능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듯 보였다. 신형민이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울산 공격 줄기를 차단했고, 로페즈가 판을 흔들었다. 압박이 느슨해진 사이 로페즈, 손준호, 이동국이 연거푸 슈팅을 때렸다.

후반 4분이 됐다. 바짝 컨디션이 올라온 김진수가 김승규도 “처음봤다”는 원더골을 터트렸다. 모든 분위기가 울산이 잔칫상 받는 날처럼 꾸며진 곳. 전북은 순위를 맞바꾸지는 못했지만 승점을 얻었다.

“많은 분들이 보셨듯 우리 선수들이 최선 다했다. 결과가 아쉽다” 말하는 신형민이, 그리고 그 뒤로 지나가는 모든 전북 선수들 얼굴이 하늘이 무너진 표정이었지만, 끝은 아니다. 로페즈 외 이렇다 할 외국인 선수 활약 없이, 김신욱도 시즌 중반 떠나보냈던 시즌. 게다가 문선민 없이 치른 경기를 감안하면 노력은 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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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노력

울산은 막판 20여 분을 앞두고 누가 ‘얼음 땡’ 해준 것 같았다. 14년 묵은 한을 풀 기회에서 기대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어딘가 얼어 보였달까. 울산 김도훈 감독은 “수비로 내려설 마음이 없었다. 백중세 경기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뭐가 빠진 것처럼 들렸다. 굳이 추가하자면 ‘김승규 선방 덕’이라는 말 정도.

실점 뒤 한동안은 울산이 그대로 맥없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흐름은 순식간이었다. 원동력은 ‘노오력’ 외에 설명이 어려워 김보경 말을 빌린다. 김보경은 간절함을 들었다. 2013년 우승 직전 포항에 무너진 트라우마를 꺼내면서 말이다.

“2013년 포항이 이긴 건 포항의 간절함이 좀 더 커서였던 것 같다. 냉정하게 오늘 실수도 했지만 어떻게든 골을 넣으려고 했던 마음이 결과를 가져왔다. 다음 경기에 우리의 간절함이 우승으로 연결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포항과 이야기는 과거다. 오늘 승점 1점으로 (우승) 기대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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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포항

우승 경쟁이 최종전으로 이어지면서 가장 주목받는 팀이 생겼다. 뜻밖에 ‘우승 설계자’가 된 포항이다. 포항은 울산과 38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2013년 극적 우승을 차지한 팀이자, 한 유스 선수가 “고춧가루 뿌리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울산은 이겨야한다”고 말하는 울산과 전통의 라이벌이다. 제 스스로 목표도 있다. 실낱같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희망이다.

관계는 묘하다. 울산은 비기기만 해도 우승하는데, FC서울 상대 3-0 기세를 올린 포항이 이기려 나선다. 김기동 감독은“다 져도 된다. 울산만 이겨라”라는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파이널 라운드를 보냈다. 전북은 대구FC에 2-4로 무너진 뒤 원정길에 오르는 강원FC를 상대한다. 자력 우승 가능성은 사라졌지만,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기다리면 또 모른다.

<포포투>는 여기서 빠진다. 끝까지 재미만 부탁드리며, ‘노력은 저기하지 않는다’ 문장을 제각기 완성하시길. ‘저기’가 어떤 단어로 대체될지는 남은 일주일에 달렸다. 그때까지 울산, 전북, 그리고 포항까지 참고하면 좋을 펭수의 한 마디.
“부정적인 사람들은 도움 안 돼요. 긍정적인 에너지로 긍정적인 사람들과 얘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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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Aphotos, 자이언트펭TV캡쳐
writer

by 조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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