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윤빛가람 “선수단 좋아서 편하긴 한데, 사실은…”

기사작성 : 2020-09-11 11:13

- 천재가 천재를 만나면 어떨까
- 말 안 해도 척척! 그렇지만 부담 덜어서 좋은 것 만은 아니라고?!
- 울산현대 ‘천재 미드필더’ 윤빛가람 이야기

본문


[포포투=조형애]

울산현대 미드필더 윤빛가람(30) 캐릭터는 독보적이다. 정리하자면 ‘차갑고 까칠하기로 소문난 축구 천재’다. 인터뷰 요청 사실을 들은 그는 말했단다. “뭐, 잘하지도 못하고 있는데?!"

그는 천재라는 말에 익숙하다. 윤빛가람을 직접 지도했던 박태하 전 연변 감독이 경험한 선후배, 그리고 지도해 본 국가대표 선수들을 통틀어 가장 천재성 있는 선수로 윤빛가람을 꼽았다는 말을 전해도 민망해하는 기색이 없다. “아, 네.”

그래도 울산처럼 많은 축구 천재들 속은 익숙지 않지 않을까. 그동안 거친 팀에서 거의 유일한 천재였던 그가 천재들 속에 있으면 어떨지 궁금해졌다. 마침 원두재에게서 의외의 말을 들은 참이기도 하다. “쉽지 않은 형인 것 같긴 해요. 그런데 들은 바와 다르게(?) 많이 챙겨주는 따뜻한 분이세요. 앞에선 센 척하지만 속은 여려요.”

윤빛가람은 부담을 덜었고, 울산 처럼 강한 팀이 “새롭다”고도 말한다. 하지만 아직 보여주지 못한 게 많다는 그다. 실은 천재 중에 천재로 더욱더 빛나고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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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요청에 대한 첫 반응이 “별로 잘하지도 못하고 있는데?!”였다고요.

아, 제가 개인적으로 잘하고 있다기보다 팀이 잘 하고 있는 거죠. 팀 성적이 좋다 보니까 저도 그냥 잘하는 선수들 속에 묻어가고 있어요.

자체 평가를 해보면 어떤데요?

제 플레이에 한 80%도 안 나왔다고 생각해요. 팀에 맞추어진 전술과 감독님의 요구하시는 부분을 하려고 노력하는 중이지 90%, 100%는 보여드리지 못했어요. 로테이션이 발생하니까 기회가 돌아올 때 다 보여 줄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제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이 덜 나온 것 같아요.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게 많아요.

‘천재 미드필더’라 불려요. 우리가 궁금한 건 ‘천재가 천재를 만나면 어떨까’하는 점이에요! 이 정도로 멤버가 좋은 팀은 처음인 것 같아서요.

그렇죠. 처음이에요. 울산엔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아요. 사실 어떻게 보면, 전에는 혼자 부담을 가져야 하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이제는 해결해 줄 수 있는 다른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부담이 분산이 되는 것 같아요. 상대 팀 입장에서는 한 명만 막아도 될 걸 2명, 3명, 4명을 막게 되겠죠. 상대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천재성을 특별히 인정하는 선수가 있나요?

다들 아시잖아요?! (이)청용이 형이죠. 유럽에서도 잘 했던 선수고, 한국에 와서도 주목받으면서 매 경기 잘하고 있어요. 많은 선수들의 본보기가 돼요.

구체적으로 어떨 때 강한 스쿼드의 힘을 느끼나요?

플레이에서 많이 느끼죠. 기본적으로 볼 소유가 되는 선수들이 많아요. 올해 새로 들어온 선수들과 기존에 있었던 선수들이 잘 조화가 되어서 팀이 원하는 플레이를 잘 이행하고 있어요. 그래서 좋은 경기력과 성적이 나오는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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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들과 함께 뛰고 있구나’하는 것을 느낀 순간이 있나요?

순간이라기 보다 경기 도중이 될 것 같아요. 한 경기를 꼽자면 수원삼성 원정 경기(2라운드)에요. 0-2로 지고 있다가 3-2로 역전했거든요. 후반전에 (고)명진이 형이 교체 투입되면서 명진이 형, 청용이 형, (원)두재, 그리고 저까지 패스 게임하면서 상대를 힘들게 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때 좀 ‘이런 선수들과 함께 하니까 재밌고 잘 맞는구나’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결과까지 가지고 와서 그 경기가 인상 깊은 것 같아요.

‘해결해 줘야 하는 선수’였다면 이제는 ‘해결해 줘야 하는 선수 중 한 명’이 되었어요. 부담을 덜어 기쁜지, 아니면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더 잘하는 스타일인지 궁금해요.

울산엔 워낙 스타플레이어가 많고, 잘하는 선수도 많아요. 이렇게 멤버가 좋은 팀은 처음이다 보니 확실히 새로운 것 같아요. 부담은 덜어지죠. 편한 건 있어요. 그런데 저는 부담을 가지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더 잘하는 스타일이라고 생각을 하긴 해요.

그 스포트라이트를 룸메이트 원두재 선수가 많이 받는 것 같아요. 팀 형들이 “한 것도 없는데 띄워준다”고 놀린다던데…

두재는 나이도 어리고, 워낙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잘하고 있어요. 스포트라이트를 다 가져가서 좀 그렇다? 그런 건 없어요 친하기도 하고, 응원해 주고 있죠.

3선에서 원두재 선수와 호흡은 어떤가요?

패스 뿌리는 게 좋은 선수고, 패스 위주의 경기 운영을 좋아하는 선수에요. 저와 비슷한 성향이라 짧게 짧게 주고받는 게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친하고, 잘 맞기도 해요. (FFT: 원두재 선수는 천재성이 있나요?) [피식] 가진 장점이 많죠. 피지컬도 좋고요. 힘, 스피드, 키… 그런 건 타고나는 거잖아요? 경험을 쌓고 있으니 더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3선보다 2선에서 더 활약이 가능할 것 같기도 해요. 어떤가요? 선호하는 포지션이 있나요?

아무래도 플레이하기에는 2선이 편하죠. 전 공격 성향이 강하니까요. 그런데 공격이 안 풀릴 때는 제가 내려와서 경기했을 때도 전에 많이 있었어요. 2선, 3선 그런 위치를 떠나서 전 사실 프리롤을 맡고 돌아다니는 걸 개인적으로 선호해요. (FFT: 지금 주문 받고 있는 역할은요?) 수비는 두재가 있으니까요. 감독님이 공격적인 면을 살려주시려고 해요. 그래서 공격을 편하게 나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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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잠시! 본인이 천재라는 이야기에는 동의하고 가시는 거죠? 사실 알고 보면 노력파…?!

음… 사실 어렸을 때부터 노력을 많기 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사람들 대부분이 “그게 천재성”이라고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웃음) 저 노력파거든요, 약간! 그런데 기본적으론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어느 감독님을 만나느냐에 따라, 잘 성장할 수 있고 덜 성장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해요. 전 프로 온 뒤에 좋은 지도자분들 만나서 많이 성장을 한 것 같아요.

노력파 윤빛가람이라…! 특별히 했던 노력을 어필해 본다면요?

신인 땐 새벽 운동을 하기도 했어요. 중학교 때는 산을 많이 뛰었고요. 초등학교 때는 체력 운동할 때마다 안 지려고 이 악물고 했어요. 모든 선수들이 그렇겠지만(웃음) 저 역시도 체력을 기르고자 정말 노력했고, 킥 연습도 많이 했어요.

또 의외의 말을 들었어요. 원두재 선수가 “가람이 형은 센 척하는데 속은 여리다”고요. 울산 프런트 생각도 비슷한 거 같아요.

안 친하거나 잘 모르는 사람들은 첫인상만 보고 ‘세다’고 생각해요. 저도 편해지고 하면 안 그런 걸, 친한 사람들은 잘 알죠!

결혼하고 많이 달라졌다는 말도 있어요.

글쎄요… 잘 모르겠네요.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나 봐요. 아무래도 결혼하고 아이도 태어나면서 뭔가 제대로 된 가족이 된 것 같기는 해요. 조금 부족했던 책임감도 더 커지고요. 되게 안정적이게 된 것 같아요.

K리그 300경기 출장 기록을 앞두고 있어요. 다음 대구FC전(20라운드)이 되겠죠?! 어떤 의미인가요?

우선 ‘많이 뛰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중간에 중국도 나갔다 왔었는데도요. 또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기도 해요. 10년 넘게 K리그에 몸담고 있으면서, 어느 팀에서든 꾸준히 뛰었다는 거잖아요? 기록을 생각하면서 경기를 뛴 건 아닌데, 큰 부상 없이 경기를 많이 뛸 수 있었던 부분에 대해선 기쁘게 생각해요.

남은 시즌 목표는요?

올해 개인적인 목표가 10-10이었는데 그건 좀 힘들 거 같고요.(웃음) 앞으로 가능하다면 포인트를 꾸준히 쌓고 싶어요. 당연히 팀적으로는 우승이죠. 잘하고 있는 만큼, 지금 순위를 지켜서 우승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남은 전북현대전 뿐만 아니라 모든 경기에서 원하는 결과를 가지고 오자고 선수들끼리 이야기해요.

그래픽=황지영, 사진=FAphotos
writer

by 조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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