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욕심쟁이’ 팔로세비치 “한국 선수들, 내게도 짜증 내줘!”

기사작성 : 2020-08-30 15:31

- 팔로세비치의 실체에 다가선다
- 그는 축구 천재인가 트러블 메이커인가
- 진실은...!

본문


[포포투=조형애]

포항스틸러스 플레이메이커 팔로세비치는 두 얼굴을 지녔다. 마냥 개구쟁이 같다가도, 돌아서면 툴툴대고 짜증내는 일이 다반사다. 일류첸코와는 투닥투닥 하는 게 일상. 내키지 않는 상황을 마주하면 얼굴에 바로 티가 난다.

훈련에서도 두 얼굴이다. 웨이트 훈련장에선 이리저리 내빼다가도 그라운드 위로 나서면 공과 떨어질 줄 모르는 열정의 화신으로 돌변한다. 이게 다 축구와, 볼에 대한 집착 때문이라는 못 말리는 ‘욕심쟁이’ 팔로세비치를 만났다. 포포투와 마주 앉은 시점은 부상 복귀(12라운드) 직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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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테크니컬 리포트에 따르면, 2019시즌 가장 많은 활동량을 보인 선수였어요. 평균 뛴 거리 12.222km로 1위였죠!

한 번도 ‘오늘 많이 뛰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경기에 나선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매 순간하는 생각은 ‘최선을 다하자’였어요. 아무래도 미드필드에서 볼을 받고, 경기를 풀어나가는 플레이 스타일이 활동량에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해요. 포르투갈 리그에서도 그 정도는 나왔어요. 계속해서 12km가 넘는 거 보면 타고난 게 있는 거 같아요.(웃음)

타고난 활동량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어요?

아, 있죠. 포항에 오고 나서 김기동 감독님께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이거예요. “팔로! 볼이 오른쪽에 있으면 오른쪽으로 뛰어가고, 왼쪽에 있으면 왼쪽으로 뛰어가는데… 그렇게 안 뛰어다녀도 돼. 제발 그 자리에 있어!” 처음엔 그 스타일에 맞추는데 애를 먹었어요. 아, 지금 생각해보니 볼에 대한 욕심이 많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뛰는 거리가 늘어난 것 같아요.

활동량은 타고났다고 했어요. 넓은 시야와 볼 차는 센스는요?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지도자들의 말을 항상 들으려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하지만 지도자가 매 상황을 설명해 줄 수가 없어요. 너무나 다양한 상황들이 펼쳐지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경기장 안에서 늘 생각하는 습관이 들여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하는 방법은 뛰었던 경기를 최소 2, 3번 돌려보는 거예요. 실수한 부분은 물론, 좋은 플레이도요. 더 좋은 패스 옵션이 어디 있었는지 복습하면서 ‘다음번엔 조금 더 나은 선택을 해야겠다’하고 생각해요.

들은 바로는, 훈련에 100% 쏟는 스타일은 아니라던데… 맞나요?

아뇨?! 통역사가 알 겁니다! 잘못된 소문이에요. 전 매 훈련에 100%를 쏟아내고 있어요. 훈련장 안에서는 굉장히 ‘재수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을 정도로, 욕심이 많거든요. 동료들에게 쓴소리도 많이 하고, 짜증도 많이 내는 편이에요. 저뿐만이 아니라, 모든 선수가 최선을 다하길 바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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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훈련 스타일은 어떤가요? 특히 외국인 선수들이 볼 없이 운동장을 도는 훈련을 싫어한다고 들었어요.

전 진짜로 운이 좋다고 생각해요. 포항은 그런 훈련을 하지 않거든요. 김기동 감독님은 정말로 유럽 지도자들이 생각하는 관점을 그대로 가지고 훈련을 진행하세요. 항상 훈련은 볼 가지고 진행되고, 그 방식도 세련돼요. 세르비아나 포르투갈에서 받은 훈련 보다 더 세련되고 재밌는 훈련이 많은 것 같아요. 물론 처음 와서, 특히 동계 훈련 갔을 때 다른 팀 훈련 보고 충격을 받기도 했어요. 다른 문화이기 때문에 맞다, 틀리다 제가 판단하고 말할 수 없지만 이건 확실해요. 김기동 감독님 밑에서 축구하는 건 행운이에요. 저뿐만 아니라 포항 외국인 선수들 모두 그렇게 생각해요.

팔로세비치가 합류한 시점이 포항엔 굉장히 중요한 때였어요. 외국인 선수들 활약에 하반기 결과가 달렸다는 말이 있었어요.

우연치 않게도 한국 와서 처음 본 포항 경기가 강원전이었어요. 그래서 완전히 기억나요. 그날 일류첸코와 함께 TV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어요. 후반 25분이 지났을 때인데 4-1로 포항이 이기고 있었죠. 그래서 “경기 더 안 봐도 되겠네!”하고서 밥 먹으러 갔어요. 그런데 끝나고 보니 4-5로 진 거예요! 잊을 수가 없어요.(웃음) 서로 보면서 “야, 이거 무슨 상황이냐?”했어요. 그런 경기가 K리그에서 일반적인 건지 아닌지 결과를 찾아봤는데 다행히 그 경기만 그러더라고요.

지난 시즌 또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을 것 같아요. 최종전에선 라이벌 울산현대의 우승을 저지했잖아요?

축구 인생 가장 좋았던 경기라고 생각해요. 경기력만 봐도 가장 훌륭했던 것 같아요. 그날 이후 세르비아 언론에서도 많은 조명을 했어요. 포르투갈에서도 스포르팅과 벤피카가 라이벌이지만, 그 누구도 스포르팅에 베팅을 걸진 않거든요. 그런데 그날은 경기장에 들어가서 선수들 눈을 봤는데 ‘오늘 경기는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가 모두에게서 느껴졌어요.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이겨봐야 얻는 게 아무거도 없었는데 말이죠! 진짜 우리의 자존심을 위해서 뛴 거예요. 그리고 보너스를 위해서도요.(웃음)

그동안 경험해 본 K리그는 어떤가요? 외국인 선수들은 적응하기 어려운 리그라고 말해요.

다치기 전까지 지난해에 비해 몸 상태가 좋다고 느끼고 있었어요. 중요한 건 매 경기 팀을 위해서 뛰어야 한다는 건데, 팀이 잘 이겨나가고 있어서 좋았어요. K리그는 정말 힘든 리그예요. 유럽에서도 빅 팀과 상대를 해본 적 있는데,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K리그 선수들이 유럽 가서도 뛸 수 있는 충분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요. 유럽 최고 수준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멘탈적인 부분에서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고 보이지만, 충분히 역량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정신력이요? 정확히 어떤 차이라고 이해하면 될까요?

축구에 대한 간절함이랄까요. 가끔씩 일부 선수들에게서 그냥 뛰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 있어요. 상대 팀보다 객관적으로 전력이 좋고,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일 때는 볼이 나가면 조금이라도 빨리 가지고 와서 골을 넣기 위해 싸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겨내고야 말겠다’하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지고 있다면, 그 분함이 표출되어야 해요. 그라운드 위에서는 축구가 인생의 모든 것이니까요. 이게 톱클래스 선수들과 다른 점이라고 생각해요. 그 선수들은 정말 목숨을 바쳐요. 그런 마음가짐이 플레이 하나하나에 묻어 나와요. 그런데 여기에선 ‘하다 보면 골 들어가겠지’ 하는 게 가끔은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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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열망 때문이었을까요? 지난해 완델손이 얻은 페널티 킥을 팔로세비치가 찼을 때 재밌는 장면이 연출됐어요. 완델손이 토라졌고, 팔로세비치는 세리머니를 했어요. 일류첸코가 둘을 중재했고요.

해명하고 싶어요! 그때 전 분명히 완델손에게 차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벤치에서 “팔로가 차라”고 했어요. (김)광석도 와서 “노노노노, 팔로!”라면서 내가 차야 한다고 말했죠. 결코 “내가 찰 거야!” 하지 않았어요. 어려운 상황이 아니라면, 전 양보할 거예요. 예를 들어 브랜던(오닐)이 첫 골을 넣어야 한다? 전 줄 수 있어요. 우린 다 친구예요!

일류첸코와 사이는 어때요? 그때처럼 중재도 해주고 조언도 많이 해주죠?

이것도 아닌데요?! 다들 오해하고 있어요. 일류첸코가 더 많이 짜증 내고, 화도 더 많이 내요!(웃음) 너무 팬들이 저만 트러블 메이커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음… 그라운드 안 선수들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요. 팬들이 보지 못했겠지만, 지난 시즌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었던 완델손, 일류첸코와 싸우는 일도 굉장히 많았어요. 경기장은 밖과는 다르니까요. 항상 의견을 전달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충돌이 생겨요. 우리에겐 정상적인 일이죠. 한국 선수들에게도 똑같은 요구나 이야기를 하면, 가끔씩 개인적인 불만이나 짜증으로 여겨서 받아들이지 못할 때가 있어요. 하지만 늘 말을 해야 하고, 의견을 표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운동장에서 한국 선수들도 더 짜증 내고, 이야기 했으면 좋겠어요.

부상 복귀 후 그리는 올 시즌은 어떤가요? 아직 보지 못한 첫 아이도 보고 싶겠어요!

가족을 못 보고 아들도 못 보고 해서 힘든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이게 축구 선수의 인생이죠. 아들이 생겨 분명히 마음가짐이 다른 것 같긴 해요. 그런데… 실제로 본 적이 없어서 실감이 나지 않아요! 시즌 마친 뒤 돌아가서 보면 또 다른 각오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해요. 개인적으론 올시즌은 FA컵 우승을 하고 싶어요. 리그에선 이 템포를 꾸준히 이어가고 싶고요. 계산하지 않고 매 경기 집중하면서 승점을 쌓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 본 인터뷰는 <포포투> 8월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사진=김재훈, FAphotos
writer

by 조형애

디지털이 편하지만 아날로그가 좋은 @hyung.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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