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1인자’ 위르겐 클롭 리더십 대해부 ②

기사작성 : 2020-01-21 15:28

- 프리미어리그 단독 선두 질주
- 리버풀의 새로운 부흥기를 이끌고 있는 지도자
- 위르겐 클롭 지도철학에 관한 모든 것

본문


[포포투=편집팀]

2015년 위르겐 클롭이 리버풀 감독으로 부임했을 때를 떠올려보자. 그로부터 4년 남짓, 클럽의 변화상은 괄목상대다. 당시 프리미어리그 10위였던 리버풀은 지난 시즌 역대급 우승 경쟁을 거쳐 올시즌 ‘사실상 우승’을 찜해둔 강자의 면모를 회복했다. 그 사이 유럽 챔피언으로 등극한 사실은 벌써 역사가 됐다.

클롭은 어떻게 리빌딩에 성공했을까? 리버풀의 변화에 감명받은 존 비숍이 클롭과 대담을 통해 그의 리더십을 탐구했다. 존 비숍은 아마추어 축구선수 출신인 영국 코미디언이다. 둘의 대담 내용은 <포포투> 지면을 통해 공개됐고, 지난해 말 영국에서 발간한 단행본 'A Game of Two Halves'에도 수록됐다.

그 일부를 기사로 정리한다. 이어지는 대담에서 펩 과르디올라, 조제 모리뉴 등 라이벌로 엮이는 상대들부터 감독직, 종교, 언어, 신념 등 거의 모든 것에 관한 그의 철학을 확인해볼 수 있다.

-> ①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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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니컬에어리어와 과르디올라에 관해서

비숍
경기 전 터치라인에서 상대 팀의 워밍업을 관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클롭
우리팀은 일주일 내내 보기 때문에 더는 주시할 필요가 없다. 경기 전에 상대의 라인업을 받지만 포메이션까지는 모른다. 가끔 준비한 포메이션에 맞춰 몸을 풀 때가 있다. 상대가 백포(back 4) 전술로 나올지를 확인할 수 있다. 백스리(3), 백파이브(5) 전술인지 알아낼 수도 있다. 네 명이 나란히 서서 몸을 풀면 백포로 나올 확률이 높다.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으려고 워밍업을 살핀다. 분위기도 엿볼 수 있다. 유로파리그 도르트문트전에서도 경기 전에 옛 제자들의 워밍업을 지켜봤다. 선수들이 나를 보면서 좀 이상하다는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킥오프 전부터 우리가 작은 승리를 거뒀다고 생각한다.”

비숍
계체에 나서는 복서의 코치 같은 느낌이다. 의도가 다분한 행동.

클롭
“몸을 풀다가 상대 선수가 내게 가까이 올 때가 있다. 나는 익숙한데, 그 친구들은 ‘저 감독은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지?’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그러면 상대 코치들은 자기 선수들에게 나한테서 떨어지라고 소리친다. 내가 겁을 주는 건 아니다. 단순히 상대가 궁금할 뿐이다.”

비숍
테크니컬에어리어의 열정적 퍼포먼스가 유명하다. 벤치에 가만히 앉아서 경기를 볼 수는 없는가?

클롭
“그렇다. 언젠가는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모른다. 왜냐면 지금이 예전보다 훨씬 얌전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믿기 어렵겠지만, 예전에는 심했다. 일주일 내내 선수들에게 지시하면서 경기를 준비한다. 하지만 경기 중에는 너무 시끄럽고 상황이 빨라서 메시지를 전달하기가 어렵다. 전술 지시는 하프타임에만 가능하다.
그래서, 내가 선수들의 보급 창고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선수들의 에너지가 떨어질 때 내가 채워야 한다. 선수들에게 ‘나한테 남는 에너지를 너희들에게 주겠다. 그러니까 나가 싸워라. 이때다 싶을 때는 내가 도와주겠다. 너희가 힘이 떨어진 것 같으면 내가 소리를 질러서 알려주겠다’라고 말한다. 상황에 반응하지 못하거나 후회할 바에는 나와 으르렁거리면서 싸우는 게 낫다. 선수들이 ‘감독, 당신 정말 나쁜 놈이야’라고 생각하고 나서 자신을 입증하는 편이 훨씬 바람직하다.
터치라인의 제스처를 궁리해본 적은 없다. 그냥 본능적인 나 자신의 모습이다.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관심 없다. 사람들은 내가 너무 격정적으로 보여서 전술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맞다. 나는 감정적인 사람이다.”

비숍
사람들은 펩 과르디올라를 전술가라고 생각한다.

클롭
“펩도 격정적이긴 하다. 나보다 덜할 뿐이다. 그는 소리 지를 때가 더 어울린다. 펩은 완벽해 보인다. 체형, 패션센스, 모든 게 완벽하다. 내가 소리 지르면 꼭 연쇄살인범처럼 보인다. 표정도 그렇다. 항상 이상하게 이를 꽉 깨무는 버릇이 있다. 하지만 갓난아이를 들여다볼 때도 똑같은 표정이다. ‘아이고 귀여워라’라면서 짓는 표정. 대부분 아이들이 울음을 터트리긴 하지만.”

# 치열함에 관해서

비숍
90분 내내 치열함을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인가? 루틴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한 경기를 끝내고 난 뒤에 얼마나 빨리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가?

클롭
“스위치를 점멸하는 식은 아니어도 예전보다는 훨씬 부드럽게 넘어간다. 한 경기를 끝낼 때마다 인터뷰를 12~13회 정도 한다. 자신의 감정에 관해서 생각할 겨를이 없다.”

비숍
인터뷰를 몇 번이나 한다고?

클롭
“대략 12회 정도다. TV 인터뷰가 여섯 차례 정도 되고, 다음에 라디오, 라디오, 라디오, 그리고 구단 TV채널과 인터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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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숍
전부 계약 의무인가?

클롭
“그렇다. 챔피언스리그 경기 후에는 인터뷰가 더 많다.”

비숍
언론 앞에서 모든 것을 이야기하면서 진정시킨다는 뜻인가?

클롭
“잘 모르겠다! 경기가 끝나면 라커룸으로 가서 몇 분 정도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한다. 그리곤 나가서 매트 맥컨(구단 홍보 담당자)이 나를 데리고 인터뷰하러 간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요리하기 전의 날고기 같은 상태다.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채로 기자회견에 나서서 가끔 멍청한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 ‘왜 A 선수를 기용했는가?’ 같은 질문. 할 말을 꾹 참는 요령을 배워야 한다. 경기에 패하고 나면 감정을 자제하기가 어렵지만 오래전부터 패할 때도 있다는 운명을 수용했다. 지금까진 잘 해내고 있다. 어떤 기자들은 내 말에는 관심이 없이 그냥 기삿거리가 될 만한 코멘트를 따려고 애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라는 식이다. 그러면 대답을 정돈하기가 쉽지 않다. 가끔 직설적으로 쏘아댈 때도 있다. 독일 시절에는 인터뷰를 이상하게 하기로 유명했다. TV 생중계 인터뷰에서 ‘당신 도대체 무슨 경기를 봤어?’라고 되물은 적도 있다.”

비숍
영국에서는 그런 일이 없었던 것 같다.

클롭
“말했듯이 예전보다 많이 침착해졌다.”

비숍
나이가 들어서?

클롭
“맞다. 인터뷰를 해치우고 선수들을 보고 난 뒤에는 경기를 복기하지 않는다. 장남이 33세, 차남이 30세인데 두 녀석 모두 축구에 미쳐 있다. 리버풀로 온 뒤로 내게 계속 축구 이야기만 해댄다. 독일에서 문자를 보내온다. 경기가 끝나고는 ‘제발, 너희 입 좀 닥쳐줄래?’라고 회신한다. 나도 그 경기를 봤다니까. 직접 현장에서 말이다. 지나간 일을 떠들고 싶지 않다. 어차피 다음날 나는 리뷰 미팅도 해야 하고.”

# 리버풀 감독 후계자에 관해서

비숍
리더에게는 자신감이 중요하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구단의 레전드 출신이라면 그런 상황에 좀 더 편안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7년 스티븐 제라드를 U18 팀 감독으로 영입했었다. 구단 레전드를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감독들도 있지만, 거꾸로 당신은 감싸 안았다.

클롭
“우선 케니(*달글리시, 현 비상임 이사)와 스티비(제라드 애칭)는 부임 첫날부터 나를 든든하게 도와줬다. 그리고 감독 업무는 주변 인물이 누구든지 전혀 상관없다. 리버풀이 나를 해고하면 아마도 케니가 1순위 후보일 것이다. 아니면 글래스고로 가서 스티비를 데려올 수도 있다. 내게 다음 감독을 묻는다면, 나는 스티비라고 대답하고 싶다. 오늘도 10분 전에 여기서 그를 만났다. 언제든 필요할 때마다 그를 돕고 있다. 누군가 당신의 자리를 대체한다면, 그 사람을 원망할 게 아니라 내가 부족하다고 인정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할 만큼 나는 성숙했다. 나는 천재도 아니고 완벽하지도 않다. 그러나 구단을 위해서 내 모든 것을 헌신한다. 결과가 좋으면 만족한다. 나쁘면 상황의 문제일 뿐이다. 타인을 시기하지 않는다. 냉소적이지도 않다. 나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 누군가 내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돕는다. 가족들은 내가 너무 쉽게 마음을 연다고 하는데, 눈치를 보는 자체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 내 삶과 직업에 만족한다. 주위에 있는 모든 이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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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사람(The Normal One*)’에 관해서
(*역주: 부임 기자회견에서 조제 모리뉴의 ‘스페셜원’과 비교 질문에 대해서 클롭은 ‘나는 보통사람’이라고 대답했다.)

비숍
처음 멜우드에서 당신을 봤을 때, 오펠(중저가 자동차 브랜드)을 타고 오더라.

클롭
“지금도 오펠을 탄다.”

비숍
대단하다. 그런데 축구 감독이나 선수들의 자동차치곤 너무 평범하다. 축구계의 화려함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축구 외에 당신만의 세상이 확고한 것도 같다. 일상에서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가?

클롭
“아내, 개, 친구, 가족. 두 아들이 내 ‘베프’다. 둘 다 독일에서 일한다. 말했듯이 둘 다 축구광이다. 경기 보러 자주 이곳에 온다. 특히 빅매치는 놓치지 않는다. 문자도 계속 해대고. 지금 두바이에서 아내와 아들들, 그리고 녀석들의 여자친구들과 엿새 휴가에서 막 돌아왔다. 이보다 행복할 수는 없다.
솔직히 돈 걱정이 없어질 때부터 축구 감독이란 직업을 즐기기 시작했다. 꽤 젊어서부터 돈벌이에 연연해하지 않아도 되었다. 축구 안에서 사람들은 말도 안 될 만큼 큰돈을 번다. 하지만 언제든 쫓겨나거나 명예가 땅에 떨어질 수도 있다. 언론과 팬들에게 한번 찍히면 다시 일자리를 찾기가 어렵다. 독일에서는 아주 흔한 일이다.
마인츠 시절부터 나는 일이 잘 풀렸다. 감독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어서 아주 자유로웠다. 피지 국가대표팀 감독이 될 수도 있었다. 축구 감독 일이 너무 좋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물론 실적을 남겨야 해서 그에 따르는 부담도 있다.
세상 일 중에서 나는 축구를 제일 잘한다. 지금 일을 관두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당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코미디언이란 직업 말고 또 뭘 할 수 있을까? 제일 잘할 수 있는 직업을 하면서 만족스럽다는 상황이 당신과 내게는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당신도 돈벌이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부터 직업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비숍
나는 느지막하게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되었는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케이. 동네나 펍에서 코미디언을 할 수 있겠어.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나는 코미디언이 될 수 있다고!’ 돈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내가 무슨 일을 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

클롭
“나 같은 경우는, 내가 축구 감독을 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는 게 중요했다. 그리고는 ‘오케이, 이 일을 최대한 오래 해야겠어’라고 생각했다. 지금 내 상황이 딱 그렇다.”

비숍
리버풀과 계약기간이 2022년까지다.

클롭
“맞다. 2022년까지 계약되어있다.”

비숍
당신의 집이 리버풀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면 당신 고향인 슈바르츠발트?

클롭
“열아홉 살에 슈바르츠발트를 떠났다. 마인츠가 내 안식처다. 가족이 함께 지은 집이 그곳에 있고, 아들 중 한 녀석이 살고 있다. 다른 한 집은 베를린에 있다.”

비숍
정말 미안한데 마인츠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클롭
“오! 프랑크푸르트 바로 옆이다. 독일의 남서부. 인구는 18만 명인데 대부분 학생들이다. 라인강을 끼고 있고 와인으로 유명하다. 정말 좋은 곳이다. 이곳이나 도르트문트보다 날씨도 훨씬 좋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아, 미안하지만 이제 가야 한다. 오늘 고마웠다(부리나케 감독실에서 빠져나간다).”


사진=포포투DB,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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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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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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