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정조국은 떠나지만, 지도자 정조국이 기다린다

기사작성 : 2020-12-09 16:44

-'18년 프로 생활' 정조국, 은퇴기자회견
-정조국은 지도자가 '격하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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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이종현(신문로)]

2003년 프로에 데뷔한 정조국이 18년 동안 뛰었던 그라운드를 떠났다. 그는 선수로 마지막 날 가족의 이야기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도자에 도전하겠다"라고 말할 땐 비장한 표정이었다. 정조국에겐 제2의 삶을 지도자로 설정한 이유와 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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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2시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정조국의 은퇴 기자회견이 열렸다. 정조국은 18년 동안 K리그에서 392경기를 뛰었고 121골을 넣으며 도움 29개를 기록했다. K리그1 우승(2010, 2012), FA컵 우승(2015), K리그2 우승(2020) 등을 경험했다.

개인상 영광도 적지 않다. 정조국은 2003년 안양LG (현 FC서울)에 입단해 12골 2도움로 신인왕을 수상했다. 2016년 재기를 노리고 도전한 광주FC에서는 득점왕(20골), 베스트11, MVP 3관왕에 올랐다. 신인왕, 득점왕, MVP를 모두 차지한 세 번째 선수(신태용, 이동국)가 됐다. 그의 나이 서른세 살 때 일이다.

정조국은 프로 선수 마지막이었던 2020시즌 2부 리그 제주유나이티드로 향했다. 시즌 내내 12경기를 뛰어 1골로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활약은 미미했다. 그러나 그는 최선참으로 팀의 분위기를 잡았다. 제주가 1년 만에 K리그1 복귀하는데 디딤돌을 놓았다는 평가 속에 웃으며 은퇴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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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은퇴식에서는 “일단 쉬고 싶다. 가족에게 봉사하겠다”라는 발언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는 달랐다. 은퇴 소감을 마치는 말로 “축구 선수 정조국은 떠나지만, 지도자 정조국으로 돌아오겠다!”라고 말했다. 의례적인 말과 달리 선언에 가까웠다.

정조국은 스스로 “은퇴 후 선택지가 많았다”라고 말한다. “남들이 왜 지도자 하냐?”라는 말도 들었다는 그는 지도자가 돼야 하는 확실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다른 분야도 생각했으나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 그 일이 무엇인가 생각했는데 지도자였다. 나는 정말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지도자로 돌아오겠다는 생각은 스스로에게 다짐이자 팬들과 후배들에게 하는 약속이기도 했다. ”(지도자를) 잘할 자신도 있다. 더 배움이 필요하지만 K리그 팬들에게 받았던 사랑을 지도자로서 돌려드려야 된다고 생각했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도록 바른길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조국은 지도자에 대한 준비를 꾸준히 해왔다고 한다. “(겪어온 지도자들의) 장점들을 메모도 많이 해뒀다. 축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어서 선수들의 마음을 어떻게 얻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자격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선수들이 존경하는 지도자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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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정조국을 버티게 한 힘이었다. 웃음기를 보이며 은퇴에 대한 소회를 밝히던 그도 가족의 이야기엔 무너졌다. “인간 정조국은 결혼 전과 후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까지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은 결혼이라고 말하곤 했는데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 정말 고맙고 미안했다. 앞으로 열심히 아내를 모시면서 살아야겠다.”

선수로 은퇴했지만 지도자 정조국에게는 꿈이 있다고 한다. 세 아이를 둔 그는 첫째와 둘째 아이에게는 축구선수 정조국을 보여줬다. 하지만 아직 1년이 지나지 않은 막내 아이는 축구선수 정조국을 기억하지 못한다. 정조국과 아내에게는 이 사실이 큰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고 한다.

“막둥이에게 내가 축구선수였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막둥이만 아빠 축구하는 걸 못 본 사실을 아내도 아쉬워한다. 막내에게는 축구선수가 아닌 지도자 정조국으로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떳떳한, 존경하는, 자랑스러운 아빠로 기억되고 싶다.”

은퇴를 생각하고 제2의 삶을 그리는 정조국의 머릿속은 온통 지도자에 대한 생각으로 채워져 있었다. 그의 발언들을 곱씹으니 머지않아 감독 정조국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B급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는 그는 내년 A급 지도자 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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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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