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인천] 인천만이 하는 서사

기사작성 : 2020-07-12 05:42

- 2020 K리그1 11R 인천 1-1 상주
- 인천이 버저비터 골로 긴 연패 꼬리를 잘랐다
- 이 스토리 어쩐지 낯설지가 않은데…?

본문


[포포투=조형애(인천)]

순식간이었다. 김도혁이 볼을 내주자 지언학이 마무리했다. 그리고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인천유나이티드 축구는 꼭 이렇다. 위기를 자초하고, 설명하기 힘든 힘으로 이겨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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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가 참… 재밌다.”

2020 K리그 11라운드 종료 후 상주상무 김태완 감독이 말했다. FC서울, 성남FC, 수원삼성에 이어 전북현대 마저 꺾은 뒤 인천에 도착한 상주는 승점 1점을 얻는데 그쳤다. 수적 우세에도 버저비터를 얻어맞고 비겼으니 정리할 표현이 마땅치 않다. ‘축구 재밌다’는 표현이 어색하게 들리지 않은 게 그래서였다.

“연패 속에서 분위기가 처지고 자신감이 떨어진 건 사실이다.” 지언학의 말로 확인할 수 있었지만, 그 분위기와 심경을 짐작하기 어려운 일은 아니다. 10경기 4득점, 8연패. 인천은 승강제를 실시한 2013년 이후 K리그1 최다 연패 기록을 새로 쓰기 일보 직전이었다.

시작은 이전 라운드까지 이어진 결과가 무색할 정도였다. 흐름은 팽팽했다. 상대 실수를 노리는 상주의 강한 압박에 인천은 맞대응했고 20분엔 전반 통틀어 가장 좋은 장면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 막판 다리에 불편함을 호소하던 문지환이 예상치 않게 교체되면서부터 다른 챕터로 넘어가는 것 같았다. 후반, 특히 경기 막판에 강한 상주라는 것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랬다.

아니나 다를까 상주는 후반 시작 후 빠르게 득점에 성공했다. 오세훈의 헤더가 인천 골 망을 흔들었다. 그 득점 장면을 두어 번 리플레이로 봤을까. 곧 일이 터졌다. 문지환을 대신해 들어온 이제호가 레드카드를 받고 사이드라인으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송시우까지 경고 누적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게 후반 20분여도 안 됐을 때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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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11명 선수를 9명으로 상대하기란 버거운 일이다. 골이 나오지 않았을 뿐이지 주도권은 상주로 완전히 넘어가 있었다. 그렇게 끝나는 줄만 알았다. 취재석은 인터뷰실로 서둘러 이동하기 위한 마음의 준비가 돼 있었다.

그때였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버저비터 골이 터졌다. 상주 선수단은 그 자리에 그대로 굳어버렸고, 인천은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 환호했다. 그 속에서 임중용 감독 대행은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인천은 늘 극적인 이야기와 극적인 생존의 중심에 있는 팀. 잔류왕이란 수식어를 얻게 된 일련의 경기들을 돌아보면, 부활의 신호탄처럼 보일 정도다. 그만큼 인천은 최악의 상황에 스스로를 몰아넣고 또 그걸 기묘하게 이겨낸다. 이를 설명하기도 분석하기도 쉽지 않다. 이날 임중용 감독 대행의 짐작은 ‘인천은 강하다’라는 믿음과 신뢰였다. “굳게 선수들이 할 수 있다고 믿고, 어떻게 하면 득점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결과는 선수단이 믿고 있기 때문에 나왔다. 신뢰가 깨졌다면 이런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한 영화의 시나리오라면 리얼리즘이 떨어진다고 비난을 받을지 모른다. 이번엔 반전의 계기가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고, 다음 상대가 전북현대라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여느 시즌처럼 인천만의 서사가 완성될 수 있을지를 묻는다면 여전히 비관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단언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그동안의 경험이 걸린다. 리얼리즘이 리얼리티를 이기지 못하는 시대이지 않은가.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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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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