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수원] 'K리그2 초보 감독' 황선홍의 극적인 데뷔전

기사작성 : 2020-05-09 21:48

- 1R 수원FC 1-2 대전하나시티즌
- 개막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둔 황선홍의 대전
- 오랜 만에 국내 무대 복귀전에 미소를 지은 황선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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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이종현(수원]

“경기 준비하면서도 준비하는 게 낯설고 생소했다. 벤치에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내가 빨리 K리그에 적응해야 할 것 같다."

K리그1에서 포항스틸러스를 이끌고 2013년 더블(리그와 FA컵 동시 우승)을 이끈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이 수원FC전 진땀승 이후 뱉은 말이다. 후반 추가 시간 터진 극장골로 이긴 탓이겠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예정보다 늦어진 K리그 무대로 복귀한 그의 표정은 밝았다.

전 세계 대부분의 축구 시계는 멈췄지만 한국은 정부의 체계적인 방역과 사태의 위험성을 인정한 투명한 관리, 국민의 힘이 한 데 모여 코로나를 대처해 축구를 시작했다. 지난 8일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전북현대와 수원삼성이 2020 K리그 개막전을 치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두 팀의 개막전에 무려 309만 명의 지구촌 축구 팬이 경기를 지켜봤다.

K리그에 대한 관심은 9일에도 여전했다. 수원과 대전의 K리그2 1라운드가 열린 수원종합운동장에도 보통 K리그2 경기를 취재할 법한 미디어보다 훨씬 많이 모였다. 같은 날 수도권 인천에서 인천유나이티드에서 K리그1의 흥행 보증수표로 성장한 대구FC의 맞대결이 있었지만 말이다. 황선홍 감독은 포항에서의 영광을 이후 FC서울에서 성적 부진으로 2018년 4월 K리그를 떠났다. 중국 2부 리그 연변 푸더 감독으로 부임해 재기를 노렸지만 모기업의 재정난 이유로 데뷔전도 치르지 못하고 중국을 떠나야 했다. 얼핏 보면 그의 가치와 관심은 떨어졌을 수 있으나 황선홍 감독의 K리그 복귀전이라는 상징성은 여전히 취재열기에 불을 붙일 화제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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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은 2020시즌부터 극적인 신분 변화가 있었다. 하나금융그룹이 시민구단 대전시티즌을 인수하면서 1월 기업구단으로 재창단했다. 바뀐 구단명은 대전하나시티즌. 이름만 바뀐 게 아니다. 김동준, 이규로, 이슬찬, 이웅희, 조재철 등 수준급의 선수가 대거 영입됐다. 무엇보다 K리그에서 두 차례 우승을 경험한 황선홍 감독이 부임하면서 K리그2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그렇지만 황선홍 감독은 대전에, 자신에게 쏠린 기대감을 경계한다. ‘대전이 우승 후보 아닌가요?’라는 질문에 늘 손사래쳤다. 지난 2월 남해 전지훈련에서 <포포투>를 만난 그는 “승격이 가장 큰 목표다. 하지만 선수들에게 부담 주고 싶지 않다. K리그2는 분위기 등 변수가 많다고 들었다. 3년 내에 승격과 챔피언스리그에 나설 수 있는 팀이 되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팀을 만드는데 시간이 필요하겠다는 발언이지만 평소 승부욕 강하기로 소문난 그의 마음속에 2020시즌 우승과 K리그1 승격이라는 시나리오가 없을 리 없다. 수원과 첫 경기에서 베일을 벗은 황선홍의 대전을 어느 정도 보여줘야 하는 부담도 있었을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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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방심을 경계했듯이 수원은 쉽지 않은 상대였다.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그라운드를 응시하던 황선홍 감독은 전반 17분 만에 수원의 안병준에게 프리킥으로 실점하자 선수들에게 고함을 치거나 손짓으로 의사소통하는 빈도가 늘었다. 전반 33분 개인 능력으로 이미 한 차례 골대를 맞춘 대전의 외국인 공격수 안드레는 전반 35분 역시 개인 능력으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하지만 동계훈련부터 황선홍 감독이 강조해온 “측면에서 빠르고 간결한 플레이를 하겠다”라는 대전의 공격 플레이는 보이지 않았다.

'황선대원군'이라는 별명처럼 포항 감독 시절부터 외국인 선수를 다루지 못한다는 편견을 깬 점 정도가 긍정적 요소였다. 경기 후 황선홍 감독의 "하려고 했던 플레이가 많이 안 나오고, 플레이가 매끄럽지 않았다”라는 고백이나 반대로 수원의 김도균 감독의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라는 발언이 충분히 이해될 법한 경기 내용이 이어졌다.

좀처럼 경기가 풀리지 않은 건 황선홍 감독이 후반 24분 측면공격수 박인혁과 김승섭을 동시에 교체하고 박용지와 정희웅을 투입한 대목에서 선명해졌다. 후반전 1-1로 치고받던 경기는 어느덧 후반 45분을 향했다. 수원전 무승부는 2018년 4월 이후 2년 만에 감독 복귀전을 치르는 황선홍 감독과, 창단 첫 경기를 치르는 대전 모두 성에 차지 않는 결과물이었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 이슬찬의 크로스를 박용지가 밀어 넣으며 2-1 극적인 승리로 결과를 바꿨다.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득점이 취소될 박용지의 극적골이 VAR 판독 이후 득점이 인정돼 대전이 느끼는 기쁨은 더 커 보였다. 황선홍 감독과 선수들이 얼싸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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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감독은 90분 동안 비가 내리는 도중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비를 맞았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그 역시 "전체적으로 상당히 어려웠고 보완할 점이 많이 나온 경기다”라고 말할 땐 그라운드에 뛴 선수처럼 지쳐 보였다. 하지만 “경기 준비하는데 생소했다. 내가 빨리 K리그에 적응해야 할 것 같다”며 2년 만에 K리그 복귀한 소감을 말할 때나 “안드레의 경쟁력은 확인했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라고 언급할 때 활짝 미소를 지었다.

부담감에 짓눌렸을 K리그 복귀전과 대전의 창단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황선홍은 스스로 K리그에 다시 적응해야 하는 초보 감독으로 비유했다. 초보 감독은 더할나위없이 극적인 K리그2 데뷔전을 치렀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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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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