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전주] 의심을 떨치면 우승은 현실이 된다

기사작성 : 2019-12-02 05:36

- K리그1 38R 전북 1-0 강원
- 막판 역전 우승의 현장에서

본문


[포포투=조형애(전주)]

그럴 때가 있다. 이성적인 계산보다 막연한 예감에 더 믿음이 갈 때. 우주의 기운이 누군가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을 때. 1일, 전주가 그랬다. 킥오프와 함께 시작된 흐름은 걷잡을 수 없었다. 전북현대 우승 경우의 수 단 하나 전북현대 승리, 울산현대 패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그들에겐 뭔가 있었다. 뭐라 설명하기 힘든 느낌, 더 나아가 왠지 모를 확신 같은 거 말이다. 이용이 말했다. “우리가 우승할 것 같아서 (며칠 전에 우승 세리머니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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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울산과 맞대결을 1-1로 마친 뒤 전북이 보인 표정을 잊지 못한다. 시쳇말로 나라 잃은 백성 같았다. 경기후 질문에 성심성의껏 말하긴 하는데 다들 멍한 얼굴에 목소리까지 축 처져있었다. 애써 찍은 영상을 ‘갠소’하기로 한 이유다.

내용적으로 나았던 경기와 산술적으로 남아 있는 가능성에 기대는 ‘정신승리’는 없었다. ‘끝난 것 같다’는 느낌을 풀풀 풍기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2주 후, 그 얼굴들은 없었다. 대뜸 판정 불만을 보였던 그날 그 조세 모라이스 감독부터 아니었다.

“안뇽?”


2019 K리그1 강원FC와 최종전을 앞두고 만난 모라이스 감독의 첫마디다. 괜히 취재진까지 진지해진 분위기에 “풉”하고 웃음이 터질 정도로 뜬금없는 인사였다. 긴장한 기색은 없었다. “잠은 잘 잤는가”하는 질문에 “다른 날과 똑같이 잘 잤다”고 했다. 아닌 게 아니라 진짜 푹 잔 듯했다. 눈동자가 또렷했다.

선수들도 긴장한 것 같지 않았다. 오히려 절박함에 몸이 자동으로 반응하는 듯 보였다. 제일 바쁜 건(?) 관중들이었다. 비도 오는데 굳이 너도나도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눈을 요리조리 굴려가며 경기를 봤다. 실제로 고장 났다는 팬 이야기까지 경기 후 들을 정도로 그들은 내내 화면 속 울산종합경기장에 집중했다. 전북 관계자도 마찬가지. 귀는 전주성에 기울이고 눈은 중계 화면을 집중했다. “포항을 응원해 보긴 처음 아닌가”하고 물으니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화면에 눈을 고정한 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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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26분, 그라운드 상황과 별개로 전주성이 들썩였다. 포항스틸러스의 선제골이었다. 선수들은 분위기를 바로 파악했다. 손준호는 “상대 상황을 모를 수 없었다. 힘들었는데 힘이 났다”고 돌아봤다. 그리고 얼마 안 돼 그 힘으로 골을 신고했다.

순식간에 전북이 우승하는 흐름이 됐다. 포항은 가히 올 시즌 최고 조직력이라 할 정도로 분전하며 울산에 맞섰다. 후반엔 완전히 일을 냈다. 눈앞에 그라운드를 놔두고 타 경기장을 그토록 흥미진진하게 본 건 처음이었다. 포항의 고춧가루, 아니 그들 말마따나 ‘영일만 철가루’는 맵고 거칠었다.

경기는 전북이 1골 리드를 끝까지 지킨 채 먼저 끝마쳤다. 그 뒤는 한바탕 포항 응원전이 펼쳐졌다. 1만여 관중들은 “포항, 포항, 포항”을 외쳤고 막판 페널티킥 골에 열광했다. 곧 ‘전북 우승 확정에 확정’과 같은 득점이었다.

우승 참 여러 번 한 전북이었지만 못 보던 표정을 각양각색으로 보여줬다. 누군가(송범근)는 많이도 울었고, 누군가는 감격에 찬 얼굴로 허공을 바라봤다. 그래도 하나는 같았다. 우승에 대한 의심을 경기 당일엔 지운 것이다. 이동국은 “어제까지 ’우리가 우승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너무 많이 들었다”면서도 “우리 거(승리) 해놓고 기다리자는 마음이었다”고 최종전 마음가짐을 전했다.

모라이스 감독도 경기전 설레발이 될까 우려했는지 못다 한 말을 경기후 했다. “기분이 평상시와 달랐다. ‘기적이 일어날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고 경기장에 왔다. 지금에서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손준호는 조곤조곤 할 말 다 한다. “우승도 해본 사람들이 한다고… 전북현대 모든 선수들에게 그런 확신이 있었다.” 그들이 말한 ‘추가시간 90분’. 경험치는 마인드컨트롤로 나타났다. 이제 전북은 별이 7개다, 7개!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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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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