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남기일 “축구는 변화하고, 그걸 따라잡는 게 감독”

기사작성 : 2020-11-18 11:48

-제주에서 세 번째 승격 이룬 남기일
-축구는 변화하고, 그걸 따라잡는 게 감독
-천상 감독이지만, 집에서는 '그만 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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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제주)=류청, 김재홍(영상)]

성공은 달콤하지만, 다음 성공을 더 어렵게 만드는 씁쓸한 속성도 지녔다.

한 번 성공하는 사람은 있어도 계속해서 뜻을 이루는 건 어렵다. 정상에 오른 일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환경이 변한 걸 알면서도 무의식적으로 ‘전에도 이렇게 했으니, 이번에도 이렇게 하면 될거야’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감독은 이런 도전을 30년 가까이 이겨내며 정상에 머물렀기에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에는 어렵지 않겠어요?”

2020시즌을 앞두고 바로 전 시즌에 강등된 제주유나이티드 지휘봉을 잡는 남기일도 주위에도 비슷한 분위기가 있었다. 남 감독은 광주FC와 성남FC를 모두 1부로 끌어올렸다. 세 번은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있었다. 앞서 언급한 두 팀은 상대적으로 어려웠고 선수들도 갈망이 컸기에 남 감독 리더십이 통했지만, 제주는 그렇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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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엔 무엇보다 남 감독이 변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기저에 있었다. 남 감독은 강한 리더십을 구사하는 걸로 유명하다. 강력한 지도 방식이 실력 있고 개성 강한 제주 선수들에 맞지 않을 거라고 본 사람이 많다. 초반 세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남 감독은 이런 모든 예상과 우려를 딛고 시즌이 끝나기 전에 우승을 확정 지었다.

예상은 반만 맞았다. 남 감독은 어느 부분에선 변하지 않았지만, 다른 여러 부분에서는 달라졌다. 그가 인터뷰에서 몇 차례 언급한대로 “축구는 변하고, 그걸 따라 잡는 게 감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변화에 의구심을 갖는 선수들에게는 결과로 보여줬다. 남 감독은 올해도 급격하게 변하는 축구계에서 떠내려가지 않고 그에 맞게 변화했다.

감독을 갈망하는 이는 많지만, 그 직업이 지닌 이면을 받아들이려 하는 이는 많지 않다. 성공이 다음 성공을 보장하지 않고, 상황은 항상 변하고, 의심하는 선수단엔 결과로 보여줘야하고, 감독은 항상 외롭고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는 걸 말이다. 바다도 이와 비슷하다. 해변은 아름답지만, 먼 바다는 예측하기 어렵고 두려움을 줄 때도 있다. 그걸 모두 감당해야 감독으로 설 수 있다.

“스트레스는 그냥 받아들입니다. 감독이잖아요. 직업이잖아요.”

아름다운 제주 범섬을 배경으로 이 대답을 듣고서, 남 감독은 천상 감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집에 가면 “와이프에게 ‘왜 난 이거밖에 안되지? 그만둬야겠어’”라고 엄살을 부린다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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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격은 세 번째지만, 우승은 처음입니다. 아무래도 느낌이 다른가요?
아무래도 다르죠. 이렇게 우승 세리머니 한 적이 없습니다. (전에는 1부로) 올라갔다는 느낌만 있었는데, 이번엔 선수, 팬과 함께 우승을 만끽하니 남다른 느낌이 드네요.

광주와 성남에는 승강플레이오프를 거쳐서 승격했고, 이번엔 우승했습니다. 그런 차이인가요?
광주에서 팀을 올렸을 때는 어려운 팀을 맡았고, 저도 초보 감독이었습니다. 많은 고생을 했어요. 그래도 광주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을 만들어서 굉장히 기뻤습니다. 제주에서는 처음부터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고 이 목표대로 가기 위해서 준비를 잘 해서 우승이라는 값진 성과가 나타났다고 봅니다. 성남-광주 때와 이번 우승했을 때는 정말 사뭇 다릅니다. (포포투: 아무래도 처음이 가장 기뻤나요?) 목표를 달성하면 항상 기뻐요. 승격 자체도 기쁘지만, 세 팀 모두 목표를 이뤄서 굉장히 감독으로서 자부심이 듭니다.

시즌 전부터 제주는 우승 후보였지만, 대전하나시티즌도 투자를 많이했고 수원FC도 엄청나게 강한 모습을 보였어요
예상하진 못했어요. 시작할 때부터 목표는 우승이죠. 많은 팀들이 목표를 향해서 나아가다보니 순위 경쟁 치열했습니다. 생각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수원이 마지막까지 잘하면서 1~3위 경쟁이 치열했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게 다른 팀들도 투자하고 수원도 움직이다보니 우리도 움직여야 했고, 조도 더 성장했습니다.

사실 시즌 전부터 궁금한 게 있습니다. 성남과 제주가 팀 규모는 달라도 성남에선 잔류면 잘 한 것이고, 제주에선 우승 못하면 다 잃는 구조 잖아요. 왜 왔는지 이해가 안되더라고요
(웃음) 글쎄요. 우승하려고 왔겠죠. 제주를 멀리서 봤을 때 2부가 아니라 1부에 어울리는 팀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1부에 왔을 때는 승격에 멈추지 않고 더 투자하겠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저와 같은 방향이었기에 선택을 했습니다. 방향성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이번에 승격했는데 제주는 여기에 멈추지 않고 정상을 향해 나아가는 팀입니다.

도전은 매력적이지만, 리스크도 큽니다. 두 번 성공해도 그 다음에 실패하면, 낮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도 크고요
감독은 압박이 커요. 성적 중압감도 큽니다. 1부에 있다고 해서 중압감이 적진 않아요. 새로 도전하는 시기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독은 그 시기를 적절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어디든 영원이 있을 건 아니잖아요. (한 팀을) 어느 정도 정상에 올려두고 다른 목표를 선택하는 게 감독입니다.

내년 제주의 목표도 벌써 설정했나요?
내년 시즌 준비를 구단이랑 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제주가 우승을 목표로 가야 합니다.(옆 테이블에서 인터뷰를 듣던 홍보 담당자가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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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그 내밀한 이야기
시즌 초반에 세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많은 비판도 있었습니다. K리그2에서는 무엇보다 공격진에 외국인 선수를 꼭 넣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많았습니다
저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영입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외국인 선수를 잘 보지 못했습니다. 팀에 와서 보니 선수들 색깔이 강했어요. 거기에 실력도 있으니 팀이 하나가 될 수 있을까 걱정했고, 그 우려가 초반 경기에서 나왔습니다. 이런 부분이 나오지 않게끔 미팅을 통해서 이야기해야 했죠. 경기 시작과 그 전에 몇몇 선수와 미팅 통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실 팀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게 외국인 선수였는데, 그런 게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좋은 공격력 지닌 선수 보유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고, 구단도 해주려 했는데 안됐어요. 그래도 이 선수들로 충분히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우리가 원하는 걸 이룰 수 있다고 봤습니다. 외국인 선수를 원했지만, 그래도 기존 선수 잘해줘서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분명히 있었어요.

리더십은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믿음을 받으려면 성적이 따라와야 하는데, 팀 이끌기가 쉽지 않았을 거 같습니다
초반에도 그렇고, 중반에도 그랬어요. 득점 만드는 부분, 찬스를 많이 만드는 축구를 하고 싶었습니다. 득점을 해야 팬을 기쁘게 만들 수 있잖아요. 그런데 찬스를 너무 못 만들었고, 훈련과 경기 너무 달라서 혼란스러웠습니다. 선수들과 저의 이해관계가 중요하더라고요. 제가 가진 생각을 이해시키는 게 중요합니다. 몇 경기 지나며 어렵게 승리를 따낸 뒤에는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특정한 개인이 아닌 각기 다른 역할을 맡은 선수들이 골을 넣으며 시너지가 났어요.

그래서 선수들에게 계속 하나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나요?
맞습니다. 계속 이야기했습니다. 훈련 전에도 ‘제주는 하나다’라고 외치고 시작했죠. 전 말의 힘을 믿어요. 어려울 때 힘들 때 하나되고 동료와 함께 하면 어려운 것들 해쳐 나갈 수 있습니다. 결과가 좋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좋은 팀은 좋은 선수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서 어려울 수 있잖아요. 경기에 나가지 못하는 선수들불만을 잘 컨트롤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승을 확정 짓고 그 다음날 훈련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우리가 38명인데 18명 스쿼드를 짜는 게 가장 어려웠다. 누구를 경기장에 들이고, 데려가지 못하는 부분에서 가장 힘들었다. 이 부분이 감독으로서 힘들었다. 그만큼 나도 힘들었지만 선수들도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항상 선수들에게는 코칭 스태프들이 다가가고 선수들에게 뭐가 필요하고 어떤 전력으로 나가야 한다는 걸 이야기해줬습니다. 잘 설명하려고 했어요. 언제든 준비 할 수 있게, 잘할 수 있게 만들려고 했는데 선수들이 묵묵하게 따라와줘서 좋은 팀이 된 것 같습니다.

사실 남기일 감독은 개성이 강한 사람이고, 개성이 강한 선수와 부딪혀서 안 좋을 수도 있다는 예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결과가 좋았아요. 스스로 달라진 건가요?
저를 아는 선수들은 너무 잘 알아서 어떤지 모르겠는데, 처음에 여기 왔는데 제주 선수들이 안 웃더라고요. 제 강한 인상과 이미지를 들었던 것 같아요. 여기에와서 바뀐 건 아닙니다. 감독 처음할 때, 어린 나이에 시작해서 강한 이미지 안고 가야한다고 생각했어요. 주위에서 형님 리더십 이야기를 했는데, 감독이 형이 될 수 는 없다고 봐요. 결정 내리는 사람이 감독인데 형이 결정을 내려진 않아요. 아버지나 어머니가 결정합니다. 한국은 유한 감독으로 (경향이) 쏠리는데 저는 강한 이미지로 선수들 장악하려고 했습니다. 이미지를 일부러 강하게 하려고 했고, 상대팀 감독하고 부딪히기도 했던 거 같아요. 이제 선수들 대할 때 선수들을 이해하려고 들어주려고 합니다. 많이 100%는 아니지만 99%는 들어줄 수 있는 감독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로 이해의 폭이 늘었나요?
시간이 지나면 다 알아요. 제가 어떤 유형인지. 이제 너무 잘 알아서 어린 선수들은 제가 너무 다가가니까 제가 감독이니 형인지 모릅니다. 어린 선수가 ‘형, 형’ 그러다가… 고참들은 굉장히 조심해요. 경기에 못 나가는 어린 선수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해 폭이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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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국이 광주에서 숫자를 이용한 축구를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신선했습니다. 그 전술을 이어가고 있는건가요?
광주는 원팀으로 뛰었습니다. 그런데 전략과 전술은 계속 바뀌었어요. 광주는 개개인 역량이 떨어지는 팀이어 볼 쪽에 숫자를 많이 뒀어요. 개개인이 아닌 동료와 플레이를 하라고요. 성남에서는 또 다른 축구를 했습니다. 제주에서도 달라졌죠. 축구는 한 곳에서 머무르지 않고 빠르게 변화합니다. 거기에 감독이 적응해야 선수들을 가르칠 수 있습니다. 전 여전히 성장하는 단계예요. 현대 축구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흐름을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올 시즌 제주를 이야기하려면 수원FC를 언급해야 합니다. 서로를 보며 ‘왜 이렇게 안져?’라고 생각했을 거 같습니다.
예상치 못한 팀이 올라올 때가 있어요. 그게 축구고, 그 팀이 준비 잘해서 올라온 거죠. 올 시즌엔 그게 수원이었습니다. 수원이 치고올라오니 다들 놀랐고 경계했습니다. 선수들도 수원 결과를 지켜보더라고요. 선수들에게 ‘수원이 잘하는 건 고맙다. 수원이 잘해서 여러분이 움직이고 더 나아가고 성장할 계기가 될 것이다. 나는 수원이 잘했으면 좋겠다’고요. 그런데 정말 잘하더라고요(웃음). 그래도 우리가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팀 모두 잘했지만, 수원FC는 확실한 득점자가 있었어요.
부러운 점은 찬스를 너무 잘 만들더라고요. 상대가 다 내려간 상황에서도 플레이가 좋았습니다. 김도균 감독에게도 초반에 그 이야기했어요. 너무 잘 하고, 잘 만들었다고요. 김 감독은 아니라지만 그런 찬스를 만드는 게 준비를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득점 10골 넘는 선수를 내는 게 쉽지 않은데 해냈고, 수비적인 부분도 좋았습니다. 그 결과 리그 전체가 뜨거워졌어요.

15골 넣는 공격수를 보유하고 싶으시죠?
한 편으로 그런 생각도 있어요. 이 선수가 공을 주로 잡게되면 치우치지 않을까… 축구는 항상 변하고 있고, 다른 선수들도 잘해야 팀이 잘 돌아갑니다. 축구엔 정답은 없고, 골 넣는 선수가 많았으면 해요. 축구는 앞으로도 변할건데 감독이 어떤 전략을 짜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거라고 봅니다.

이동률처럼 잘 성장한 선수도 있는데, 정조국이나 윤보상처럼 기회를 많이 잡지 못한 선수도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감독하기 어렵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정조국은 오래 전에 일을 같이 했어요. 그때가 그 선수 하이라이트였고, 이번에 왔을 때는 좋은 기억을 가지고 마무리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정조국은 할 일 있어요. 최고참 선수로 후배 선수들을 격려하고 나아가야 하는 부분을 잘해줘서 굉장히 고맙고요. 경기 나서지 못했지만 티를 내지 않고 훈련도 열심히 해줬어요. 그런 고마움 때문에 정조국에게 (마지막 경기에서) 시간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우승의 기쁨 나눌 시간 주고 싶었습다. 충분히 보상 받을 자격 있어요..  
윤보상은 샴페인을 들고 절 죽이려고 하던데(웃음). 굉장히 유머러스해요. 본인이 경기를 못 나가도 티내지 않고 동료들에게 ‘멋지다, 잘했다’라고 이야기해요. 너무 고맙죠.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아요. 항상 훈련할 때는 윤보상이 보입니다. 동료, 팀을 위해 헌신하고 있어요. 미안하고, 굉장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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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남기일과 리더십
감독은 매년 도전한다고 했지만, 올해는 기억에 남을 한해겠죠?
지난 시즌 아픔을 겪었지만 씻어낼 수 있는 한 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고, 주인공이기에 시련이 온다고 했어요. 그래도 주인공은 항상 마지막에 웃는다고 말했습니다.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었고, 좋은 기억을 만들었습니다. 감독으로서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한 해예요.

한 번 성공하면 그 성공에 넘어지는 사람이 많습니다. 강력한 리더십은 요즘 도전을 많이 받고요. 남기일 리더십은 매번 변하나요? 이번에는 그대로 통한건가요?
리더십은 다 가지고 있어요. 결과적으로 잘 나타났을 때 좋은 리더십이 되는 겁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우승이고 승격이지만, 선수들이 성장했으면 했어요. 개개인 성장이 먼저고, 그런 팀이 발전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감독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생각입니다. 내년에도 더 개개인을 성장시켜서 팀을 올릴 겁이다. 선수들 이야기를 많이 들으려고 해요. 혼자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세계적으로 축구는 항상 변하고 바뀝니다. 흐름에 따라가는 게 감독의 일입니다. 원칙적으로 가진 부분이 있지만, 선수들 이야기를 듣고, 팀이 성장하는 게 먼저입니다. 그 원칙은 변하지 않아요.

신념은 누구나 있습니다. 다만, 떠내려 가는 게 아니라 함께 따라가는 게 쉽지 않잖아요. 어느 팀에서도 같은 전략을 고수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변하는 건 전략이죠. 다음 경기에 어떤 상대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상대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를 생각하는게 중요합니다. 단편적으로는 이 선수를 가지고 갈 것인지, 경기장에서 어떻게 할 것이냐를 결정해야죠. 계속 변해야해요. 하나만 가지고 할 수 없고, 경우의 수를 가지고 가야 합니다. 선수들이 긴가민가하다가 이기고 잘 되니까 정말 잘 따라와줬어요. 혼자서 좋은 감정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매니저형’이라고 하지만, 능력 없는 리더십은 없는 거죠.
그럼요. 모두 다 리더십을 가지고 있어요. 감독 하기 어려운 부분이 뭐냐면 이 부분으로 우승하면 내년에도 똑같이 가져가려고 하는데, 그게 안되면 문제죠. 감독은 모든 부분을 다 알아야 합니다. 구단이 하는 일에도 간섭 보다는 관여를 해야죠. 구단과도 공동체로 같이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방향, 우리 모두의 목표를 가져가야 해요.

우스갯소리로 감독과 김현희 단장이 닮아서 제주가 잘 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계속 웃음) 닮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같이 있고, 같은 걸 생각하니까 그런 게 아닐까요. 처음부터 원하는 방향이 잘 맞았어요. 공동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계속 닮아가는 것 같습니다. 대표팀도, 단장도 닮아가야 한다. 이렇게 편안하게, 경기 스트레스는 있지만 그 외에는 스트레스 안 받아 본적은 없어요. 구단에 감사해요. 구단이 애로점을 다 해결해줘서 편안했습니다.

술도 안 마시는 걸로 압니다. 스트레스는 뭘로 푸나요?
다른 감독에게 많이 물어보고, 서로 공유도 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받아들입니다. 감독이잖아요. 직업이잖아요. 잘 돼도, 잘 안돼도 스트레스입니다. 어느 정도 지나다보니까 받아들여지더라고요. 그리고 3개월 정도 감독 안 해보니까 그 스트레스가 더 컸어요. 오히려 감독을 하고 있는 스트레스가 감사합니다. 받아 들이고 있습니다.

집에서는 어떻게 지내나요?
(휴가 때는) 애들하고 보내려고 합니다. 애가 셋 이에요. 시간 날 때마다 집 사람이 스케쥴을 잘 잡아요. 따라 갑니다. 거기서까지 스케줄 잡을 수는 없으니까요요. 세밀하게 하려면 깊게 들어가야 하니, 지휘봉을 넘겨주는 거죠. 집에선 와이프가 감독이고 저는 선수예요. 가끔 와이프가 ‘감독처럼 이야기하네!’라고 하는데 평상시 하는 게 있어서 그런거 같아요. 와이프에게 모든 걸 주고 따라갑니다. 무조건 따라 갑니다.

엄한 아버지는 아닌가요?
애들을 오랜만에 봤는데 엄하면 애들이 어떻게 되겠어요(웃음). 저번에 우승 세레모니 했을 때, 선수들이 샴페인을 너무 많이 붓길래 머플러를 막 돌렸더니 아들이 그러더라고요. ‘아빠! 집에서 하던 걸 저기서도 하면 어떡해!’ 집에서는 그러고 있습니다.

계속 이야기를 들으니 천상 감독인 거 같은데, 선수 시절에도 감독이 될 거라고 생각했나요?
집에 가면 와이프에게 ‘나 그만둘거야. 감독 그만할래. 분명 잘 가르쳤는데 왜 이거밖에 안되지?’라고 말해요. 와이프가 ‘그래도 당신은 감독이 천직이다’라고 해요. 선수 때는 감독을 생각해본적이 없습니다. 감독이 될 줄은 몰랐고, 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는 고민하고 생각했어요. 다른 감독들, 유명한 감독 행보를 찾아 봤고, 제 자신을 돌아보면서 좋은 결과가 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그랬어요. 이제 집에서 ‘감독 너무 힘들다’라고 하면, 와이프가 ‘올해도 성적 나겠네’라고 말해요. 와이프는 잘 만난 거 같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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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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