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이종현]

조별리그 첫 경기 중국전 후반 추가시간 이동준의 득점으로 어렵게 이겼을 때만 하더라도 ‘김학범호’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착실하게 준비한 실력은 어디 가지 않았다. 이란전, 우즈베키스탄전, 요르단전, 호주전으로 이어질수록 경기력이 개선됐다.

그렇게 한국은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에 나서게 됐다. 이제 우승까지 한 걸음. 이쯤에서 김학범호의 속마음을 대변해보겠다.

'원래 우승팀은 조별리그에 컨디션을 맞추지 않는다니까?!'


#세 번째 골대는 ‘한국편’

세 번째 골대는 이번에도 한국 편이었다. 8강 요르단전에도 그랬고, 4강 호주전에도 마찬가지. 요르단전엔 김진규, 김진야가 골대를 맞추고 이동경의 후반 추가시간 프리킥이 골대 맞고 들어갔다.

호주전 역시 오세훈, 정태욱이 골대를 맞췄고 이유현의 슈팅이 세 번째 골대를 강타하고 나온 것이 김대원의 결승골로 이어졌다.

세 번이나 골대를 맞춘 것을 불운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그만큼 한국의 공격이 매서웠다고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두드리니 열렸다!


#4경기 만에 무실점

이번 대회 최고의 고민거리는 수비진이었다. 김학범 감독은 이상민-김재우, 김재우-정태욱, 이상민-정태욱 센터백 조합을 시도했다. 결론은 이상민-정태욱이다.

한국은 조별리그 2차전부터 8강까지 3경기 연속 실점했다. 요르단전엔 후반 집중력 저하로 수비에서 큰 실수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호주전엔 수비에서 별다른 문제도 없었고, 무엇보다 4경기 만에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얻는 소득이 많았다.

그동안 친선경기에서 조합과 실험 측면에서 수비수를 기용했다면, 김학범 감독은 이번 실전 무대를 통해 정확히 선수를 파악하고, 수비수 와일드카드 여부에 대한 고민이 끝나지 않았을까 싶다.


#김대원과 '조커들'

한국은 매 경기 5명 이상의 선발 선수를 교체하면서 선수들의 주전 경쟁 동시에 체력 이점을 잡았다. 대회 전에는 윙어 엄원상의 컨디션이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측면 공격수 중 의외로 꾸준히 활약한 선수는 김대원이다.

호주전 결승골이 아니더라도 김대원은 조별리그 1차전 중국전을 제외하고 투입됐을 때 고른 활약을 펼쳤다. 정우영, 엄원상, 이동준이 빠른 스피드를 가진 윙어라면, 김대원은 주변 선수들과 호흡이나 슈팅에서 강점을 보였다.

이동경, 이동준 등 후반 교체로 투입한 ‘조커들’의 활약도 좋았다. 교체로만 이동경이 2골, 이동준이 1골을 보탰다. 상대의 특성을 맞게 선발 선수를 구성하고, 후반 조커로 승부수를 본 김학범 감독의 생각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준결승까지 이동경, 이동준, 조규성, 오세훈이 2골씩, 김대원이 1골 넣은 고른 득점 분포도도 김학범호의 강점이었다.

사진=FAphot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