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인천] 그렇게 축구는 계속된다

기사작성 : 2020-04-24 10:28

-코로나19로 유럽에서는 축구가 멈췄으나, 한국은 다시 시작한다
-인천유나이티드와 수원FC와 경기는 그 첫걸음을 뗐다

본문


[포포투=이종현(인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멈췄던 축구 시계가 다시 돌아간다. 한국은 코로나 감염자가 확연히 줄어들어 축구 재개 준비 중이다. 4월 23일 오후 3시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인천유나이티드와 수원FC의 연습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휘슬 소리가 청명하게 울렸다.

한국 정부는 코로나 불길이 어느 정도 잡혔다고 판단했다. 20일부터 4주간 지속했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정부의 방침을 근거로 구단 간 연습경기를 허용했고, 인천이 발 빠르게 움직였다. 23일 2020시즌 K리그 최초의 시범경기가 열린 이유다. 연맹이 목표한 5월 둘, 셋째 주 시즌 개막을 위한 전초전이었다.

Responsive image

경기장은 평소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분위기였다. 경기장 입장을 위해 손소독제로 손을 닦고 위생 장갑을 끼고 체온을 점검받아야 했다. 열화상 카메라가 지켜보는 아래에서 인적 정보까지 적어야 미디어석에 들어설 수 있는 최소 조건이 달성됐다.

선수단과 미디어의 이동 동선 역시 완전히 분리됐다. 미디어는 오직 입구에서부터 4층 미디어석으로만 이동 가능했다. 경기 후 인터뷰를 위해 잠시 2층 출입이 허용됐을 뿐이다. 선수와 접촉을 최대한 막기 위한 방안이었다.

경기장은 4월의 날씨로 기대할 법한 기온이 무색할 정도로 쌀쌀했다. 강풍이 불어 체감온도는 더 떨어졌으나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인천 관계자가 알린 취재진만 70여 명. 김은중 U23 코치, 마이클 킴, 최태욱 A대표 팀 코치,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물론 K리그1 수도권 구단의 관계자도 자리하며 이 경기의 큰 관심을 보였다. 연맹 홍보팀 직원도 총출동했다. 경기가 연맹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이루어지는지, 다른 애로 사항은 없는지 구단 관계자, 미디어의 의견을 수렴했다.

Responsive image

선수들도 복잡한 경기 준비 과정을 거친 건 마찬가지다. 수원은 아예 선수단을 버스 두 대로 나눠 경기장에 왔다.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당분간 버스를 두 대로 나눠서 이동해야 할 것 같다. 경기 뛰는 선수는 철저히 방역이나 감염에 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선수들도 마스크 착용은 기본이고, 입구에서 체온 점검을 통과해야 경기장 입장이 가능했다.

선수들과 주심의 입장 방법부터 범상치 않았다. 두 개의 쓰레기통이 그라운드 위에 놓여 있고 심판진을 필두로 선수들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입장했다. 그라운드에 배치된 쓰레기통에 자신이 사용했던 마스크와 비닐장갑을 벗었다. 평소처럼 좌우로 도열해 악수를 했던 것도 생략. 중앙선을 기준으로 종으로 나열한 선수들이 2m 간격을 두고 원격 인사했다. 심판은 멀찍이 선수들의 장비를 체크를 하고서야 경기를 시작했다.

이 연습경기는 연맹의 기본적인 경기 운영 가이드라인을 따랐으나, 선수들이 입장 당시 세로로 서거나 마스크와 비닐장갑을 벗으며 입장한 건 인천 구단의 아이디어였다. 연맹 관계자는 "선수들이 세로로 서는 등의 입장 방법의 변화는 인천 구단의 생각이다. 오늘은 연습경기라서 볼보이가 없지만, 실전 경기에는 마스크를 끼고 참여할 거다. 에스코트 키즈는 당분간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휘슬이 울렸으나 경기장은 너무나 조용했다. 관중 하나 없는 경기장에 선수들의 목소리가 공허하게 떠다녔다. 연습 경기인 탓인지, 무관중 경기의 생소한 분위기 때문인지 전반전 28분 코너킥에서 선제 결승골을 기록한 수원의 마사와 동료들은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경기는 수원의 1-0 승리로 끝났다. 수원의 이한샘은 "홈, 원정 경기를 할 때 골대 뒤 서포터스와 관중들의 횐호성을 듣고 희열을 느끼는데 아쉽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은 자신의 등 번호가 적인 음료만 섭취 가능한 것도 눈에 띄게 달라진 요소다. 수원 김도균 감독은 "연습 때부터 계속 실시해서 잘 지켜지고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개막 후 실전 경기에서도 충분히 그려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Responsive image

인터뷰 풍경도 달라졌다. 평소였다면 실내 인터뷰실에서 진행됐을 감독 인터뷰, 원하면 어떤 선수든 대화가 가능하던 믹스트존이 사라졌다. 경기 후 그라운드 내 한 쪽 구석에 마련된 장소에서 양 팀 감독과 지정된 일부 선수만 2m 거리를 둔 원격 인터뷰가 가능했다. 경기 준비부터 마지막 인터뷰까지 일반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선수와 지도자는 개막에 가까워진 점에 대체로 고무된 모습이었다.

인천의 김도혁은 "하루 전 경기를 준비할 때부터 진짜 경기처럼 설레었다. 인천에서 뛸 때 관중이 많아야 행복한데 많이 아쉽다. 선수와 관중 모두 노력해서 빨리 호흡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라는 심경을 드러냈다. 수원의 이한샘 역시 "하루 전날 먹는 것부터 자는 것까지 진짜 경기를 준비했다. 수원에서 출발할 때부터 경기를 준비한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라고 말했다.

오랜 동계시즌을 거쳐 실전 경기를 갖게 된 지도자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수원 김도균 감독은 "일단 개막이 밀어지면서 선수들이 지루해했다. 동계훈련 때 많은 걸 준비했는데, 이렇게나마 실전 같은 경기를 해서 좋았다"고 말하면서 "솔직히 마스크를 쓰고 있어 벤치에서 지시할 때 불편하다.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해야 할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인천 임완섭 감독도 “동계훈련 후 두 달이 지났다. 그래서 연습경기가 설레었다. 관중이 없어서 섭섭하지만 운동장에서 상대와 하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하루빨리 팬들과 함께하길 바란다"라는 희망을 전했다.

앞으로 시작할 K리그는 이전과 많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K리그 구성원 각자가 노력한 결과 예전처럼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깨고 첫발을 내디뎠다. 익숙하지 않은 일상이 평범해진 뉴 노멀의 시대에서 '그렇게 축구는 계속될 수 있다'는 희망을 찾은 날이었다.

사진=FAphotos
writer

by 이종현

이상과 이유, 그 사이 어디쯤 축구 @joyear2
트렌드
포포투 트렌드

[영상] 잉글랜드 전율시킨 슈퍼 쏜! 슈퍼 골!

포포투 트렌드

[영상] 내한공연 전 흔한 맨시티팬 근황

Responsive image

2020년 6월호


[FEATURE] 100 GREATEST MANAGERS EVER!
호지슨부터 퍼거슨까지, 축구사를 바꾼 감독 100인을 모두 만난다
[SURVEY] K리그 역대 최고 외국인 감독은 누구?
[INTERVIEWS] 션 라이트-필립스, 김치우, 조르지뉴, 로비 파울러 등
[READ] 뉴노멀: 축구는 팬데믹 전후로 달라진다
[READ] 라마시아: 바르셀로나 기둥이 무너진다?

[브로마이드(40x57cm)] 황의조, 김주성, 알렉스 퍼거슨,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
주식회사 볕
07806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2로 35(이너매스마곡2), 821호
구독문의 : 02-302-1442    카톡 : fourfourtwokr
대표이사 김도영 사업자등록번호 : 758-88-00295 통신판매신고번호 : 제2019-서울강서-2752호
Copyright © BYUTT.COM All rights reserved.
포포투코리아 웹사이트 제작 디자인 lo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