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n&now] 야쿠부, “한국전서 놓친 골로 아직도 욕먹어”

기사작성 : 2020-04-28 13:33

- 포츠머스와 에버턴을 거친 나이지리아 공격수
- 한국을 사상 첫 원정 16강으로 올려놓은 그때 그 사건

본문


[포포투=Rahman Osman]

대한민국에서 야쿠부를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2010월드컵 한국전 실축’의 나이지리아 공격수를 모르기는 어렵다. 한국 축구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역사를 만드는 데 적지 않은 공(?)을 세워준 상대 선수이기 때문이다. 현역 시절 잉글랜드를 주 무대로 삼은 그는 많은 팬들에게 사랑받았다. 그렇지만 한국전에서 놓친 골 때문에 여전히 괴롭다. 축구화를 벗고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그때 그 스타’, 이번에는 야쿠부를 만날 차례다.


FFT: 2003년 포츠머스에 합류해 곧바로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도왔다. 당시를 설명한다면?
“내 경력에서 엄청난 시간이었다. 당시를 떠올리면 좋은 일들이 많았다. 포츠머스는 내 첫 고향이나 다름없다. 가끔 아이들을 데리고 갈 거다. 잉글랜드에서 내 모든 것이 시작된 곳을 보여주고 싶으니까. 사실 나는 변장을 하고 커피를 즐겨 마시던 곳을 찾는다. 그 주변은 크게 바뀌지 않았거든! 사람들은 여전히 그 팀을 좋아하지만, 잉글랜드 축구의 진정한 레전드 클럽이 제 위치로 돌아오려 분투하는 건 슬픈 일이다. 당시 팀에는 정말 훌륭한 선수들이 있었다. 맷 테일러, 테디 셰링엄, 본머스 감독이 되기 전의 에디 하우도 있었다. 선수들은 개성이 있었다. 정말 배고픈 선수들이었다. 마카비에서 막 합류한 나는 내 이름을 알리기로 마음먹었다. 첫 시즌에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도울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 포츠머스에서 뛸 수 있었던 건 내 축구인생에서 가장 좋은 기억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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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당시 해리 레드냅이 감독이었다. 당신에게 어떤 지도자였나?
“너무 좋았다. 프랭크 램파드가 첼시 감독으로 잘하고 있는 게 새삼스럽지 않다. 그가 삼촌(해리 레드냅) 성격의 반이라도 닮았다면, 잉글랜드 축구를 사로잡을 테니까. 어떤 감독들은 전술에 집중하고 어떤 감독들은 선수들이 자신을 표현하도록 만든다. 해리는 후자였다. 내가 하루 쉴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유일한 감독이었다. 그리고 주말에 두 골을 넣는다는 조건으로 휴가를 받았다! 그리고 약속을 지키는 감독이었다. 축구에서 그런 감독들이 사라지고 있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해리는 축구 감독인 것만 아니라 훨씬 더 좋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가끔 텔레비전에서 그를 본다. 우리가 지나온 길이 아름다웠던 것 같아 매우 기쁘다.”

FFT: 미들스브러에서 가레스 사우스게이트와 함께 뛰었다. 그가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이 될 줄 알았나?
“사실 난 알아봤다. 그는 주장이었고, 나중에는 스티브 맥클라렌 후임으로 보로 감독이 됐다. 사실 보로에서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마크 비두카나 조지 보아텡처럼 그를 지켜주던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선수들은 동료에서 감독이 되는 사람을 존경하지 않는다. 한순간 친구에서 지도자가 되는 거니까. 사우스게이트 재임 시절 내가 뛰었던 건 아니지만, 말했듯이 비두카와 보아텡, 그리고 마크 슈워처가 그를 지켰다. 그래서 아주 어려운 상황은 아니었다. 가레스는 훌륭한 사람이다. 주장이었을 때도 말을 많이 하진 않았다. 하지만 규율엔 늘 엄격했다. 지금 우리도 알아볼 수 있지 않은가. 심지어 그가 옷을 입는 모습에서도! 진지하게 말하자면, 나는 그가 타고난 리더십의 소유자 중 한 명이라고 본다. 주장에서 바로 감독이 되는 사람은 많지 않다.”

FFT: 2007년 1,125만 파운드에 에버턴으로 이적해 3년 반을 보냈다. 당시를 돌아본다면?
“그곳에서 사람들의 진짜 관심을 받는다고 느꼈다. 그렇게 만들어준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에게 감사했다. 그는 축구의 어떤 스타일을 완벽하고 뛰어나게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한 감독이었다. 감독이 팀과 모든 선수들의 잠재력을 다 파악하면 모든 이들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팀으로 만들 수 있다. 모예스는 자신의 팀을 잘 알았다. 다른 감독을 따라하거나 너무 화려한 걸 시도하려 하지 않았고, 우리 강점을 모두 살렸다. 나는 당시 우리 팀이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고의 팀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빡빡한 예산을 떠올리면 더 그렇다. 우리는 구디슨파크를 상대에게 두려운 곳으로 만들었다. 나는 거의 매주 골을 넣었다. 첫시즌에 21득점이었는데, 내 목표(그리고 등번호)였던 22개에 하나 모자랐다.”

FFT: 2010-11시즌 레스터 임대 시절, 잉글랜드를 이끌었던 또 다른 감독을 만났다. 스벤 예란 에릭손이었는데?
“엄하고, 요구하는 게 많고, 매우 세심한 감독이었다. 솔직히 나는 그가 신뢰받기에 마땅한 감독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보다 저평가되는 것 같다. 중국 광저우에서도 사제 관계였다. 200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그를 잘 모르겠지만, 잉글랜드 축구에 큰 영향을 끼친 감독이었다. 에릭손 감독은 해리 레드냅과는 정반대였다. 늘 안경을 쓰고 지적인 모습이었다. 이것 때문에 그가 진지하고 엄격한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팀의 선수 대부분 그랬듯 나도 그와 잘 지냈다. 선수들에게 전화해 뭘 하고 있는지 묻거나, 아니면 내가 나이트클럽에 늦도록 머물렀다는 뉴스를 확인하는 감독은 아니었다. 그저 온 신경을 축구에 쏟는 감독이었다.”

FFT: 가장 두려워한 경기장이 있었다면? 또 선수 시절 가장 상대하기 힘들었던 수비수는?
“하이버리에는 가기 싫었다. 경기장이 작고 위협적인 분위기였다. 원정팀에 매우 어려운 곳이었다. 또 아스널에는 세계 최고 선수 몇 명과 뛰어난 감독 아르센 벵거가 있었다. 가장 까다로웠던 수비수를 꼽으라면 솔 캠벨이라고 말하겠다. 너무 강했고, 경기를 정말 잘 읽었다. 경기 전 그의 진지한 얼굴만 봐도 무서웠다. 포츠머스 시절 해리 감독에게 하루 쉬어도 되는지 물어본 적 있었다. 감독은 허락해주지 않았다. 며칠 뒤 내가 솔 캠벨과 대결해야 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좋은 선수였다. 아스널 무패 우승 신화에 그가 큰 몫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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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2010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2-2로 비겼다. 당시 완벽한 득점 기회를 놓쳤는데?
“벌써 10년이 되어가는 일인데 지금까지 나이지리아 사람들에게 욕먹고 있다. 심지어 친구들에게서도! 기회를 놓친 지 5분도 되지 않아 페널티로 골을 넣었는데, 그걸 기억하는 사람들은 없다. 내가 대표팀에서 얼마나 많은 골을 넣었는지도 말이다. 소셜미디어에서는 그 사진이나 영상에 나를 태그로 달아놓곤 한다. 그래도 나는 나이지리아를 위해 많은 골을 넣었던 게 기쁠 뿐이다. 내가 넣은 수많은 골을 사람들이 모른다면, 내가 기억하면 된다! (한국전) 당시 상황이 더 나쁜 인상으로 남은 건 득점 실패 후 내가 전광판을 보고 웃었기 때문일 거다. 그건 골을 놓쳐 아쉬워하는 나의 방식이었다. 내가 득점 위치에 있었던 것 같지만 각도가 좋지 않았을 뿐이다. 그게 축구다. 지난 일을 어찌할 방도가 없는 걸.”

FFT: 2017년 11월 현역 생활을 끝냈다. 은퇴 생활은 어떤가?
“이제 선수라는 생각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내 시절은 이제 지났고, 지금 하는 훈련이라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것뿐이다. 내가 훈련을 잘하고 여전히 건강해 보인다는 소식을 듣는 사람들은 깜짝 놀랄 거다. 아마 선수로 뛰던 때보다 훨씬 좋은 상태일 걸!”


[FACT FILE]
생년월일: 1982년 11월22일
대표팀: 나이지리아(2000~2012)
클럽: 쥴리우스버거- 길비센테(임대)-마카비하이파- 하포엘크파사바(임대)- 포츠머스- 미들즈브러- 에버턴- 레스터(임대)- 블랙번- 광저우R&F- 알라이얀- 레딩- 카이세리스포르- 코번트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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