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전주] 더블은 이번 생에 처음이라

기사작성 : 2020-11-08 22:55

-전북이 울산을 눌렀다
-더블이 처음인 전북, 이제 트레블에 도전한다

본문


[포포투=이종현(전주)]

사실 전북현대의 ‘더블(2관왕)’이 구단 역사상 처음이라는 사실이 더 믿기지 않았다. 8일 2020 하나원큐 FA컵 파이널 2차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들었을 법한 생각이다. 첫 더블이니 단순한 포부가 아닌 실제로 트레블(리그, FA컵, 아시아챔피언스리그)을 도전할 자격을 얻은 것도 올 시즌이 처음이다. 전북에 신세계가 열린 셈이다.

전북현대는 8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A컵 파이널 2차전 울산현대를 상대로 2-1로 이겼다. ‘전주성’에 모인 8,798명의 팬이 환호했다. 전북은 1, 2차전 합산스코어 3-2로 2005년 이후 15년 만에 FA컵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불과 7일 전(11월 1일) 대구FC와 리그 최종전에서 리그 4연패와 통산 8회 우승을 달성한 때보다 이동국을 포함한 선수들이 더 기뻐 보였다고 말하면 억측일까. 아니, 실제로 그래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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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전북을 저지해야 할 이유가 여럿 있었다. 두 시즌 연속 리그 우승 문턱에서 끌어내린 팀이다. 일종의 복수가 필요했고, ‘마상(마음의 상처)’ 치유도 절실했다. 울산은 매번 전북에 어려운 경기를 했다는 인상이 깊다. 하지만 김도훈 감독이 2017시즌 부임해 구단에 첫 FA컵 우승을 이끌고, 2018시즌 연이어 준우승을 만들며 FA컵에서는 강한 면모를 보였다는 점이 그들에게 자신감이었고 위안이었다.

1차전 주니오가 동점골을 넣고 후반전 전체를 전북보다 더 나은 경기를 했을 때,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자랐을 수도 있다. 2차전 경기를 앞두고 만난 울산 관계자는 “(FA컵 우승으로) 리그에서 상처를 완벽하게 치유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를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어제(7일) 울산 유소년 팀이 우승했다. 직원들이 우승 기운을 받고자 그 버스로 단체 이동해 왔다”라고 말했다.

울산에 FA컵에 승리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은 하나의 바람을 넘어 다짐으로 보였다. 그리고 전반 4분 울산이 올 시즌 전북과 다섯 차례 맞대결 만에 처음으로 선제골을 넣었을 때 그 기대감은 클라이맥스로 다다르고 있었을 거라고 짐작했다. 실제로 경기 초반 울산의 경기력이 전북보다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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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전북은 2005시즌 이후 FA컵 우승과 인연이 멀었다. 2013시즌 준우승이 그들이 마지막으로 결승전에 오른 시기였다. 2017시즌 32강, 2018시즌 16강, 2019시즌 32강으로 최근 세 시즌 FA컵 성적은 최악이었다. 초호화 멤버인 전북에 이상하게도 FA컵은 ‘전북다움’은 통하지 않았던 유일한 대회였던 셈이다.

FA컵에서 좋은 기억이 없는 전북은 중요한 2차전 이용과 한교원이 부상, 바로우가 개인사로 명단에서 제외됐다. 전반 초반 쿠니모토가 피로골절로 스스로 뛰지 못한다고 했을 때 스산한 바람이 분 것도 그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쿠니모토를 대신해 들어갈 교체 선수를 예측하기 위해서 교체 명단지를 살펴보면서 전북의 스쿼드가 근래 이렇게까지 약해 보였던 것도 처음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핵심 공격수 로페즈가 이적했을 때 ‘언성히어로’ 한교원이 나타난 것처럼 이날 전북엔 이승기라는 ‘히든히어로’가 등장했다. 그는 사실 경기 전 몸이 좋지 않아 모라이스 감독이 “경기 기용 자체를 고민”했던 선수다. 그러나 그는 후반전 7분 오른발로 동점골, 후반전 25분 왼발로 역전골을 만들었다. 전북의 첫 더블까지는 이승기의 두 방이면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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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라이스 감독은 경기 후 어려운 상황에서 역전까지 만든 선수단에게 지난 리그 우승 때보다 더 많은 시간을 칭찬하는데 할애했다. 그가 “오늘은 정말 쉽지 않았다. 선제 실점 이후 역전승을 했다. 오늘 경기를 통해 경기장 안에서 선수들이 전북이 얼마나 위대한 팀인지 팬들과 관계자들에게 보여줬다”라고 말한 대목에선 팀원들에게 가진 자부심마저 충분히 드러났다.

대회 MVP로 뽑힌 이승기가 “어떤 포메이션에 배치해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전북은 한 선수로 좌지우지되는 게 아니라 11명이, 뒤에 있는 선수들도 잘한다. 한두 명으로 무너지지 않는다”라고 말하는데 저절로 공감됐다. 올 시즌만큼은 이승기가 말했듯이 전북에 특정한 에이스 없이 모두가 잘했다는 사실을 부인하긴 어렵다. 시즌 중 김진수(알나스르)가 이적하면서 생긴 공백도 메웠던 것에서도 볼 수 있듯이 위기를 넘은 건 전북 내부의 힘이었다.

정점에서 내려왔다고 평가받던 올 시즌의 전북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더블을 만들었다. 2009년 전북에 입단해 지금의 전북 천하를 만든 이동국은 은퇴 기로에서 처음으로 FA컵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스쿼드의 면면은 낮아졌지만 10년 이상을 쌓아온 전북의 힘이 2020시즌 폭발한 셈이다.

전북의 시선은 이제 다른 곳을 향한다. 그들은 아시아 무대에서 아직 누구도 이루지 못한 트레블에 도전한다. 모라이스 감독은 “전북에는 좋은 선수가 많아서 이 선수들과 부담감을 내려놓고 즐겁고 재미나게 준비해서 모두가 꿈꾸고 그리는 트레블을 도전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전북다움’과 우승 DNA로 더블을 만든 전북에 12월 카타르에서 재개되는 아시아챔피언리그의 우승도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리그와 FA컵에서 확인했듯이 그들은 이제 수치화할 수 없는 힘마저 갖췄기 때문이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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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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