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편견과 싸우는 주니오, ‘골무원’ 그 이상의 이야기

기사작성 : 2020-08-26 17:50

- ‘골무원’ 주니오의 실체에 다가선다
- 그가 도전하고 있는 건 우승과 득점왕 뿐이 아니라고...?!

본문



[포포투=조형애]

이름은 하나인데 별명은 서너 개다. 울산현대 주니오(33) 이야기다. 2020시즌 17경기 만에 20득점을 올린 그는 ’골무원’으로 불린다. 하지만 울산 프런트에겐 ‘로봇’이나 ‘도덕 책’이 더 익숙해 보였다. 생활 태도가 바르고, 인터뷰에서 정답 같은 말을 반복해서다. 울산 홍보팀은 말했다. “저한테 물어보세요.(웃음) 주니오가 할 말을 다 알아요!”

주니오에게 ‘도덕 책’설을 전하니 빙긋 웃었다. 거만한 표정 주문에 “전 그런 사람이 아닌데… 골 넣는 것보다 더 어려워요!”라면서 진땀을 흘린 뒤였다. 그리고 K리그에서 브라질리언으로 살아가는 고충, 그리고 그만의 삶의 태도를 들려주었다. 지금 주니오가 도전하고 있는 건 우승과 득점왕뿐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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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브라질 매체와 한 인터뷰를 봤어요. “한국인들은 의심이 많은 경향이 있다"고요.

의심…이요? 그런 의미는 아니었을 거예요. 제가 생각하는 한국인들은 훈련이 잘 돼 있는 사람들이라는 거예요. 선수들도 물론이죠. 두 번째 특징은 미신을 좋아한다는 거? 경기 전날 한 호텔에 묵어서 이기면, 다음 경기에도 그때 묵었던 호텔에 가려고 해요. 연속적인 걸 믿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브라질 선수들과 비교하면 그런가요?

브라질 사람들은 조금 더 자기 생각을 더 많이 해요. 어떻게 하면 본인이 이득을 더 챙길지 생각을 많이 하는데, 한국 사람들은 올바르죠. 항상 룰을 잘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한마디로 올바른 사람들인 것 같아요. 코로나19에 대처하는 한국인들의 자세를 봐도 그래요. 정해진 규칙을 잘 따라요.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까지 생각하는 점 말이에요.

주니오에 대해 울산 프런트는 “도덕 책”, “로봇”이라고 했어요. 늘 정답과도 같은 대답을 똑같이 한다고요.

(웃음) 전 부모님으로부터 올바르게 살아야 한다고 배웠어요. 그게 제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에요. 문제를 만드는 것을 싫어해요. 반대로 그동안 한국에 온 많은 브라질 선수들, 또는 아시아에 왔던 다수의 브라질 선수들이 좋지 못한 행동들을 했어요. 돌아갔을 땐 안 좋은 말을 많이 한 걸로 알아요. 그래서 브라질 선수들에 대한 편견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전 그런 편견과 싸우고 싶어요. 브라질 선수도 올바른 행동과 올바른 언행을 하고,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다는 본보기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늘 바른 행동과 바른 말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브라질 선수에 대한 좋지 못한 편견이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나요?

실제로 겪은 예를 들려 줄게요. 울산에 처음 왔을 때 항상 오전 8시에 전화를 받았어요. “일어났어? 훈련은 *시야. 늦지 말고… 알았지?” 매일매일 체크를 했어요. 전 물었어요. “알고 있는데, 왜 매일 그러느냐”고요. 그랬더니 “그동안 울산에 왔던 브라질 선수들이 항상 훈련에 늦고, 게으른 행동을 했기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 전 그 반대되는 예시가 되고 싶어요. 그런 인식을 바꿔 나가는 선수 말이에요. 저와 같은 브라질 사람도 굉장히 많아요. 하지만 여전히 편견이 있어서 한국 사람들이 브라질인인 제가 이렇게 행동하는 걸 어색하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아버지가 변호사라고 들었어요. 그 영향이 큰 거죠?

그렇죠. 아버지는 변호사세요. 제가 7남 1녀 중 막내인데, 그중 4명이 또 변호사죠. 제 아내도 변호사에요. 규칙을 잘 준수해야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이것만으로도 설명이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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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하고 싶은 에피소드가 있어요. 10년 전 대구 입단 테스트 받았다가 떨어졌다고요?

아, 경남FC예요! 절 탈락시킨 분이 누군지 하세요? 대구 조광래 사장님이세요. 그때 경남 감독이셨거든요. 그리고 태국에 있던 저를 대구에 스카우트하신 분도 바로 조광래 사장님이시죠. 테스트를 보고 저를 거절한 사람이 10년 뒤 대구 사장이 되어 스카우트를 결정하신 거예요.

조광래 사장님도 기억하는 사실인가요?

전 확실히 기억해요. 하지만 사장님은 모르시더라고요. 궁금해서 직접 물어보기도 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때 저를 보고 “좋은 선수지만 한국 축구 스타일과는 잘 맞지 않는다”는 식으로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이것도 말해야 할 것 같아요. 조광래 사장님은 대구에 있을 때 제게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K리그에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죠. 만약 한국에서 제가 더 좋은 커리어를 만든다면, 조광래 사장님 지분도 어느 정도 있지 않나 하고 생각해요.

거절한 팀에 스카우트돼 입단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카푸 아시죠? 카푸는 브라질에서 9개 구단에 다 거절당했는데 위대한 선수가 되었어요. 거절당한다거나 안 좋은 상황에 놓이는 걸 브라질에선 오히려 동기 부여로 여기고 성공한 케이스가 많아요. 남들에게 증명한다기 보다 스스로에게 증명한다는 마인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입단한 대구에 잘 적응했어요. 큰 부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에요. 상당한 반전이었어요.

첫 경기를 하고서 크게 다쳤어요. 많은 사람들이 ‘주니오는 스타일이 한국과 잘 맞지 않을 거야’라고 의심한 걸로 알아요. 그런 의심이 자극제가 되었어요. 의심이라는 단어를 이제 좀 알겠네요! 그때 생각했어요. ‘부상에서 복귀한 뒤에 반드시 보여주겠어.’ 그 당시 받았던 압박이 좋은 작용을 했어요. 좋은 압박감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신뢰가 있어야 하는데요. 당시 브라질 출신 피지컬 코치가 다양한 관점에서 회복할 수 있게 해주었어요.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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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입단 과정에서 일었던 논란에 대해서 이제는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여러 팀들과 협상을 주고받았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말할 기회가 생기네요. 이제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미디어와 팬들이 ‘얼마나 잘하나 두고 보자’ 그렇게 이야기한 것도 알고 있어요. 그때 전 브라질 구단과 계약이 끝나 자유 계약으로 풀린 걸로 알려진 상황이었어요. 하지만 계약 종료가 시즌 끝나는 시점과 일치하지 않았어요. 1월 15일까지가 계약 기간이었거든요. 15일까지 구단에서는 제 이름을 가지고 굉장히 많은 한국 구단과 접촉을 한 것으로 알아요. 전 모르고 있었고요. 구단은 계약 기간 안에, 좋은 조건을 붙여 저를 이적시키려고 했어요. 그래서 생긴 오해라고 생각해요. 전 울산과 1월 18일에 계약을 맺었어요.

2018시즌 초반 마음고생이 있었을 것 같아요. 그 후엔 몸 관리 잘하지 못했다는 말이 있었어요.

2018년에는 다시 한국에 돌아올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상황이었어요. 11월 중순에 브라질에 돌아갔는데, 1월까지 집에 있다보니 살이 불어버린 거죠. 감독님이 튀김 많이 먹은 거 아니냐고 물어보더라고요.(웃음) 전 먹은 적이 없어요! 이후로 그런 부분을 발판 삼아 그때처럼 관리하면 안 된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안 좋은 것을 통해 좋은 걸 배운 거예요! 브라질은 기술을 중요시하잖아요. 템포는 더 느려요. 사실 많이 뛰는 게 엄청나게 중요하진 않아서 크게 신경 쓰지 못했어요. 하지만 한국은 전혀 다른 스타일의 축구를 해요.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 오면 적응이 필요한 부분이 바로 이 점이죠.

이후 울산 적응에 성공했어요. 하지만 2019시즌 우승도 놓치고, 득점왕도 놓쳤는데요…

당시엔 득점왕 놓친 것보다 리그 우승을 놓친 게 더 뼈아팠어요. 우승 못한 게 훨씬 스트레스였어요. 하지만 그런 부분을 긍정적으로 바꿔서 생각하는 게 더 좋다고 봐요. 저는 2년 연속으로 베스트11에 들었고, 2년 연속으로 최다 득점자 톱3에 들었어요. 그것도 2018시즌 3위에서 2019시즌 2등으로, 어찌 됐던 나아졌죠.

우승 결정을 놓고 치른 경기가 더 있나요?

브라질에서 코린치안스와 플라멩고의 더비전도 뛰어봤어요. 우승을 결정하는 경기였죠. 그런 경기에 나선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일이에요. 이긴 팀이 우승하는 경기는 더 있었어요. 2018시즌 FA컵도 그중 하나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많이 치러봤다니 용기를 낼게요. 지난 시즌 최종전을 치르며, 언제 우승이 어렵겠구나 생각했나요?
 
윤영선이 실수를 했을 때는 시간이 있었어요. 어렵겠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죠. 그런데 막판에 김승규가 스로인 실수를 해 실점을 했을 때는 힘들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 실수가 없었더라면 전 우리가 골을 넣었을 거라고 확신해요. 그 순간 모두가 힘들어졌고, 분위기가 다운됐어요. 마음이 아프네요. 다 끝난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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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즌이 시작되고 엄청난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어요. 완전한 ‘골무원’이죠. 그 비결은 무엇인가요? 노력과 동료들의 도움이라고 말할 걸 알아요! ‘진짜’ 비결을 알려주세요.

아, 디테일을 말하는 거죠? 알겠어요. 한국 축구를 조금 더 알게 된 게 비결이 아닐까 생각해요. 수비가 어떻게 플레이하는지 경험이 쌓였거든요. 다른 팀 중앙 수비의 특징들을 많이 알고 있어요. 김도훈 감독님의 조언도 도움이 됐어요. 제가 “한국 수비를 잘 알고 있다고 하니, 말씀하시더라고요. “그건 한국 수비도 너를 잘 알고 있다는 말이야. 올해는 조금 더 다른 옵션, 조금 더 다른 전략을 갖고 있어야 해.” 아주 좋은 대화였어요. 

그 대화 이후로 플레이 스타일에 변화가 생겼나요?

항상 같은 스타일을 고집하지 않으려고 해요. 지금도 그렇게 임하고 있고요. 하지만 ‘바꿔야겠다’고 마음먹는다고 바로 바꿔지는 게 아니에요. 훈련을 해야 하죠. 늘 “훈련을 더 열심히 한다”고 대답했던 게 그 이유에요. 어렸을 때는 어떻게 몸을 강하게 만드느냐에 초점을 맞추었어요. 한 가지 배운 건, 어떤 식으로 생각을 하고, 훈련을 하는지도 중요하다는 거예요.

아, 데이비슨과 쓰는 숙소 문 앞에 붙인 사진 한 장을 봤어요. 김도훈 감독과 함께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이요!

사실 통역사가 붙였어요.(웃음) 하지만 그대로 둔 이유가 있어요. 어찌 됐든 감독님도 선수들도 압박감이 있을 거예요. 하지만 즐겨야 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진 자체가 감독님이 웃고 있는 거잖아요? 다들 보고서 즐길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일부러 뒀어요. 물론 우리가 올 시즌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집중해야 해요. 열심히 해야 하는 건 당연해요. 그러면서도 즐겨야죠!

올 시즌 앞두고  의심 어린 시선이 있기도 했어요. 혹시 느끼고 있었나요?

물론 느꼈죠.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나이가 있기 때문이죠. 반대로 그런 부분이 굉장히 동기 부여가 되었어요. 오히려 자신감을 더 얻었어요. 브라질에서는 ‘좋은 압박감’이라고 표현을 해요. 많은 사람들이 30골 넣을 거라고 하면, 되려 안심을 하고 게을러질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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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시즌 팀도, 개인적으로도 약점을 보완했다고 들었어요. 그 약점이란 게 무엇인가요?

정신력이죠. 작년엔 먼저 실점하면 굉장히 분위기 가라앉았어요. 올해는 달라요. 골을 먹어도 다시 추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모두가 가지고 있어요. 실점한다고 해서 분위기가 처지지도 않죠. 그게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해요. 1년 내내 시즌을 치르다 보면 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질 때 지더라도 끝까지 해보려고 하는 멘털리티가 생긴 것 같아요.

주니오가 보완한 약점도 멘털리티인가요?

맞아요. 첫 번째가 정신력이었어요. 두 번째가 포지셔닝이에요. 위치 선정 훈련을 더 많이 했어요.

자, 다시 지난 시즌 최종전과 똑같은 상황이 펼쳐진다고 가정해볼게요. 우승을 확신할 수 있나요?

당연하죠! 우리 팀 자체가 자신이 있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훈련장에서 매번 체감해요. 이런 게 지난 시즌과는 다른 차이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훈련도 굉장히 잘 하고 있어요. 2군 팀을 보더라도, K리그 한 팀을 충분히 꾸릴 정도죠. 선수단이 질적으로 훌륭해요. 이런 든든함이 자신감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 본 인터뷰는 <포포투> 8월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사진=김재훈, FAphotos
writer

by 조형애

디지털이 편하지만 아날로그가 좋은 @hyung.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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