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euro] 만치니를 명장으로 인정해야 하는 이유

기사작성 : 2021-07-15 18:18

-만치니는 명장인가?
-폄하하는 시선 많지만, 만치니는 증명했다
-클럽은 물론이고 대표팀에서도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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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Richard Jolly, 에디터=류청]

웸블리, 승부차기, 유로에 얽힌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개인사는 너무나 유명하다.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은 세리에A의 레전드이면서도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에서는 급작스러운 결말을 맞이해야 했다.

만치니 감독도 웸블리스타디움에서는 아픈 기억이 두 번이나 있었다. 1992년 유러피언컵(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는 삼프도리아 주장으로 나서 요한 크루이프 감독이 이끄는 드림팀에 패했고, 2013년 맨체스터시티 감독으로서 치렀던 FA컵 결승전에서도 패장이 되어 경질됐다. 유로2020 우승은 만치니 감독 개인에게도 구원이자 삼프도리아의 옛 전우들(아틸리오 롬바르도, 알베리코 에바니, 잔루카 비알리)과 함께한 복수극이었다.

무엇보다 이탈리아의 유럽 챔피언 등극은 우리가 오랫동안 잊고 있던 사실을 상기시켰다. 바로 만치니가 훌륭한 감독이라는 사실이다. 만치니 감독은 계속 발전하는 타입이다. 인테르나치오날레에서 17년 만의 스쿠데토를 달성했고, 맨시티에서는 44년 만의 1부 리그 우승 과업을 완수했다. 지금까지 거친 다섯 개 클럽에서 만치니 감독은 모두 타이틀을 따냈다. FIFA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에 들어와서는 모든 것을 바꿔 34경기 연속 무패와 함께 유럽 왕좌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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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치니 감독의 성과를 평가절하하는 시선이 존재한다. 인테르의 세리에A 3연패는 칼치오폴리의 수혜였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다. 맨시티의 우승은 오일머니 덕분이라고도 말한다. 이런 주장에는 근거가 있지만, 만치니 감독이 다진 토대가 없었더라면 주제 모리뉴 감독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맨시티도 만치니 감독의 지도 덕분에 ‘루저 징크스’를 털어낼 수 있었다. 만치니 시절 맨시티의 경기력을 기억하면 정말 근사했다.

유로2020 우승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재능 면에서 이탈리아는 프랑스에 훨씬 뒤졌다. 경기력만 놓고 따져도 출전국 중 8강 수준이었다. 지금 당장 세계 최고의 베스트XI을 꼽아보라. 만치니 감독이 ‘세계 최고’라고 평가한 잔루이지 돈나룸마를 제외하곤 11인 명단에 올릴 만한 이탈리아 선수는 찾기 어렵다.

이탈리아를 훌륭한 하나의 팀으로 빚어낸 지도자의 연금술이었다고 평가해야 한다. 이번 대회의 이탈리아는 마치 매일 함께 훈련하는 클럽 축구처럼 유기적이었다. 만치니 감독은 팀이 어떻게 기능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이탈리아는 볼 소유 여부에 따라 너무나 유연하게 움직였다. 스페인전에서 30%에 그쳤던 이탈리아의 점유율은 잉글랜드전에서 65%로 치솟았다. 이탈리아는 수비는 물론 공격도 할 줄 아는 팀이었다.

만치니 감독은 팀을 구성하는 각 포지션의 능력을 극대화했다. 레오나르도 보누치와 조르조 키엘리니의 센터백 호흡으로 뒷문을 단단히 걸어 잠갔고, 레오나르도 스피나촐라는 불운한 부상으로 대회를 조기 마감할 때까지 혼자 왼쪽 측면을 도맡아 팀플레이의 균형을 맞췄다.

로렌초 인시녜와 페데리코 키에사는 치명적 공격력을 선보였다. 그런데 두 공격수를 이탈리아의 레전드들과 비교해보라. 1968년 지지 리바와 산드로 마촐라, 1982년의 파올로 로시와 브루노 콘티, 2006년의 루카 토니, 프란체스코 토티, 알레산드로 델피에로 조합보다 인시녜와 키에사의 개인 재능이 뛰어나다고 하기 어렵다. 소박해 보이는 클럽에서 뛰는 평범한 이름값의 선수들로 채워진 스쿼드로 만치니 감독은 유럽을 제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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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치니 감독이 신의 한 수를 기막히게 둔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경기 상황에 완벽하게 대응하는 변화를 꾀할 만큼 만치니 감독의 전술 센스는 영리했다. 결승전에서 만치니 감독은 키에사를 왼쪽으로 보내고 인시녜를 폴스나인으로 돌렸다. 맨시티 시절 모든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고 믿는 듯한 모습과는 영 딴판의 선수단 운용이다. 국가대표팀이 지닌 제한적 선수단 상황 하에서 만치니 감독은 영리하게 대처했다.

최근 들어 국가대표팀 레벨에서는 톱클래스 감독이 점점 줄고 있다. 유로2020만 봐도 클럽 축구에서 확실한 성과를 남겼던 감독은 루이스 엔리케밖에 없었다. 이탈리아축구협회는 만치니 감독과 2026년까지 계약기간을 연장했다. 어쩌면 국가대항전이 이름값을 유지하는 데에 있어서 만치니 감독의 존재감이 큰 역할을 한다고 해야 할지 모른다.

유럽 축구에서 감독의 가치는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 여하에 좌우되곤 한다. 이탈리아 동료 지도자 안토니오 콘테 감독처럼 만치니 감독도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만치니 감독은 국가대항전의 유럽 챔피언에 등극했다. 동시대 최고 명장 중 한 명으로서 만치니 감독을 인정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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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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