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mental] 맨시티, 패배에서도 자존감 찾으려면?

기사작성 : 2021-06-03 14:20

-패배하면 심리가 중요하다
-맨체스터시티도 큰 패배에서 자존감 찾아야
-경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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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권혁주 멘탈디렉터, 에디터=류청]

축구는 사람이 한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에 심리적인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 마음을 잘 다스리는 선수와 팀이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FC서울과 FC안양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스포츠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멘탈 퍼포먼스 대표 이상우 박사와 권혁주 멘탈 디렉터가 그 내밀한 이야기를 한다. <편집자주>


경기에서 패배해도 노력한 만큼의 보상을 찾아올 수 있어야 한다. 경기는 계속되기 때문이다.

‘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는 첼시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 무대에 진출한 모든 팀들이 우승을 꿈꾸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오직 한 팀만이 그 영광을 누리며, 이 경쟁이라는 요소는 축구라는 스포츠의 근간이다. 토너먼트에서 맞붙은 이상 노력을 누가 더 얼마나 했건 간에 승자와 패자는 나뉘게 되어있고,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냉혹한 구조이다.

선수라면 누구나 노력에 대한 대가를 원한다. 주전 선발, 연봉 인상, 재계약 등 여러 외적 보상도 매우 중요하지만, 선수에게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바로 승리와 우승 그 자체일 것이다. 때문에 반대로 우승에 실패하였을 때에는 우승했을 때의 긍정적 감정의 크기만큼 부정적 감정이 엄습한다.

결과적으로 UCL 결승에서 패배한 맨체스터시티의 감독 및 선수단이 겪고 있을 실망감은 헤아리기 어렵다. 특히 사후가정사고(counterfactual thinking)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은데, 사후가정사고란 특정 사건을 경험한 후에 일어나지 않은 가상의 상황을 생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만약 그 때와 다르게 플레이했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 텐데”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선수보다 은메달을 딴 선수가 더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더 나은 결과도 기대해볼 수 있었지만 그 기회가 박탈되었을 경우 미련과 후회가 크게 남게 되는 것이다.

모두가 맨체스터시티가 객관적 전력에서 앞선다고 봤다.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에서 압도적인 승점으로 우승했고, 에버턴과의 마지막 리그 경기도 5-0으로 마무리하며 UCL 결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기에 더 상심이 클 것이다. 실제로 맨체스터시티의 주장이자 에이스인 케빈 더 브라위너는 경기에서 지고 있을 때 부상으로 경기를 뛸 수 없게 되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평소 왠만한 경조사에도 담담한 모습을 보였던 케빈 데 브라위너의 눈물은 맨체스터시티 선수단이 느꼈을 감정을 대변하는 단적인 예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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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감정이 선수들을 괴롭히겠지만 이 때 심리적인 부분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면 차후에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시합에서 패배하였다고 해서 노력을 덜 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프로의 세계에서는 누구나 이기기 위해 각자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패자는 승리에 대한 보상은커녕 패배감이나 좌절감 등 심리적인 타격을 입으며 부정적인 결과물 만을 받아들여야 한다. 승자와 같은 수준의 노력 혹은 그 이상의 노력을 하고도 보상이 없다는 것은 굉장히 불합리한 구조이다. 따라서 패자 역시 노력을 한 만큼의 보상을 스스로 가져와야 한다. 경기 결과와는 별개로 과정 속에서 잘 한 부분을 찾고, 자신의 자존감을 보호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시합의 결과에 대한 원인을 찾는 것을 스포츠 심리학에서는 귀인(attribution)이라 부른다. 귀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미래에 대한 기대감과 자존감이 크게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재능이나 운, 상대방의 실력 등 통제가 불가능한 요소에 귀인하게 되면 부정적 귀인이라 평하며, 반대로 자신의 노력 부족 같은 통제 가능한 요소에 귀인하는 것은 긍정적 귀인이라 한다. 다만 예외적으로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나 자신감을 보호하기 위해서 패배했을 때 운이나 상대방의 실력처럼 외부적 요인에 ‘탓’을 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만큼 첼시는 강했고, 챔피언이 될 자격이 있는 팀이었다.

만일 시합에서 미흡했던 부분들이 머릿속을 괴롭힌다면, 그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책임을 질 필요도 있다. 미흡한 기술과 체력들은 훈련으로 향상시키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내가 노력하면 변할 수 있는, 이른바 통제 가능한 요소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목표를 세우고 다음 시즌에 신속히 대비할 수 있다. 하지만 패배한 상황에서 나 자신의 무능력함이나 통제 불가능한 요소들(지나간 실수, 결과, 불만과 미련 등)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기 어렵다. 강한 정신력을 가진 선수들은 패배에서 빠르게 회복하여 통제 가능한 요소를 찾는 것에 능하다.

맨체스터시티는 지난 4년동안 UCL에서 아쉬운 패배와 도전을 반복하면서 이미 이러한 심리적 대처가 기계처럼 잘 이루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2020-2021 시즌은 여타 시즌과 달리 결승전에서 무릎 꿇은 것이기 때문에 심리적 회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부족했던 경험’을 채운 시즌이라고 위안 삼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성공적인 업적을 기록한 팀들은 모두 여러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섰다. 맨체스터시티가 과거 위대한 팀의 반열에 들기 위해서는 이번 UCL 결승에서의 패배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스포츠에서 성공이 보장된 팀은 없고, 지름길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가까운 곳을 지나지 않고는 먼 곳을 갈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다시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패배에 좌절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 내가 노력한 만큼의 보상을 합리적으로 찾고, 통제 가능한 부분에 귀인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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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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